2011-08-25 10:02
조선·해운업, 지구온난화 이용방안 적극 강구해야
국내 조선·해운·에너지 업체들이 최근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반사이익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지방의 얼음들이 녹는다면 막대한 천연자원 개발과 그에 따른 자원수송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자원빈국이지만 조선·해운 등의 해양 강국인 우리나라는 온난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극지용 쇄빙상선’에 대한 최종 선형 성능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쇄빙상선이란 전용 쇄빙선 없이 독자적으로 운항하며 화물을 운송하는 선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극지방 등 얼음지역을 통과하는 화물선의 경우 앞서서 얼음을 부수는 역할을 하는 쇄빙선이 필요했지만 쇄빙상선은 선박 2척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셈이다.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개발에 성공한 쇄빙상선은 현재 운항 중인 세계 최대 7만t급 쇄빙상선과 비교해 2배 이상의 수송능력과 운항속도를 자랑하며 연료 효율도 5% 이상 높인 것이 특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온난화로 인해 천연가스, 원유, 철광석 등 북극의 자원개발이 용이해지고, 아시아-유럽 등의 항해거리를 줄일 수 있어 대형 쇄빙상선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외에도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 등 이른바 ‘빅4’ 조선업체들 역시 최근 첨단기술의 쇄빙상선, 쇄빙선, 쇄빙예인선 등의 개발과 수주에 만만찮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조선업계는 극지방 항해와 관련된 선박 등의 기술 확보는 저가수주로 치고 올라오는 중국을 앞서나갈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계 역시 온난화에 따른 북극해 인근 얼음들의 해빙과 그에 따른 신항로 개척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럽까지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보다 거리는 물론 시간 역시 3분의 1에서 많게는 절반까지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학계에 따르면 순수하게 거리와 시간만으로 북극해항로 운항을 계산했을때 매회 10억원 이상의 비용 감소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경제성은 무엇보다 연료유 절감에 따른 것으로 53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급 선박 운항 시 7억4000만원 비용이, 그리고 1만TEU 급 운항 시 10억4000만원 비용이 각각 절감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이 이상의 비용 절감도 가능한 셈.
해운업계 관계자는 “극지방을 활용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이 확실하게 구축된다면 북극해를 경유하는 운행도 현실화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 연료·시간 단축 등의 장점으로 많은 해운사들이 북극항로 개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업체들 역시 북극해의 풍부한 자원(천연가스·원유·철광석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이미 러시아, 일본, 중국, EU 등이 북극해에 대한 탐사 등을 통해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데 이는 석유 및 가스 등 에너지 자원과 광물 자원을 선점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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