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17 17:14

양대 국적선사 1만TEU 선박 경쟁 불붙었다

한진해운 총 25척, 현대상선 최대 18척 확보
최근 컨테이너선업계에 극초대형선 도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양대 국적선사들도 비용절감과 경쟁력 확대를 위해 1만TEU 이상 선박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최근 시스팬과 1만TEU급 컨테이너선 3척에 대한 용선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선박은 지난 6월 시스팬이 중국 양즈장조선소에 발주한 7척의 선박 중 일부로 2014~2015년 사이 인도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시스팬으로부터 신조선을 10년간 용선해 쓸 예정이다. 용선 계약엔 계약기간 만료 후 추가 10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게다가 시스팬의 선박 신조 계약엔 옵션 18척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어 한진해운의 추가 용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진해운은 이미 지난 2006년 삼성중공업에 발주했던 1만TEU급 선박 5척을 올해 모두 인도받았다. 이 가운데 지난해 처음으로 인도된 <한진코리아>호를 비롯해 <한진네덜란드> <한진스페인> <한진유나이티드킹덤> 등 4척을 우리나라와 중국을 출발해 북유럽을 연결하는 NE6에 배선 중이며 나머지 1척인 <한진차이나>를 중국-북유럽 노선인 NE1에 투입했다. 또 지난 3~7월엔 다나오스로부터 1만100TEU급 컨테이너선 <한진저머니> <한진이태리> <한진그리스> 3척을 용선해 순차적으로 NE1에 취항시켰다.

지난 6월엔 1만3100TEU급 선박 5척도 새롭게 발주했다. 선가는 척당 1억7128만달러씩 총 8억5640만달러다. 인도시기는 내년부터 2013년 말까지다. 지난 2008년 독일 KG펀드의 MPC 캐피틀이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던 컨테이너선 9척 중 일부를 전매(리세일) 방식으로 인수한 것이다. MPC는 이들 선박을 척당 1억7000만달러에 발주한 뒤 한진해운에 척당 일일 용선료 5만9950달러를 받기로 하고 12년간 용선한 바 있다. 한진해운은 이들 선박 중 5척을 사들이고 나머지 선박만을 용선하는 방식으로 계약 내용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한진해운이 확보한 1만TEU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총 25척으로 늘어나게 됐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8월 현재 총 105척 50만1600TEU의 선박을 보유하며 세계 9위 컨테이너선사에 올라 있다. 이 가운데 사선은 39척 23만4205TEU, 용선 선박은 66척 26만7403TEU다. 발주량은 32척 24만8963TEU 규모다.

1만TEU 선박 유럽항로에 집중 투입

현대상선은 한진해운보다 초대형선 확보경쟁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행보는 자못 빠르다. 현대상선은 지난 2007년 10월 그리스 선주사인 다나오스로부터 1만2500TEU급 선박 5척을 12년간 장기 용선했다. 당시 다나오스가 현대삼호중공업에 발주했던 컨테이너선들은 내년 상반기에 건조를 마치고 현대상선에 임대될 예정이다. 이들 선박의 용선료는 일일 5만8700달러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선박을 인도받는 대로 아시아-유럽항로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상선은 또 이달 10일 1만3100TEU급 5척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다. 현대상선은 처음으로 주력선대를 현대중공업이 아닌 다른 조선사에 맡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선가는 척당 1억2760만달러씩 총 6억3800만달러다. 현대상선은 이들 수퍼포스트파나막스 선박들을 2014년 1분기부터 인도 받아 아시아-유럽항로인 AEX서비스에 투입키로 했다. 나아가 파나마 운하 확장에 맞춰 유럽 뿐 아니라 미주노선도 취항할 수 있도록 신조선을 설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선박 발주에서 “다수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세계 1위 머스크와 경쟁하기 위해 대형컨테이너 선단 확보가 필요했으며 신조가도 낮아 투자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그리스 선주인 게오르게 에코노무(George Economou)가 지난 5월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현대상선이 용선키로 했다는 얘기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벌크선 선주사인 드라이쉽스 회장인 에코노무는 지난 5월 말 삼성중공업에 1만3100TEU 선박 8척(옵션 4척 포함)을 발주키로 투자협약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조선의 인도시기는 2013년~2014년 사이로 선박 가격은 척당 1억3천만달러다. 현대상선은 이들 선박을 최소 10년간 용선해 운용할 예정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에코노무와의 용선계약이 확정됐다면 현대상선이 도입하게 되는 1만TEU 이상 컨테이너선은 최대 18척이 된다.


올해 상반기 시장에 인도된 1만TEU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총 28척 33만7400TEU였다. 이 가운데 MSC가 8척 10만3716TEU로 가장 많았으며 8척 9만2594TEU를 인도받은 머스크라인이 뒤를 이었다. 시장에 인도된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은 아시아-유럽항로에 집중 배선돼 공급과잉을 부채질한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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