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17 10:18
KSG칼럼/ 무늬만 海技士 평생을 짝퉁으로 살며 얻은 벼슬 “해운계甘草”
서대남 편집위원
G-5 海運韓國을 돌이켜 보는 추억과 回想의 旅路- (41)
실버타임즈 기자로 활약하던 2009년까지는 평소 벤라인 근무 출근을 주 4일로 허락받고 수요일은 신변잡무나 개인모임 및 휴식을 위해 비워뒀기 때문에 매주 수요일 편집회의 날짜와 용케 맞아 떨어져 별도로 구차하게 시간을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이 없어 참으로 다행이요 안성맞춤이었다.
주위에선 겨우 일흔 정도에 노인정에 나가‘나많이’들 속에 휩싸여 어울리며 게다가 노인신문 만드는데 까지 참여한다는 건 노화를 재촉하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만류를 할 때마다“노인이 어디 태어날 때부터 노인이냐?”로 맞받아쳤다. 노인의 정확한 기준과 정의가 뭔지는 모르지만 필자도 이미 노인이라는 인식을 거부할 생각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 갓 발간된 老人신문의 향긋한 잉크냄새가 奉仕의욕 돋궈
당시 재능나누기 캠페인이 한창일 때라 보잘 것 없는 능력이지만 옛 경험을 살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고 교정을 보며 신문제작에 동참하는 작은 봉사가 무척 재미있었다.
또 숱한 노력 끝에 활자매체가 인쇄를 거쳐 향긋한 잉크 냄새를 풍기며 완성품으로 탄생하여 독자와 대면하는 모습을 보는 기쁨으로 해서 신문을 만드는 일이 필자에겐 참으로 보람 있는 일로 생각되었다. 1면의 머리기사는 주로 노인과 관련된 정책이나 새로운 제도를 싣고 사설은 주로 논설위원이 집필했다. 이밖에 사회적 저명인사나 업종별 유명 인사 인터뷰와 건강칼럼, 시평란, 독자제언, 독자수필과 독자사진, 상담실, 명작순례, 상담실, 여행후기 등 제법 구색 맞춰 좁은 8면에 오밀조밀하게 별의별 내용을 다 담아냈다. 실버세대를 겨냥한 퓨전 신문?
무엇보다 놀라운 건 전문 사진작가의 작품과 이름 있는 화백이 보내오는 만평과 4컷짜리 만화까지를 실었고 건강 문제나 법률상식 등에 관해서는 유명 대학병원의 교수들이나 율사들이 보내오는 칼럼을 싣고 연재하기도 했다. 무보수 자원봉사이긴 해도 출근해서 편집회의에 참석하는 매주 수요일엔 1,800원짜리 구내식당 식권 한 장씩이 지급되었고 일년에 한 두 번은 회식 외에 수련회란 이름으로 고적답사나 야유회를 함께 가서 우의를 다졌다. 해외연수를 간 적도 있다고 했다.
한편 2008년, 그간 상승국면을 치닫던 해운시황은 9월 들어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보호신청으로 촉발된 미국 발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세계 금융대란 여파로 산업계 전반이 강타를 당하자 거듭 혼미를 이어가게 됐다. 갑자기 밀려온 불황의 파고는 계선(繫船) 사태를 빚으며 일부 선사를 도산으로 몰았고 5월경 1만포인트를 웃돌던 벌크 시황지수 BDI는 불과 6개월 만에 663포인트로 곤두박질 쳤다.
이진방 회장을 비롯한 협회 회장단과 김영무 전무를 위시한 사무국은 불황의 늪에 빠진 외항해운업계의 위기극복을 위한 협회 활동의 일환으로 용대선 체인관계로 물려있는 선사들이 어려움을 겪게되자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어 현안을 파악하는 한편 정부와 금융권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등 다각적으로 활동의 보폭을 넓혀 나가기 시작했다.
● 세계금융大亂산업계 强打, 繫船사태 各國船社破産 속출
협회는 해양수산개발원(KMI)과 함께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해운과 조선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그해 10월에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는 LG경제연구소의‘미국 금융위기의 향방과 2009년 경제 전망’그리고 씨티그룹의‘조선산업의 전망’과 KMI의‘금융위기 파급효과 및 해운시황 전망’등의 주제발표에 이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었다.
발 앞에 떨어진 절박한 상황과 위기의식은 신속한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민관 합동회의를 통해 사장단으로 비상대책 위원회를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구체적인 사안별로 실무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선사별 자금사정, 해외 압류선박 등을 실시간 점검할 수 있는 비상대책상황실을 설치하고 일일상황 보고체제를 갖추기도 했다. 절박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그 밖에도 협회와 NH투자증권은 해운업계가 겪고 있는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하고 상호업무협약을 체결했고 12월에는 국회의원 회관에서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바다와경제 국회포럼’이 해운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하고 정책지원방안을 협의했다. 김영무 전무는 당시 인사차 친정집, 협회를 방문한 필자에게 호황과 불황이 흡사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으로 기복이 심해 금융대책을 모색하기 위한 사장단 간담회 등 불황타개와 극복을 위한 묘안 찾기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하며 고개를 저었다. 해운시황 장단기 예측이 그 어느 때고 제대로 맞아 떨어진 적이 한번도 없었으니 말이다.
따라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선사들은 용선료, 선가원리금 상환, 신조선 중도금 결제 지연 등등으로 혹독한 곤혹을 치렀고 선복감축, 조직의 슬림화, 자구책 강구 등으로 끈질기게 살아남기 위한 서바이벌 작전을 동원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협회 회원사는 연중 53사가 새로 늘고 15사가 떠나 협회는 무려 164개 선사를 회원으로 하는 대가족을 거느리게 되었다.
● 선복감축 組織슬림화등 協會중심으로 불황타개 적극대처
2008년말 기준, 보유 외항선복량은 전년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786척 2,138만톤에 달했고 한진해운은 63척 395만톤의 초대형 선사로 부상했으며 현대상선, STX팬오션, 대한해운이 뒤를 이어 여전히 빅4의 자리를 고수했다. 그 해 총 무역량은 수출 2억2,200만톤, 수입 5억3,100만톤으로 7억5,300만톤에 이르렀고 운임수입은 470억달러를 기록했다.
2009년에 접어들어 1월15일 선주협회는 정기총회를 열고 한진해운 박정원 사장이 맡아왔던 수석부회장을 현대상선 김성만 사장으로 교체했다. 감사는 우양상선 김동식 사장은 유임되고 선우상선의 정인현 사장이 전임 정대균 사장을 대신했다. 정부는 또 1월20일 해적퇴치를 위해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해역 파견 동의안을 의결했다. 국제해상안전과 우리 선박 보호를 위해 해군함정 등으로 구성된 310명 이내의 병력을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일대에 파견키로 결정한 것이었다.
파병될 우리 해군함정은 주로 한국 선박 호송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선박 호송활동이 없는 기간을 이용해서 연합 해군사령부의 해양안보작전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전년도에 이어 글로벌 경제침체의 여파가 계속되자 연초부터 협회를 중심으로 회원사들의 신뢰와 화합을 바탕삼아 위기극복을 위해 온갖 역량을 한데 모으는 각오와 노력들이 대단했다. 그러나 세계 유수의 대형선사들이 잇따라 파산선언을 하는가 하면 국내 선사들도 부정기선 시장이 먼저 무너지자 정기선과 유조선 분야에도 불황의 먹구름이 내리 덮쳤다. 중견선사 삼선로직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기에 이르렀고 대우 로지스틱스, TPC코리아, 세림오션쉬핑에 이어 브라이트해운이 디폴트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렇게 사정이 최악에 달하자 필자가 소속된 벤라인과 거래를 하던 몇몇 선사도 항비와 용역비 대리점비 등을 지불하지 않고 도산되거나 회사명이나 선명을 바꿔가며 악질적인 수법으로 위장 운항을 하는가 하면 심지어 해외법인에 당해선박을 넘겨 비밀리에 운항을 하며 밀린대금을 고의적으로 갚지 않는 사례까지 발생했었다.
그럴 땐 또 주저없이 필자가 독자 개발한 나름대로의 특별수사기법(?)을 십분 발휘해서 당해 선사의 책임자를 수소문하고 본선의 취항항로를 파악해서 리걸액션(채무이행 법적절차)에 들어가지 않고 대부분 조용히 해결하곤 했었다.
좁쌀 한 섬 두고 흉년 들기만을 기다릴 수가 없는 노릇인데다가 무는 호랑이는 뿔이 없다는 속담대로 했었던 것 같다.
소위 아웃스탠딩(Outstanding)이라 불리는 밀린 외상값을 받기 위해 당해 선사를 방문하거나 유선상으로 최종 송금일을 확약 받아 본사에 보고한 시한을 지키지 않을 경우 이를 독촉하는 일도 레프의 소관 업무였기에 해운불황이 하찮은 필자에게 도영향을 미쳤으니 지금 생각해도 지독히 심했던 모양이었다.
● 정부는 업계 구조조정 사업등록기준 강화로 대처방안 모색
그간 국제대리점의 경우 일반적으로 평소에는 필요경비의 80~90%만을 사전 송금하거나 신용이 좋은 경우는 그 이하로도 작업에 들어갔었다. 그러나 불황으로 항로질서가 뒤틀려지고 체불경비가 늘어나자 대리점비와 항비 및 하역비를 체납하고도 출항을 허용했다가는 잔여금에 대한 채권확보가 어려워져 세계적으로 항만 용역계약은 갑자기 100% 선납 기류를 타기도 했었다. 이렇게 불황의 정도가 너무나 심각하다고 판단한 정부는 서둘러 업계의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 발표했다. 우선 한국자산관리공사가 1조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만들어 선박을 매입토록 하는 한편 외항운송사업의 등록 기준을 강화하는 제1차 해운구조조정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원규모가 너무 적어 실질적 도움이 안 된다는 여론에 따라 2차 조정방안을 마련, 지원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선박펀드가 등장하여 해운 살리기 효자종목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또 이런 와중에 대량화물 화주들의 해운업 진출설로 비상이 걸려 소위 옛 인더스트리얼 캐리어 망령(?)이 되살아나 포스코와 KEPCO(한국전력)에 업계가 입을 모아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었다. <계속>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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