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0 13:36

미궁에 빠진 부산신항 1-1단계 해법 없나

항만물류업계, “임대료·기간 파격조건 내걸어라”
부산북항 3·4부두 협상 재개, 명분·실리 모두 충족

●●● 부산항만공사(BPA)가 곤혹스런 처지다. 지난달 8일과 이달 11일 마감된 두번의 부산 신항 1-1단계 부두 운영사선정 입찰이 모두 유찰되면서 향후 계획이 미궁 속으로 빠졌다.

세계 5위 컨테이너항만 시설의 국제입찰의 무산이란 점에서 사상초유의 일이 벌어진 셈이다. 항만물류업계 일각에선 ‘국제적인 망신’이라고 힐난하고 나섰다. 당초 북항 3·4부두의 대체부두로 개발되려다 임대료와 항운노조 고용승계 문제를 타결 짓지 못해 국제입찰로 방향을 튼 이후에도 상황은 계속 꼬여만 가고 있다.

BPA는 일단 세 번째 입찰에 부쳤다. 지난 17일 1-1단계 부두 운영사 선정을 위한 재공고입찰이 시작됐다. 입찰 마감은 8월24일 오후 5시다. 입찰 조건은 재입찰 때와 같은 부두 기준임대료 245억2,200만원과 운영장비 기준임대료 85억3,200만원 등 연간 330억5,400만원이다.

1차 때보다 임대료를 10% 가량 깎아줬던 두 번째 입찰까지 유찰된 상황에서 똑같은 조건으로 3차 입찰을 강행한 것이다. BPA가 수의협상으로 넘어가기 위한 사전 수순을 밟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이유다. 현행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선 가격과 기타 조건을 변경하지 않고 재공고입찰을 했음에도 입찰 참가자가 없을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BPA 관계자는 “3차 입찰도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수의계약에서도 관계 법률상 임대 조건은 변경할 수 없다고 하고 있어 당초 조건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의협상에서도 현재 조건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운영사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2차례 입찰에서도 높은 임대료가 모두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항만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BPA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지 않는다면 수의계약이라 하더라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기업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운영사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BPA가 터미널 임대를 통해 수익을 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신항 1-1단계 부두 운영사 선정에서 문제되고 있는 쟁점들은 무엇이며 이에 대한 해법은 없는지 알아본다.

높은 임대료로 관심기업 줄줄이 포기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비싼 부두 임대료 문제다. 임대료는 이번 입찰이 파행으로 치닫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란 점에서 손질 대상 1순위로 꼽힌다. 높은 임대료로 믿었던 싱가포르 PSA마저 입찰 참여를 포기했을 뿐 아니라 강력한 경쟁자로 거론됐던 한진과 대한통운도 응찰을 미뤘다. 근해선사들과 연합전선을 펼 것으로 예상됐던 KCTC·국보 등이 외면한 것도 임대료가 걸림돌이었다. 앞서 북항 3·4부두 운영사들과의 협상이 결렬된 이유도 임대료에서 비롯됐다.

항만업계는 현재의 임대료대로라면 부두를 운영하게 되는 기업은 매년 100억원대의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을 하고 있다. 부두 및 장비임대료 330억원도 비싸지만 운영사는 인건비나 부두운영에 드는 제비용 등 300억원 가량을 추가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630억원 가량이 1-1단계 부두를 운영하면서 기업이 실제로 매년 부담해야 하는 비용인 셈이다.

현재의 임대료 구조에선 하역료를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만원으로 계산해도 연간 126만개의 물동량을 유치해야 손익분기점(BEP)을 맞출 수 있다. 운영사들은 목표 물량에 10만TEU만 못 미쳐도 50억원의 적자를 보게 된다.

문제는 부산항 하역료가 5만원을 밑돈다는데 있다. 대략 4만~4만5천원선이 현재 부산항의 하역료 수준이다. 하역료가 4만5천원일 때 140만TEU, 4만원일 때 158만TEU의 물동량을 각각 처리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3선석을 가지고 PNC 전체 물동량 수준에 도달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항만물류기업 A사 임원은“세계적인 불황으로 부산항 물동량이 매달 두자리수 감소율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임대료는 운영사들에게 높은 적자를 감수하란 것과 마찬가지”라며 “BPA는 기업들이 부두 운영에 사업성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임대료를 과감히 낮추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BPA측은 이웃 한진해운부두(2-1단계) 임대료 263억원이나, 현대상선부두(2-2단계)의 234억원과 비교해 많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오히려 한진해운부두보다는 싸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컨테이너장치장(CY) 면적을 통해서 계산한 1㎡당 임대료를 보면 1-1단계 부두가 세 부두 중 가장 비싸다. 한진해운부두가 3만7천원으로 가장 낮고 현대상선부두 4만2천원, 1-1단계부두 4만3천원 순이다. 한진해운부두의 CY면적이 69만9천㎡로 가장 넓기 때문이다.

항만물류업계는 BPA가 부두임대를 통해 수익을 내려는 의도를 접으라고 말한다. 현재의 높은 임대료가 당초 BPA가 내부수익률을 7.6%로 정한데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항만업계 B사 관계자는 수익률을 이자회수 차원인 6%까지 낮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럴 경우 “부두임대료가 125억원으로 절반가량 떨어져 운영사가 부두운영에 부담해야할 총 비용도 510억원까지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낮아진 금액으로도 113만TEU 이상의 물동량을 처리해야 BEP를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녹록치는 않지만 운영사가 감수할 수 있는 수준엔 도달한다는 지적이다.

임대료 기간을 늘리고 임대료 할인율의 대폭 확대도 검토대상이다. 임대기간이 당초 PNC의 50년에서 20년이나 줄어든 30년으로 변경된 것을 두고 항만기업들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터였다. 여기에다 첫해(2010년) 60%, 2011년 75%, 2012년 90%, 2013년 100%로 돼 있는 임대료 납부방식을 개선해 2010년을 무상임대로 하고, 2011년 20%, 2012년 30% 등으로 파격적인 조건을 덧붙이라는 요구다. 당초 대체부두 협상 당시 첫해 30%에서 시작해 이듬해부터 40%, 50%, 70%, 90%로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 논의된 바 있음을 배경으로 한다.

부산항 위상추락…“매매계약 파기” 주장도

BPA가 당초 계획을 성사시키지 못한 만큼 PNC와 맺은 부두 매입계약을 파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북항 3·4부두 대체개발에서 방향을 전환했음에도 운영사 선정에 파행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무리한 사업추진은 부산항의 위상추락만 부채질하는 꼴이란 견해다.

특히 한번 유찰이 된데다 두 번째 입찰마저도 안개 속이던 상황에서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BPA의 판단오류를 지적하는 의견들이 많다. BPA는 두 번째 입찰이 진행되고 있던 지난달 31일 부산신항만(주)(PNC)와 1-1단계 부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운영사 선정이 가시화되지도 않은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BPA가 PSA 에디테 회장의 ‘참여 약속’만 믿고 부두 매매계약부터 체결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항만물류업계는 부두매입 비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데에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높은 부두 매입비용이 높은 임대료로 이어졌으며 이것이 세계 5위항만 시설의 입찰 무산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매입가격은 4,880억원. 감정평가를 거쳐 당초 정했던 4,900억원에서 20억원 가량 낮아진 금액이다. BPA는 부두 매입비용을 모두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항만업계는 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매매가격이 매겨졌다고는 하나 PNC의 경영부실과 유동성위기가 부두매각으로 이어진 것인 만큼 실제 가격은 많이 낮아졌어야 한다고 꼬집는다. 결국 BPA가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채운 것’인 만큼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논리가 바로 계약 파기다.

항만물류기업인 C사 고위임원은 “소위 동북아 허브항만의 운영사 선정도 안됐는데 무슨 매입을 한다는 것이냐”며 “4,880억원의 재원을 채권발행으로 한다는데 BPA가 국고를 마음대로 써도 되느냐. 정부는 이를 승인한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BPA는 시장형 공기업이라 회사채 발행에 정부승인이 필요없다”고 해명하고 “BPA가 계약대금 10%를 지급한 상황이라 다른 선택이 가능하겠느냐”며 계약파기 가능성을 낮게 봤다.

외자기업 특혜논란 가열…“수의협상에 DPW 참여?”

BPA가 한개 부두만을 매입할 것이 아니라 PNC 자체를 인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정부와 PNC 대주주인 디피월드(DPW)간 밀약설과도 맞닿아 있다.

PNC가 경영적자를 계속 내고 있는 상황에서 국유화해서 정상화시킨 뒤 다시 민간에 매각하는 방법을 검토해볼 수 있음에도 굳이 거액을 들여 외자기업 살리기에 나선 것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이다. 밀약설은 수의협상으로 전환될 경우 DPW가 다시 참여할 것이란 소문이 업계에 파다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국토부 같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런 얘기는 전혀 근거 없다”며 “정부가 외자기업이 들어왔을 때 국내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뻔히 아는데 그렇게 하겠느냐”고 일축했다.

다만 DPW가 수의협상에 참여할 경우에 대해선 “좀 더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전제하면서도 “PSA가 실질적인 PNC 주주사임에도 협상에 참여대상이란 점에서 DPW도 BPA 기준에 맞춰서 들어온다면 차별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답해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의 꼬인 매듭을 풀 최상의 시나리오로 북항 3·4부두 대체부두로 다시 전환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원래의 계획으로 돌아가는 것이기에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는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종전 협상에서 임대료와 함께 걸림돌이 됐던 3·4부두 430여명에 대한 항운노조 고용승계 문제가 160여명의 명예퇴직 신청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점도 긍정적이다. 남은 270여명은 1-1단계 부두 뿐 아니라 내년 1월 개장할 현대상선 부두(2-2단계)에서도 함께 수용할 경우 고용승계 문제를 일단락 지을 수 있다.

이와 관련 BPA측 관계자는 “북항 3·4부두 운영사들이 대체부두 포기문서를 공식적으로 냈기 때문에 BPA가 이들 운영사들에게 대화 재개를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명분에 맞지 않는다”면서도 “3·4부두(운영사)가 뜻을 모아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서 단계를 만들어 간다면 BPA가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운영사들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경희 기자>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

0/250

확인
맨위로
맨위로

선박운항스케줄

인기 스케줄

  • BUSAN BANGKOK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Sawasdee Vega 09/21 09/29 Sinokor
    Pancon Bridge 09/22 10/02 Pan Con
    Starship Taurus 09/23 10/02 Heung-A
  • BUSAN TOKYO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Toyama Trader 09/21 09/23 Sinokor
    Pos Yokohama 09/22 09/24 Sinokor
    Bal Star 09/24 09/27 Taiyoung
  • BUSAN MONTREAL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Cma Cgm Litani 09/24 10/17 CMA CGM Korea
    Apl Chongqing 10/01 10/24 CMA CGM Korea
    Erving 10/09 11/01 CMA CGM Korea
  • BUSAN TORONTO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Cma Cgm Litani 09/24 10/17 CMA CGM Korea
    Apl Chongqing 10/01 10/24 CMA CGM Korea
    Erving 10/09 11/01 CMA CGM Korea
  • BUSAN VANCOUVER B.C.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One Cosmos 09/25 10/11 HMM
    Ym Trillion 09/27 10/10 HMM
    Ym Mutuality 09/28 10/16 HMM
출발항
도착항
광고 문의
뉴스제보
포워딩 콘솔서비스(포워딩 전문업체를 알려드립니다.)
자유게시판
추천사이트
인터넷신문

BUSAN OSAKA

선박명 항차번호 출항일 도착항 도착일 Line Agent
x

스케줄 검색은 유료서비스입니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하시면 더 많은 스케줄과
다양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