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CS자산운용 선박펀드 손실위험에...

우리CS자산운용의 선박펀드가 손실 위험에 놓였다. 이는 하반기 조선업황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당초 선박을 매입하기로 했던 해외 해운사가 펀드 만기를 앞두고 매입과 현금담보제공 의무 등을 이행하지 못하는 처지에몰렸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우리CS오션브릿지 사모특별자산 투자신탁 9호'는 우리은행과 농협, 금호생명, 우리투자증권 등이 530억원을 투자해 올해 2월에 설정됐으며 S조선사가 건조하는 벌크선 3척을 계약했다.

만기는 1년으로 내년 2월 해지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펀드 설정 후 한달 후인 3월부터 투자대상 선박의 조기 매각이 추진되다가 무산되는 등 펀드 운용은 초기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를 우려한 펀드 측이 선박 투자자를 확보해 매각을 추진했으나 일부 투자자가 이에 반대했고 매수자 역시 의사결정을 미뤘다.

6월 들어 발틱운임지수(BDI)가 고점을 찍고 급락하자 일부 투자자의 경우 선박매각 가격을 낮추더라도 조속한 시일 내 투자대금을 회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펀드 투자자 간 혼선이 이어지기도 했다.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9월부터 벌크선 가격이 급락하면서 조선업황에 대한 우려가커져서야 투자자들은 매각을 서두른다는 데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마침 홍콩의 한 사모펀드가 매수자로 나섬에 따라 매각 계약서를 작성하고 투자자들에게 이를 송부하기까지 했으나 금융시장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매수자가 자금을조달하지 못하면서 매각이 불발되는 우여곡절까지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펀드 만기 시 선박을 매입하기로 이행각서를 체결한 아르페니 역시 금융위기로 인한 자금난으로 이행각서의 의무 사항 이행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아르페니는 인도네시아 2위 해운업체로 인도네시아 내 자국 연안 해상운송과 정부 사용 물자수입에 자국 선박을 이용하는 정책으로 인해 최근 급격히 성장한 인도네시아 최대 벌크선 사업자이다. 선박펀드 측과 이행각서(LOU; Letter Of Undertaking)을 체결하고 펀드 만기 시 선박을 매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증시에서의 시가총액이 올해 10월 중순 1천400억원에서 12월 초 시총이 580억원까지 급감하고 3.4분기 파생상품 평가손실 261억원으로 인해 당기순이익과 현금흐름이 악화돼 신용위험이 크게 증가한 상태다.

우리CS자산운용이 아르페니 측에 이행각서의 의무 사항을 이행하도록 요청하는 공문을 11월 중 세 차례나 보냈으나 아르페니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CS는 내부적으로 아르페니가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법무법인 측과 함께 아르페니와 선박매각 대리회사에 대한 가압류 조치를 준비 중이다.

특히 아르페니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에 대해서도 함께 법적 조치를 취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선박을 매각하지 못하고 아르페니가 현금담보제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무 불이행(EOD; Event Of Default)을 선언 후 선박매각 대리회사와 아르페니가 소유하고 있는 예금계좌와 선박에 대해 가압류 절차를 진행하는 동시에 제 3의 매각대리인을 선임한 후 선박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선박이 매각되더라도 당초 아르페니와 합의했던 매각가격에 미치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아르페니 측을 대상으로 소송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아르페니가 현대상선과 설립한 합작회사가 현대중공업 측에 발주해 건조중인 초대형 유조선(VLCC) 4척에 대해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를 선언하는 것이 검토 방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현대중공업이 선박건조 잔금을 받기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아르페니와 여러 건의 합작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진행해 온 현대상선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보인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현재 아르페니와 합작회사 형태로 진행 중인 사업이 4건이며 주로 유조선 발주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펀드로부터 선박건조를 수주한 S조선사 측은 최악의 경우 펀드가 선박 수주를 취소한다 해도 큰 피해는 입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한 선박이 2010년 인도 예정으로 아직 건조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설계와 자재 구입 등의 비용은 이미 지급된 선수금에서 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정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선박 수주 취소인데 수주량이 줄어드는 것일 뿐 선박 건조 대금을 떼인다거나 하는 일과는 무관하다"며 "현금 사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CS자산운용 관계자는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투자자 동의 없이 투자 관련 내용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