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03-15 00:00

[ 아직 끝나지 않았다 ]

깡드쉬의 깐깐한 구제금융이 결정되는 순간, 모든 국민이 졸지에 5백만원씩
빚을 지게 됐지만 한순간 위기는 벗아났다는 안도감을 맛보았다.
한동안은 40분걸릴 출퇴근길이 20분만에 도착하는 바람에 지각횟수도 다소
줄었지만, 요즘엔 출근시간은 물론이고 어제는 여의도 벗꽃놀이 간다고들
나서서 그런지 밤 11시까지 차가 막혔다.
원화가치가 하락해서 수출이 다시 잘되나 했더니 컨테이너가 모자라서 컨테
이너 구하느라 난리들인데, 리스회사 전화번호 묻는 전화도 쇄도한다.
컨테이너 수급이 어렵다보니 선사들의 운임인상소식도 속속 날라들고, 오랫
만의 무역흑자기록에 박수를 치다가 모두들 바짝 긴장했다.
그런데 우린 좀더 긴장해야 할 것 같다.
IMF구제금융마져도 정작 그림의 떡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이다.
무역협회에 날아든 미국이나 유럽 등의 각 지부 보고를 보면 미국, 일본,
유럽각국들은 우리의 IMF구제자금용도에 관해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구제금융 지원 조건에 조선이나 반도체, 철강 등 우리의 수출
주력상품들에 대한 IMF금융지원이 쓰이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을 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는 필요할 경우에는 압력행사까지 하겠다는 입장이다. 유
럽 조선업계는 한국의 조선산업이 만성적인 과잉 공급능력에 처해 있다며
시장에서 판매가격을 20%나 인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한국조선업계가 국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를 지속할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도 이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시장의 경우 아시아 업체들의 경쟁관계에서 외국산 제품의
약탈적 가격행위 및 덤핑가능성에 대해 미국 반도체 업계가 피해를 당하기
전에 조기 방지하자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장기적으로 IMF지원계획이 세계정
보기술분야의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우려를 표명하
고 있다.
최근 금모으기 운동이 다소 시들해지면서 우리의 위기의식은 각종 80∼90%
의 부도업체 파격세일행사 전단지를 볼때만 생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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