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08-25 10:31

[ 인터뷰 - 동남아해운 李大雨 부회장 ]

“ 遠洋 ·近海선사간 계열화가 시급하다”
전면 개방시대맞아 공존공생 방안 신중검토돼야


본격적인 개방시대를 맞아 국내 해운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한일, 동
남아항로에 취항하는 국적선사들은 생존전략을 강구해야 할 만큼 해운환경
변화가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동남아해운의 李大雨부회장(61)을 만나
국내 해운정책에 대한 견해와 함께 대내외 개방화에 따른 원양선사와 근해
선사간의 협력방안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전문)

―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선진국들의 개방압력
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對內 개방도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입니
다. 최근 국내 해운업계가 개방과 자율화의 시류에 다소 진통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 면허개방으로 정부측 그리고 이해당사 선사들간의 골이
깊어만가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신지요.

대형선사위주 개방정책 지양돼야


李 부회장: 지난 35년간을 해운업계에 몸담으면서 우리나라 해운사를 돌이
켜 볼 때 해운산업합리화등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우리나라가 이제는 세
계 해운입국으로 성장한데 데해 해운인의 한사람으로 상당한 자긍심을 갖고
있습니다. 동남아해운만 해도 과거에는 원목선 몇척을 동남아항로에 투입
해 운항할 정도의 규모였습니다만 지금은 동남아항로 최대 노하우를 가진
굴지의 해운업체로 컸습니다. 이같은 성장은 물론 해운인들의 노력과 아울
러 정부측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우루과이라운드 다자간협상의 타결과 쌍무협상등에 의한 국내 해운
시장의 개방속도는 가속화되어 해운업도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해도 과언
은 아닌듯 싶습니다.
개방과 자율화는 선사들의 경쟁력을 키우고 자생력을 배양하는 데 자극제가
된다는 점에서 전향적인 자세로 수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이에 앞서
기존 대형선사나 중소형선사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국내해운업계 뿐
아니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파악하여 개방정책이 펼쳐져야 한다
고 봅니다. 개방자체가 국내해운업을 더욱 탄탄히 다지는 계기가 돼야 하겠
지요.

― 사실상 금년 하반기부터 근해항로 자체가 개방되어 원양선사들의 동남아
운항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한일항로도 유럽선사들을 비롯 대만선사등이 취
항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내외적으
로 국적선사들은 급변하는 해운환경속에서 살길을 모색해야 하는 상당한 절
박한 싱황에 있는 것입니다. 동남아해운의 부회장 입장에서 볼 때 앞으로
국내 대형선사와 중소선사간의 협력관계가 어떤 식으로 연결고리를 맺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李 부회장: 정부측의 해운개방시책이 대형선사는 물론이고 중소선사들의 입
지를 고려하는 쪽으로 시행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면허 개방으로 대형
선사들이 그간 서비스하지 못한 근해항로에 선박을 투입하게 되면 소자본의
기존 중소선사들로서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대형선사들의 원양항로 서비스와 더불어 支流 서비스인 피더망 구축
을 위해 중소선사가 협력선사로 운영하게 되면 경제적으로나 서비스 질면에
서 외국선사들보다 우위에 설수 있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매우 크다고 봅니
다.
현재도 한진해운은 동남아항로의 노하우를 얻기위해 그리고 동남아해운은
선복부족을 해결하고 정확한 스케줄을 이용키 위해 양선사가 조인트서비
스를 하고 있지만 항로 면허가 완전개발될시 이같은 조인트서비스도 깨질
우려가 큰 것입니다. 따라서 대형선사와 중소선사가 계열화하는 방향으로의
시책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원·선박운항관리 중요성 재인식 필요


― 원양선사와 근해선사간의 계열화가 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유
일한 방안중의 하나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
니다.

李 부회장: 지난 84년 해운산업합리화로 국내 해운업계가 대대적인 재편을
이루면서 해운입국으로 급성장한 것과 같이 최근의 급변하는 세계해운환경
속에서 국내 해운업계가 지속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선 또다른 제2의 합리화
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고 싶습니다.
현재도 한일선사인 부산상선이 부도로 도산위기에 있는등 한일, 동남아 선
사들의 경영상 겪는 애로는 생각보다 매우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방이
되면 대부분이 중소선사인 근해선사들이 국내 대형선사와 외국 유수선사들
과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정말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대형선사와 중소선사간에 지분을 공유하는 방향도 좋고 어떤
식으로의 계열화도 좋으니 공존공생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개방이 대형선사만을 존속시키는 정책이 되어선 안된다고 봅니다.


― 국내 정기선사들이 보다 중점적으로 관심을 갖고 운영해야 될 부분은 무
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李 부회장: 한마디로 말해 선원관리, 선박운항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돼
야 할 것으로 봅니다. 해운업은 자산의 99%가 바다에 떠 있는 사업이라고
할 때 선원등의 역할은 실로 대단한 것입니다. 정기선에 있어서 선박운항의
노하우가 영업에서 얻어낼수 있는 기여도보다 비교가 안될 정도로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선박운항의 잘잘못
에 대한 평가는 한 회사의 성패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비중이 엄청난 것입니
다. 그러나 현재 선사들은 선원관리나 선박운항관리에 대해 다소 소홀한 면
이 비춰지고 있어 아쉽습니다.

―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李 부회장: 우리나라 해운업계가 21세기를 향해 확고한 해운입국 자리를 굳
히기 위해선 해운 인재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최근들어 해운업체에
우수한 인력들이 많이 들어 온다는 예기가 들려 참으로 다행스럽다고 생각
했습니다. 앞으로 전면적인 개방시대를 맞아 인력개발에 경영자들이 진력해
야 할 것입니다.
<정창훈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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