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11-30 11:40

[ 모든 운임을 현금으로 징수키로 결의 ]

한근협 분쟁 마무리…악성루머 퍼지기도

한국복합운송주선업협회와 한국국제복합운송업협회가 본격적으로 한집살림
을 시작한 첫해인 97년 한해 복합운송주선업계는 몇계의 큼지막한 사건들로
떠들석한 한해였다.
먼저 1년여에 걸쳐 지리하게 계속되던 한근협과의 분쟁이 마무리됐고 이어
10월에는 모든 운송관련 거래는 반드시 현금으로 결제한다는 방침을 세워
계속 추진해 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기도 했다.
97년 8월12일, 작년 9월부터 시작된 한일항로에서의 배선협의회 운영을 둘
러싸고 벌어졌던 한국근해수송협의회와 한국복합운송주선업협회와의 지리한
싸움이 한근협의 배선협의회 운영중단으로 그 막을 내리게 됐다.

한근협과의 분쟁 일단락

사건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공동배선협의회를 운영하면서 하주에 비해 상대
적으로 복합운송업체에 대한 차별화를 시도한 한급협측.
한일항로에 운항중인 12개 선사가 건전한 해운상거래질서 정착을 위한 운임
질서확립 등을 이유로 작년 9월1일부터 한일간 항로에 복합운송업체가 주선
한 수출입하주의 화물에 대해 자기명의의 선하증권을 발행하고 배선협의회
에 의뢰할 경우 해송운임률의 10%를 주선수수료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복합운송주선업체는 이에 반발, 한근협의 행위는 부당공동해위
및 불공정거래행위라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에 제소하기에까지 이르러 갈등이
심화돼 갔다.
이같은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복운협회측의 손을들어
한근협측이 올 8월12일부로 배선협의회 운영을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복운
협회에 통보함으로써 일단락 됐다.
한근협측은 발표를 통해 「한일항로 수출입 화물의 적기·안정수송과 건전
한 해운상거래질서를 확립하고 동항로 취항 국적선사와 운송주선업체간 협
력관계 증진을 위해 도입, 운영중이던 공동배선협의회의 일부 운영규정이
자율경쟁원칙에 부합되지 못하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제도개선
을 통하여 배선협의뢰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나 배선협의회 회원사들
이 협의를 거친 결과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모든 운임은 현금으로 징수키로

한국복합운송주선업협회(KIFFA)는 지난 10월8일 국내 복합운송주선업체들의
모든 운송관련 거래는 반드시 현금결제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임시총회를 열어 각 회원사들과 더불어 결의식을 가졌다.
이날 총회서는 모든 운임은 현금으로 징수하며 어떠한 경우도 외상거래를
하지 않고 상거래 체질개선을 위해 앞장선다고 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
했다.
KIFFA측의 운송비 현금징수화 추진은 한국선주협회, 한국선박대리점협회와
협의를 통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 세부계획으로 ①모든 해상운임은
현금징수를 원칙으로 한다 ②단, 운임동맹(ANERA, TWRA 등)의 거래조건 및
선주와의 서비스계약은 현상황 그대로 인정하며, 보증보험에 가입한 프레
이트 포워더 운임지불 보증계약 역시 상기 서비스계약과 마찬가지로 인정한
다(프레이트 포워더 운임은 선적일 기준으로 15일이내 현금징수) ③외사거
래가 부득이한 경우 현재 각사의 외상거래처에 대헤서는 선적일 기준으로 1
5일이내 현금징수키로 한다 ④본 건은 신사협정에 의해 각사가 신의성실에
입각하여 준수키로 한다 ⑤97년 11월1일 시행 이전에 해운전문지를 통해 업
계에 홍보 내지 계몽운동을 펼친다고 하는 기본합의 방침을 정하고 현재까
지 지속적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KIFFA는 수입항공화물에 대한 운송장 사본통관 및 화물인도와 관련
해 공항내 창고설영인(AK, 대한항공, 관우회, 아시아나, 외항사 등)과 서울
세관관할 보세장치장 설영인에게 화물인도시에는 반드시 항공운송장원본(하
주용원본Ⅱ)에 의하여 정당한 하주임을 확인하도록 요청하고 관세청에는 화
물출고절차를 개정해 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한편 연초에는 복합운송업체내에서 특정업체에 대한 악성루머가 나돌아 복
운업체들의 이미지가 손상되기도 했다.
아무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97년을 보내는 복합운송업계. 다가오는 98년을
힘차게 달려가길 기대해 본다.

한국 올해 조선수주 4년만에 일본추월

1997년 세계 조선산업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다.
우선 첫째로, 유조선 부문의 시황상승에 따라 유조선의 발주량이 급격히 늘
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OECD의 저선가 수주방지를 위한 조선협정이 미국
의 비준지연으로 발휘되지 못하고 1997년말에나 겨우 비준될 가능성을 보이
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엔화약세의 부활로 일본조선업이 수주나 채산성
면에서 다시 유리해지게 된 것이다. 네번째는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급격한
환율변동으로 원화가 초약세를 나타내고 있음에 따라 우리나라의 가격경쟁
력이 높아지고 있으나 역으로 원화가치의 폭락에 따라 설비투자자금의 상환
액증가와 건조비용의 상승으로 조선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
로 분석된다.
1995년 1천3백50만DWT를 기록했던 우리나라의 신조선 수주량은 1996년에는
엔화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저하로 1천3백만DWT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1997년에는 지난 11월말까지 조선 수주량이 총 1천2백28만DWT로 일
본의 1천1백54만DWT를 74만DWT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93년 이후 4년만에 처음있는 일로 조선업계는 비록 이달초 한라
중공업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한국 조선업계의 대외신뢰도가 낮아져 수주에
타격을 받겠지만 연말까지는 무난히 1천3백만DWT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환율폭등으로 한국 조선업계의 대외 경쟁력이 크게 높아져 일
본과의 연말 수주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1996년에 일본과 한국의 조선사들은 예상외로 높은 수준의 수주잔량을 유지
하였으며, 1997년 들어서도 신조선 수주량의 증가로 양국 주요 조선사들은
1999년 납기까지의 선대가 대부분이 채워져 있다. 즉, Clarkson에 의하면,
화물선을 대상으로한 1997년 9월말의 수주잔량은 일본이 3천4백40만DWT이고
, 한국이 2천9백70만DWT, 그리고 유럽이 6백70만DWT정도 였으며 세계전체는
8천7백60만DWT였다.
우리나라의 신조선 준공량은 1995년 1천만DWT로 세계 전체의 31.8%의 점유
율을 기록했으며, 1996년에는 1천1백80만DWT, 32.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편 1997년 9월말까지의 신조인도량으로 판단해볼 때 우리나라는 9백90만D
WT를 기록함으로써 세계에서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1996년의 32.3%
에서 37.5%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1997년에는 컨테이너선이나 건화물선의 준공량 증가세가 두드러졌으며, 특
히 컨테이너선의 준공량은 1997년에 6백10만DW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현재의 수주량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1998년에는 7백만DWT의 컨테이너
선이 준공될 예정이다.. 이는 1997년의 6백10만DWT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
이다.
또한 1997년의 신조선 준공량은 약 4천4백만DWT로 추산되어 과잉설비능력은
약 5백만DWT, 약 10%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는 최대가능 도크설비능력 기
준이므로 우리나라 등에 있어 신규설비의 정상가동이 아직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과잉설비능력은 미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건조능력은 현대중공업, 대우중공업 그리고 삼성중공업의 VLCC
용 건조도크로 증설된 5기를 포함하여 대동조선이나 한진중공업 등의 공장
이전 등 조선설비의 증대, 현대 미포조선에서 수리용 대형도크 2기의 신조
선용으로의 전용, 그리고 최근의 생산성의 향상을 포함한 종업원수의 증가
등을 고려해 측정한 결과 우리나라의 현실적 최대건조능력은 1997년에 1천2
백~1천3백60만DWT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수주량은 1996년의 수주량이 1995년보다 감소하였으나 1997년부
터 신증설한 신조선 건조설비가 풀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적극적 수주량의
확보로 수주량이 늘어나 금년들어 10월말까지 세계최대의 수주실적을 기록
했다.
한편 1997년말 시점에서 1998년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전망해보면 2천년까지
의 조선소 일감이 확보되어 있고, 유조선 시황의 호조에 따른 벌크선 시황
의 상승세로 인해 전체선종의 발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조선소 여유
선대의 부족으로 신조선 건조선가는 지속해서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러나 설비능력의 갑작스런 확장에 따라 저선가에 많은 물량을 확보한 우리
나라 조선산업의 채산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현재 원화가치 폭락으로
인해 오히려 원화기준 선가는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조선업계의 채산성은
시설투자에 따른 외화금융부담과 저선가수주를 상쇄함으로써 당분간은 호황
을 구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수주여건은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대외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반면 최근
IMF의 긴급자금지원으로 국가의 신용도가 낮아진 것이 부정적 변수로 작용
할 전망이다. 또한 내년에는 OECD조선협정이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에 수출비중이 90%이상으로 높은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이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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