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22 15:10
선사들 PSS 징수 의지 보여
그간 몇달째 화물감소세를 보여 선사들의 운임전략에 먹구름이 꼈던 호주항로가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원양항로다운 기세를 회복했다.
8월 한달간 한국에서 호주로 나간 수출컨테이너 화물은 지난해보다 10.7%가 증가한 6700TEU를 기록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보다 200TEU나 높은 실적이다.
지난 7월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됐던 호주항로는 성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8월부터 물량증가세로 전환한 것. 호주항로의 7월 실적은 작년 같은달보다 1.6% 감소한 6100TEU를 기록했었다.
9월 실적도 매우 양호한 상황이라고 선사측은 밝히고 있어 상반기의 부진을 씻고 성수기 이후부터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아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선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선복은 현재 매우 빡빡한 상황이다. 100% 만선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하주들이 선복잡기가 그리 수월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작년엔 하주들이 선복난을 타개하기 위해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환적하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배에 싣는 경우가 많았으나 올해는 아직까지 그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아 그나마 스페이스 부족현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물량증가세는 우리나라만의 얘기가 아니다. 일본은 1~8월 기간중 11%가량 물량이 늘어났고 세계 해운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중국도 작년만큼은 못하지만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관계자는 “작년 한국-호주항로에 주당 2400TEU의 선복 증가가 있었고 올해 중국-호주항로에 주당 600TEU의 선복투입이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이정도 스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은 그만큼 물량이 받쳐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근 호주 정부가 호주내에 대규모 SOC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도 해운시황엔 호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호주는 도로, 항만, 철도 등 SOC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추가적인 자원수출이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 공급비용 급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로부터의 수요가 크게 늘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원개발 붐이 일고는 있으나 자원개발 장비 및 엔지니어링이 크게 부족한 실정.
이같은 애로를 타개하기 위해 호주 정부 및 민간차원의 대규모 SOC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는 400억원을 들여 철도 및 도로, 항만 신설 및 보수투자가 진행중이며 세계 3대 자원공급업체들인 BHP, 리오 틴토(Rio Tinto)등도 항만 등 SOC 투자는 물론, 신규광산 개발 및 확대투자를 추진중이다. BHP에서만 투자금이 총 6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규모 SCO개발이 착수될 경우 건설원자재뿐 아니라 자원의 운반, 수송에 필요한 화차, 차량, 지게차 등 운송특수장비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월남특수, 중동특수에 이은 호주특수까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8월들어 물량 증가세가 본격화되자 호주항로 취항선사들은 이번달 중순께부터 본격적인 성수기할증료(PSS) 징수에 나섰다. 당초 호주항로는 지난 1일부터 TEU당 250달러, FEU당 500달러의 PSS를 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하주들의 반발로 적용이 쉽지 않아 눈치만 보고 있었으나 최근 물량 호조세가 계속 이어짐에 따라 선사별로 하주와의 네고를 통해 징수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선사들은 1월과 7월에 실시했던 두차례 운임인상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 작년보다 운임이 다소 내려간 것을 감안해 PSS만큼은 하주들로부터 웬만하면 받겠다는 태세다.
이와 관련 선사측 한 관계자는 “성수기를 맞아 공컨테이너 수급불균형에 따른 선사들의 비용증가를 보전하기 위해 공지한 금액 전부를 다 받지는 못하지만 선사별로 전체 금액의 70~80%정도는 하주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호주항로 유가할증료는 지난 23일 25달러 인상됐다. 아시아-호주취항선사 단체인 AADA는 아시아-호주항로에 대해 지난 23일부터 BAF를 기존 200달러/TEU에서 225달러로 인상한 바 있다. AADA는 트리거포인트(유가인상변동점)를 기준으로 유가가 4주간 떨어지거나 인상되면 BAF를 조정하고 있다.
이처럼 인상이 얼마되지 않은 시점임에도 최근 유가 상승세가 꺾일줄을 몰라 조만간 추가 유가할증료인상이 예상된다.
한 선사 관계자는 "카트리나 등으로 유가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트리거포인트를 또 넘어섰다"며 "유가강세기조가 계속될 경우 9월 말부터 250달러/TEU로 인상한다는 공지가 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ADA는 호주-아시아간을 취항하는 선사들의 비동맹협의체로, 회원사는 ANL, 차이나쉬핑, 코스코, FESCO, 함부르크 수드, 한진해운, 현대상선, K-라인, 머스크 시랜드, MOL, MSC, NYK, OOCL, 피엔오 스와이어, 짐라인(골드스타라인) 등 15개 선사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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