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17 10:22

물류허브 급부상 데살로니키항을 조명한다

로테르담, 함부르크 대체, 동구-발칸 물류중심으로 급부상


경제의 글로벌화와 상품 및 생산요소의 국제적 이동 증대는 기업활동의 범세계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기업간, 국가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비용절감 압력과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 분출현상으로 인해 국제 물류관리의 효율성이 한 기업의 경영성과를 좌우하는 공급사슬(Supply Chain)의 핵심 요소로 등장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까지 부각됐다.

세계화 기업들은 벌써부터 주요 경제권의 물류중심지, 즉 유럽의 로테르담, 아시아의 싱가포르, 홍콩 등에 지역거점 물류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중심으로 국제물류관리를 집중화, 통합화해 나가고 있다. 국가차원에서도 경제의 글로벌화와 국제물류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물류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으며, 자국의 국제물류 중심지화를 국가경제 발전의 주요 전략으로 채택하는 국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물류거점을 이루는 대부분의 항만과 공항지역이 고부가가치 생산 및 물류의 중심지로 발전해 국가 및 지역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나가고 있기 때문인데, 네덜란드 등 국가들은 지리적인 이점을 활용해 국제물류의 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 그리스의 북부에 위치한 에게해 항구도시 데살로니키가 동구와 발칸반도의 새로운 물류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최근 다국적 제3자 물류운송서비스(3PI; Third Party Logistics) 기업들의 진출이 급격히 눈에 띄고 있다. 그리스 정부도 물류운송 산업을 해운산업과 관광산업을 대체할 향후 주력산업으로 보고 투자촉진 및 세제지원 등 각종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향후 동구와 발칸 진출을 위한 물류운송 거점으로서 미리 관심을 가져 두어야 할 데살로니키 항구의 물류운송 환경을 살펴본다.

EU, 물류운송 네트워크 동구 확장

유럽에서 지리적인 이점을 활용해 유럽 내 물류거점으로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이나 독일 함부르크는 지난해 2004년 5월 중동구 유럽의 EU 회원가입으로 인해 이들 지역에 새로운 물류거점의 확보가 절실해지면서, 신규 EU회원국인 중동구 국가의 운송 인프라 환경이 주요 이슈로 떠 오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들 국가에는 고속도로가 없고 도로망이 정비되지 않았으며, 철도는 노후화되고 통신망은 형편없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경이 개방되면서 거래가 활발해지고 운송량이 급증하는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서구의 주요 물류기업 들은 벌써부터 동구로 물류기반을 이동 중에 있는데, 이미 독일철도(Deutsche Bahn) 소속의 한 물류업체는 신규 EU 가입국에 100개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태이다.

EU정부 차원에서도 이미 신, 구 회원국간 교역거래 증대에 대비 이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TINA(Transport Infrastructure Needs Assessment) 프로그램을 세워 놓았으며, 이에 따라 기존 서구 EU의 도로망이 동구 회원국까지 연장될 계획이다.

TINA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2만km의 철도, 1만8000km의 도로, 38개의 공항과 49개의 내륙항, 그리고 13개의 항구건설을 포함하고 있는데 독일의 베를린과 뉘른베르크에서 출발해 프라하, 부카레스크, 소피아를 거쳐 그리스의 데살로니키와 터키의 이스탄불로 향하는 고속도로 설치 계획이 그중 대표적 예이다.

그리스, 발칸 물류중심국으로 부상

2007년으로 예정된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의 EU가입과 크로아티아, 터키, 알바니아, 세르비아-몬데네그로 등 발칸반도 국가들의 EU가입이 추진 되는 등EU의 발칸 확대에 따라서 발칸반도의 맹주이자 에게해에 접한 항구를 보유하고 있는 해양국가 그리스가 발칸반도의 물류중심국가로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있다.

항만운영은 국가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미래 핵심산업으로 EU의 중동구 및 발칸반도로의 경제권 확대와 중국의 물동량증가 추세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주변 항만간 중심항만 선점을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데살로니키항을 발칸반도의 물류중심항만(Mega-Hub Port)으로 개발한다면 그리스가 발칸반도의 물류중심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게많은 전문가들은 공통된 견해이다.

발칸반도 물류중심지란 외국기업이 발칸반도 시장진출을 위해 데살로니키를 물류 및 비즈니스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다수의 다국적 기업이 발칸 지역본부 또는 거점물류센터를 데살로니키의 항만 및 공항 배후물류단지에 설립하고, 국내 및 세계 각국에서 원자재 또는 주요 부품이나 완성품을 조달해, 거점물류센터에서 제조, 조립, 가공, 포장, 라벨링, 품질관리 및 검사, 맞춤서비스, A/S, 전시, 판매 등 일련의 부가가치 물류서비스(VAL)를 행한 후 발칸반도 및 중동부 유럽 및 유럽 전 지역은 물론 세계 주요 지역으로 완성품을 공급하는 물류유통공급망의 허브(Hub) 즉 발칸지역의 물류거점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함께 국제물류 비즈니스 수행을 위한 지원산업, 특히 국제금융, 무역, 정보통신, 전시, 컨벤션산업 등 관련 산업이 부가적으로 발전하면서 주변국의 경제발전을 핵심적으로 주도하는 역할까지 해내게 된다.

왜 데살로니키인가?



데살로니키는 마케도니아, 불가리아, 알바니아, 터키 국경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등 인근 타지역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칸지역 물류허브로서의 지리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다.
데살로니키는 마케도니아의 수도로부터 약 150km정도 떨어져 있으며, 불가리아 국경으로부터는 100km정도 떨어져 있고, 터키국경으로부터는 350km정도 떨어져 있다.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데살로니키까지가 600km인데 반해, 특히 한국의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는 슬로바키아까지도 데살로니키에서 약 800km에 지나지 않으며 차량으로 통관시간을 포함해 12~13시간 정도가 예상되고 있다.

데살로니키의 배후물류단지로 주목 받고 있는 데살로니키 항구 서쪽 3km의 지점을 신도스(Sindos)라고 하는데, 마케도니아 국경까지 차량으로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바로 옆에는 그리스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이그나띠아(Egnatia) 도로가 지나가고 있으며, 데살로니키 공항에서 신도스까지의 도로와 철도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또한 그리스의 서쪽인 이구메니짜(Igoumenitsia)로부터 터키까지 그리스를 동서로 연결하는 이 거대한 도로망이 완공되면 이미 구축된 데살로니키와 아테네를 남북으로 잇는 고속도로(PATHE)와 함께 동서남북을 얽는 고속도로 망이 구축된다. 물론, 이 도로망은 알바니아 고속도로, 불가리아 고속도로, 마케도니아 고속도로와 연결돼 향후 발칸반도를 연결하는 중요한 도로망이 될 예정이다.



물류 배후시설과 저렴한 내륙 운송비

데살로니키는 HELEXPO라는 훌륭한 국제전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2010년 EXPO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물류시설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배후 지원시설들이 설치될 예정이며, 다국적 물류운송 전문기업(3PL)들도 이미 데살로니키에 물류설비 확장을 추진 중이다.

데살로니키는 또한 내륙운송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유럽 내 물류이동의 제1의 수송수단이 내륙운송인데, 예를 들어 독일의 함부르크에서 루마니아의 부쿠레시티로 가는 경우와 데살로니키에서 루마니아의 부쿠레시티로 가는 내륙운송비를 비교해 보면 현재도 데살로니키에서 가는 쪽의 내륙운송비가 훨씬 저렴한 것으로 나타난다.



데살로니키 항구의 예상 물동량 처리 능력과 관련해 최근 아테네 피레우스 항구 파업시 많은 수의 선박이 피레우스에서 회항해 데살로니키항에 정박을 했으나 무리 없이 소화한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향후 갑작스런 물동량 증가에도 무리없이 처리할 능력을 데살로니키항은 가지고 있으며, 항구의 수심이 깊어 대형선박이 정박하는 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현재 그리스는 그리스를 동서로 잇는 이그나띠아라는 고속도로를 건설 중인데, 그리스 북서쪽의 이오니아항인 이구메니짜로부터 시작해 터키를 연결하는 600km의 도로가 75%의 완성도를 보이며 거의 완공단계에 와 있는 상태이다.

이그나띠아 도로가 완공되기 전에는 거의 12시간이 걸리는 거리가 이 도로가 완공되면 5시간 30분으로 단축될 예정이다. 물론 이그나띠아 도로는 데살로니키를 관통하고 있으며, 도로가 완공되면 알바니아 고속도로, 불가리아 고속도로, 마케도니아의 고속도로와 연결이 된다.

현재 데살로니키 서쪽 인근 항구도시인 까발라에서 터키까지의 구간은 완공이 된 상태이나 이구메니짜에서 데살로니키까지의 도로 공사가 지체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지형이 험준해 거의 모든 도로가 다리로 연결을 해야 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 구간 공사는 150km 정도가 남아있으며, 완성까지 약 2년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고속도로 설치로 인해 실제로 이그나띠아 도로주변의 데살로니키 토지 가격이 1년전에 비해 2배정도 상승했으며, 향후 배후물류단지로 주목되고 있는 데살로니키 항구서쪽 3km 지점은 데살로니키에서 유치를 노력하고 있는 EXPO 전시회가 열리는 2010년경에는 지금보다 약 5배정도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데살로니키는 2008년 EXPO 유치에 실패한 뒤 2010년 EXPO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데살로니키를 통과해 그리스를 동서를 이으려는 이 이그나띠아 도로 외에도 이미 데살로니키와 파트라를 남북을 잇는 고속도로(PATHE)와 이를 펠로펜네소스 반도로 연결하는 다리(Rio Antirrio Junction)는 이미 설치됐다. 여기에 수도 아테네 주변 외곽 순환도로(Attiki Odos)와 공항(Eleftherios Venizelos Airport), 항만시설(Ikonio Port, Elefsina Port), 배후 물류센터(Aspropyrgos Logistic Neighborhood)가 구축된 상황이어서 아테네와 데살로니키를 두 허브(Hub) 축으로 하고 이를 동서남북으로 연결하는 스포크(Spoke) 운송망이 구축된 셈이다.

우리 기업의 예상물동량 및 활용가능성

현재 데살로니키항 물동량의 50%이상이 중국, 일본, 한국, 대만으로부터 오는 물량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현재의 상황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데살로니키는 아시아로부터 유럽으로 특히 중동부유럽으로 진출하는데 있어서 지리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한국은 중국에 많은 자체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이 경우 중국공장으로부터 직접 유럽으로 진출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또한 데살로니키항은 이를 통해 중동 및 북아프리카,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러시아 중부지방까지 공급할 수 있는 지리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

지금은 많은 수의 중소기업들이 독일의 함부르크나 프랑크푸르트, 네덜란드의 암스텔담이나 로테르담까지 가서 그 곳에서 유럽지역으로 물동량을 공급하고 있으나, 발칸지역이나 중동부유럽이 최종 도착지인 경우를 생각하면 앞으로 나갔다가 다시 뒤로 오는 셈이다. 이 경우 시간이나 운임 측면에서 낭비라 아니할 수 없다. 물론 이 경우 내륙운송비 또한 높은 것이 사실이다.

2007년으로 예정된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의 EU가입이후에는 중소기업의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 되며, 이 경우 데살로니키의 물류적인 중요성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운영중인 공동물류센터와도 유기적으로 연결해 러시아 중동부지역 즉, 볼가강지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중소기업에도 보다 중요한 물류기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중동부 지역은 현재 중소기업에 개척의 여지가 많은 미개척분야로서 현재 도매시장 위주의 폐쇄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카잔지역을 중심으로해 석유가 생산되고 있으며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수준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즉 동유럽쪽의 물류허브로서는 데살로니키만한 지역이 없다는 결론이다. 또한 데살로티키가 이집트, 리비아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까지 커버할 수 있는 최상의 물류거점지역이라는 점도 이견이 없다.

이러한 지리적인 이점뿐만 아니라 현재 그리스가 국가 차원에서 역점을 두어 진행하고 있는 많은 프로젝트 사업 또한 데살로니키를 발칸반도의 물류중심지로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발칸반도의 맹주임을 자청하고 있으며, 현재 많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이를 위해 2004년 지난해 말 새로운 투자유치법(Development Law)를 정비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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