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28 11:22

과도한 도로운송이 물류비 증가 부추겨

창고업 아웃소싱 낮은 것도 영향 커
수송·보관·창고 통합하는 종합물류기업 양성해야


도로화물운송 의존율이 과도하게 높고 보관·창고부문의 아웃소싱률이 낮은 것이 우리나라 기업 물류비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개발연구원이 2004년 연구과제로 발표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물류비 감소대책’에 따르면 우리나라 운송체계는 도로화물수송비가 전체 수송비의 96.39%로 철도(1.18%), 수상(1.07%), 항공(0.06%)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t기준 실적에서도 도로운송 88%, 수상 9%, 철도 3%, 항공 0.03%순으로 도로운송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송거리를 감안한 t-km 기준 실적에서는 도로 54.83%, 수상 35.10%, 철도 10%, 항공 0.16%순으로 역시 도로운송이 화물운송에서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와 비교해 미국은 t기준실적에서는 도로 66%, 철도 15.7%, 수상 6.2%, 파이프라인 6.2%, 기타 6%를 차지해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철도의 비중이 높았다. t-km 실적 기준으로 하면 도로 41%, 철도 37.4%, 수상 10%, 항공 0.2%로 철도 부문의 실적이 우리나라보다 상당히 높았다.

보고서는 도로화물집중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우리나라는 큰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나친 도로화물운송집중은 우리나라의 도로혼잡을 가중시켜 높은 교통혼잡비용을 낳고 있다. 최근 4년간 교통혼잡비용이 8.96%의 비율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같은 기간 GDP증가율 8.93%를 앞지르는 것이다.

또 도로운송의 지나친 편중은 환경보존의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앞으로 교토의정서가 발효돼 온실가스 감축이 의무화될 경우 화물운송차량 증가로 인한 높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우리나라로선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비영업용 도로화물운송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도로운송에서 비영업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비중으로 전체 도로수송비 대비 77.96%이고, t기준 수송실적으로는 62.16%를 점유하고 있다. 또 t-km 기준 수송실적으로 전체 도로화물 대비 영업용이 36.19%이고 비영업용이 63.81%를 차지한다. 또 단위 수송비 측면에서 비영업용은 1070.2원으로 영업용의 533.3원보다 2배 높았다.

먼저 운행거리 측면에선 효율성면에서 봤을때 비영업용은 영업용보다 많이 뒤쳐졌다. 영업용은 79.8km였지만 비영업용은 44.7km를 운행해 영업용이 장거리를 운행하고 있었다. 적재t수 측면에서도 영업용이 1.7t을 통행당 운송하는데 비해 비영업용은 1t을 운송하고 있어 비영업용이 상대적으로 단거리·소량운송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듯 비영업용이 영업용보다 비효율적인 운송수단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실제 차량 비중에선 영업용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2년 현재 전체 화물차량 중 비영업용 차량대수가 89.5%인 반면 영업용 차량은 10.5%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철도와 해상운송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철도와 항만시설이 선진국보다 낙후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철도 총 영업연장은 3536km로 전체 OECD 평균 영업연장인 1만8033km의 1/6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면적당 총영업연장에서도 33.55km/1000㎢로 OECD평균 51.2에 미치지 못했다.

또 항만, 산업단지 및 화물터미널에 대한 철도인입시설 부족으로 내륙화물기지(ICD)에서 하주기입 문전까지 운송되는 도중 상하차에 따른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항만, 산업단지에 철도인입시설을 부설해 지선수송에 따른 비용과 대기시간을 감소시켜야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항만시설의 경우 일본,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동북아 5개국 대표항만과 비교해 선석길이와 선석수를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각각 88%, 84% 수준에 그치고 있었다. 하지만 선석길이당 처리량과 선석당 처리량은 각가 99%와 104%로 시설대비 처리량은 다소 높은 것으로 파악돼 현재의 시설 수준에 대해 좀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제조기업들이 자체창고를 보유하며 보관·창고부문에 아웃소싱하기를 꺼리는 것도 물류비지출 증가에 큰 요인이 되고 있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기업물류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보관 및 재고관리부문에서 자가물류비율이 95.9%로 위탁물류비율 4.1%를 크게 능가해 보관 및 재고부문에서의 아웃소싱 비율이 매우 미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고관리 등 하주기업 내부정보를 물류전문업체에 위탁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조기업들이 자체창고를 보유하며 보관하는 비용은 7조9678만8600만원으로 영업창고 보관비용인 7921억5500만원을 압도적으로 능가하고 있어 물류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이같은 우리나라 물류시장 상황을 개선하고 국가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영업용 도로운송의 제도개선과 아웃소싱 강화를 위한 종합물류기업 육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영업용 도로운송의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다단계와 지입제의 합리적인 개선과 개별 차주 및 운송회사의 화물 및 차량정보시스템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철도와 해상을 연계한 도로운송 서비스를 모색하는 이른바 통합 운송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보관·창고업의 물류아웃소싱 확대를 위해 수송과 보관, 창고분야를 통합·제공하는 종합물류업체를 양성하는 것도 물류비 저감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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