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09 08:44

전문가기고/ 해양기술(MT)도 미래 핵심산업으로 키워야

/이경순 중앙일보 디지털국회의원


해양수산부는 최근 급등하고 있는 전략 금속자원의 수급불균형 현상이 기존의 예측과는 달리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심해저 광물자원개발은 자원의 해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장기적이고 안정적 광물자원 확보를 위해 매우 중요한 국가전략사업이라고 했다. 현재 태평양 심해저에 있는 우리나라 단독개발 광구 내에 200조원규모의 망간단괴가 기존의 연구결과보다 더욱 폭 넓게 분포돼있는 것으로 확인돼 양질의 망간단괴가 다량 분포돼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그래서 국민들은 매우 고무되었고 “인천 앞 바다 물이 사이다라도 컵 없이는 못 마셔요”라는 말을 떠올리며 하루 빨리 해양기술이 축적되어 이 꿈이 실현되기를 축수했다.

그 뒤 얼마 안 있어, 정보기술(IT)분야의 진대제 정통부장관과 생명기술(BT)분야의 황우석 서울대 교수, 청와대 김병준 정책실장, 박기영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BT와 IT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국가정책을 논하는 자리를 한 달에 한 번씩 갖는다고 하면서 이를 ‘황금박쥐’ 모임으로 부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나라 미래의 과학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이 모임의 참석자들의 면모를 볼 때 미래산업의 또 다른 핵심인 해양기술(Marine Technology)에 대한 언급이 별로 있을 것 같지 않아 실망스럽고, 노무현 대통령을 배출해 낸 해양수산부가 이 자리에 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우리가 국토를 언급할 때 바다는 마치 우리의 국토가 아닌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바다는 엄연히 육지의 연장선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위치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하여 강대국들은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은 바다도 당연히 국토의 일부로서 그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좁고 인구가 많으며 부존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라의 해양개발은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해양개발이 모든 국가 정책사업에서 항상 뒷전에 밀린 것은 그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투자측면에서 경제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석유의 배럴 당 가격이 50달러를 돌파,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가 고유가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향후 배럴 당 100달러 시대가 도래해 국가마다 에너지공급에 엄청난 차질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바다는 자원의 보고다. 항시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는 수산물 자원, 해저 바닥에 엄청나게 깔려 있는 망간단괴(망간, 니켈, 코발트 등 중요금속 등을 함유한 광석)와 거의 무한히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원인 파랑, 해류, 조류 등과 같은 운동에너지, 세계 물류이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양수송로의 제공 등 일일이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다.

우리나라는 최근 해양수산부에서 부분적으로 바다 목장화 사업이나 해양심층수 개발사업, 조력발전 등의 획기적인 시범사업을 시행 또는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파랑에너지 및 해양온도차 발전(發電) 사업, 망간단괴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심해저 탐사기술과 효율적인 심층수 개발을 위한 해양구조물 첨단설치기술 개발 등 아직도 많은 사업이 개발 등 아직도 많은 사업이 개발해야 할 대상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중후장대형 해양기술(MT)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황금박쥐’ 그룹에서 BT, IT와 함께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 이다. 우리의 미래산업의 한 축으로서 바다는 전혀 손색이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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