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18 11:04

한-EU 조선분쟁 WTO 잠정결과 이달말께 나올듯

그동안 지연돼 온 한-EU 조선분쟁에 대한 WTO(세계무역기구)의 1차 심의결과가 이달말께 나올 전망이여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업계 등에 따르면 WTO 산하 분쟁해결기구(DSB)는 지난달 24일께 조선 분쟁에 대한 1차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었으나 이달말께로 일정을 한달 가량 연기했다.

이는 지난해 10월초 중간(1차) 보고서를 거쳐 12월 최종 결론을 낸다는 당초 계획에 비해 1년 가량이나 늦춰진 것이다.

WTO는 지난해 8월 DSB내에 제3국 인사 3명으로 구성된 패널 위원을 위촉해 심의절차에 본격 착수, 정보수집과 당사국 구두주장 청취 등의 작업을 벌였으나 양측간 입장차가 워낙 크고 조사자료가 방대한데다 사이드 엘나가르(이집트) 패널 의장이 지난 4월 사망하면서 심의작업이 상당기간 지연돼 왔다.

이후 지난 5월 훌리오 라카르테 무로(우루과이) 패널 의장이 새로 선임됐다.

한-EU 조선분쟁은 지난 2002년 10월 한국이 수출입은행을 통한 선박금융과 선수금 환급 보조, 부채탕감을 통한 구조조정 등의 방식으로 WTO 협정에 위배되는 보조금을 조선산업에 지원했다고 EU가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국내 조선업계가 '조선업체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은 WTO의 관련 협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패널설치 요청을 거부하면서 관련 규정에 따라 패널이 자동적으로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로서는 이달말 1차 보고서 발간을 거쳐 분쟁에 대한 최종보고서가 올해안으로 나올 것으로 보이나 한쪽이 결과를 수용하지 않으면 상소 절차와 2-3개월간의 조율을 거쳐 최종 결과를 도출하도록 돼 있어 연내 매듭은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한국 정부가 지난해 9월 EU를 WTO에 맞제소한 데에 대한 심의절차도 현재 진행중이다.

조선업계는 심의결과에 따라 파장이 커질 수 있어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한국조선공업협회 회장인 최길선 현대미포조선 사장,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 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 등 국내 조선 CEO들은 지난 13-15일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서 열린 제13차 세계 조선소 대표자 회의에 '총출동', 회의에 참석한 유럽 조선 CEO들과 물밑 신경전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89년 미국의 제소 이후 한국의 국제 조선분쟁은 처음인데다 어떤 식으로든 제재조치가 가해질 경우 영업 및 수출 환경이 악화될 수 밖에 없어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합리적인 결과가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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