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3 16:52

물류인생 3막, 이제 다시 시작이다

국내 물류업계를 대표하는 단체 중 하나. (사) 한국물류협회(회장 서병륜, www.kola.or.kr 이하 물류협회). 물류협회가 돌아오는 9월 1일, 창립 2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스무살 생일을 맞이하는 물류협회가 여러 행사를 실시하며 그 행사 중에 늘 함께하던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물류협회 이민수 부장이다.


# 1막 - 물류와의 첫 인연, 대한통운

그의 물류와의 인연은 대학을 졸업하며 시작됐다. “대학(인하대학교 경영학과)을 졸업한 게 1985년 1월이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이 대한통운이었어요. 처음에 대한통운 입사 후 인천지사에서 영업 업무를 담당하게 됐습니다. 그게 첫 물류와의 인연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인천지사에서 그가 담당했던 업무는 원목 및 곡물류 수출입화물에 대한 하역·운송관련 영업 업무였다.
“그 때 정말 열심히 일했던 기억이 나네요. 열심히 일을 하고 일을 배우던 와중 1987년 7월에 본사 국내영업부인 곡물팀으로 인사발령이 났죠.”
본사에서도 그는 영업부에 배속, 수입 곡물류와 관련한 물류영업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러는 동안 동아그룹 교육원으로 파견되어 대한통운 직무교육 업무 및 그룹사 초급관리자들에 대한 경영관리 교육을 또한 받기도 했다.
업무를 수행하던 중 그에게는 물류인생의 한 획을 긋게 될 일이 벌어진다. 그에게 1990년도부터 시작된 새로운 전환기는 바로 ‘리비아 대수로 공사’였다.
“두 번에 걸쳐 리비아 대수로 공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1990년 11월부터 1992년 12월까지, 그리고 두 번째는 1995년 5월부터 1997년 6월까지였어요. 리비아에서는 초대형 콘크리트관 운송에 관한 기획 및 관리업무를 수행했어요.”
당시의 리비아 대수로 공사는 동아건설과 대한통운의 컨소시엄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당시 동아건설은 건설업무를 담당하고, 대한통운은 운송업무를 담당했다고 이 부장은 회고했다.
“처음 갔을 때 2년동안 휴가가 처음 1990년에 갔을 때는 1년에 1달 뿐이었어요. 가족과 함께 갈 수 없었기에 외로움도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2번째인 1995년에 갔을 때는 그래도 8개월에 한 번 휴가를 받아 올 수 있었기에 좋았어요.”
외로움을 이기고 적응하기 위해 그가 택한 방법은 독서와 운동.
“사하라 사막과 지중해변에 위치한 리비아는 한낮의 기온이 섭씨 40도 이상이 되는 열사의 나라입니다. 비록 온도는 높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서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하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러한 날씨에 적응하려고 일과 이후에 운동을 많이 했어요. 책을 읽기도 하고, 테니스 및 골프 등 운동을 많이 했습니다.”
리비아에서 그는 그의 인생에서 3가지 선물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가장 큰 선물은 건강. 그 외 “철저한 자기 관리와 좌절하지 않는 마음자세도 얻을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2막 - 물류협회로…

리비아에 다녀온 후 1997년 8월부터 제1회 물류관리사자격 시험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되어 근무를 하게 되었고, 1998년 5월부터 그는 물류협회 소속으로 적을 옮기게 된다.
“물류협회 2대 회장이 당시 대한통운 김여환 사장이었다”고 그는 말하며 “처음에는 물류협회에서 파견근무 형식으로 일했다가 1998년 5월 1일 대한통운 소속이 아닌 물류협회 소속으로 근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당시 동아그룹이 IMF로 큰 영향을 받게 되며 제가 소속됐던 대한통운에도 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그 때 대한통운은 파견직 직원수를 줄이는 등 자구책을 강구했고 그 조치에 따라 협회로 소속을 옮기게 된 것입니다.”
물류협회로 적을 옮기고 나서 힘든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이 부장의 설명에 의하면 지금의 서병륜 회장이 부임하기 전 1년 6개월간 협회에는 회장자리가 공석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회원사도 불과 60개사 정도밖에 없었다.
“당시 1년 6개월동안 보너스를 받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간부급에게 급여도 반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당시에 있던 직원들이 상당수 이직했습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변화를 위한 시도에 동참할 수 없었던 직원은 떠났던 거죠. 인사업무도 협회에서 담당했었기에 함께하던 직원들이 떠날 때 가슴이 아팠습니다.”
어려운 18개월이 지나고 서병륜 회장이 취임하고 신유균 전무가 합류하며 어려운 상황은 많이 개선됐다고 그는 회고했다.
#3막 - 물류, 그 궁극을 향해…

물류협회에서 근무하며 그가 느낀 점은 바로 “IMF가 물류에는 병이 오히려 약이 되는 경우였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전환기’였다는 것.
“과거 기업에 있어서 ‘물류’라는 분야는 인식이 그렇게 강하지 못했습니다. IMF를 지나며 ‘물류’가 기업의 원가절감 요소로서 인식되고 물류인에 대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된 거죠. 그런 면에서 어찌 보면 다행인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과거에는 물류는 그야말로 ‘한직’이었으나 IMF를 지나며 점차적으로 발전하는 IT기술과 결부, 첨단화되며 인기 직종화된 것이다.
그는 “물류인들의 새로운 사안에 대한 학습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물류협회도 회원의 의견 등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겠지만 물류인들도 자사의 이익만이 아닌 물류제도 및 물류업계의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이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또한 말했다.
“물류인들과 협회간의 유기적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를 위해 본부장 포럼 등 만남의 장을 만들고 금년 들어 본부장 포럼 행사로 회원사의 물류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함께 연구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행사를 처음 기획해 봤습니다. 작년까지는 사실 협회가 세미나실에서 강의를 주최하는 등 일방향적인 면이 있었으나 앞으로는 정보 교류의 장, 그 중심에서 협회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해 볼 생각입니다.”
일이 너무 바쁜 날이 많아 여름 휴가도 다녀오지 못해 부인과 두 자녀에게 미안하다는 이 부장. “자녀들이 그저 공부에 압박받지 않고 틀에 박히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났으면 한다”는 소망을 가진 그가 가정과 물류업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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