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19 09:17

조선업계 수주풍년..올 목표 조기달성

조선업계 수주풍년..올 목표 조기달성


(서울=연합뉴스) 일부 업체가 올 수주목표를 이미 초과 달성하는 등 조선업계가 사상 최대 호황을 기록했던 작년을 웃도는 `수주풍년'을 맞고 있다.

특히 조선업계는 이미 3년치 이상의 넉넉한 일감을 확보,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의 선별 수주에 주력하는 한편 밀린 일감을 적기에 납품하기 위해 갖가지 생산성 향상 묘안을 짜내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상 최고의 수주 성적표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 1분기 선박 부문에서 54척, 39억4천5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44억5천500만달러)의 약 90%를 채웠다.

작년 동기(37척, 17억8천만달러) 보다 금액기준 배 이상을 웃도는 수치다.

수주 선종도 초대형 유조선(VLCC)과 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 고수익 선박 위주로 이뤄졌다.

STX조선도 올 1-3월 39척, 13억3천만달러를 수주해 작년동기(13척, 3억8천만 달러) 대비 250% 이상 증가하며 연간 목표(41척, 12억달러)를 일찌감치 초과했다.

그동안의 수주는 석유제품운반선(PC선)이 주를 이뤘으나 올해는 컨테이너선도 8척(옵션 4척 포함)이나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PC선 주력업체인 현대미포조선도 올 1분기 49척, 17억2천여만달러의 수주실적으로 올 목표(17억달러)를 이미 넘어선 가운데 이중 컨테이너선이 20척을 차지, 선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1-3월 17척, 13억5천만달러를 수주해 작년 동기(11척, 5억7천만달러)보다 137%의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선별 수주에 주력한 결과 LNG선 3척, VLCC 2척, 초대형 컨테이너선 2척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비중이 한층 높아졌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는 470척, 1천675만t의 수주실적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실적을 경신, 올해 또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일본에게 2년 연속 내줬던 선박 수주 1위 자리를 탈환한데 이어 올해도 일본을 따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밀려드는 일감..각종 신공법 도입

현대중공업은 넘쳐나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해양설비 건조에 활용해온 육상건조기법을 조선부문에도 적용하고 있다.

해상에서만 배를 만든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 땅 위에서도 건조하기 시작한 것.

이미 러시아의 노보쉽사와 도크 공정없이 육상에서 10만5천DWT급 대형선박 16척을 건조키로 계약을 체결, 현재 제작을 진행중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해양 설비 제작기술을 조선 건조에 적용, 불규칙적인 조선 및 해양시장 변화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한편 다양한 수주 전략을 구사,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육상에서 초대형 블록을 제작, 해상 도크로 옮겨 최종 조립하는 신공법을 도입했다.

기존의 도크만으로는 납기를 충분히 맞출 수 없는 만큼 육상 건조를 일부 접목시킴으로써 적기 납기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

삼성중공업도 사상 최대규모의 수주물량을 따라잡기 위해 메가블록(Mega Block) 방식을 통해 생산 효율성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메가블록 방식은 도크 밖에서 선박블록을 기존보다 5-6배 큰 2천500t 이상의 초대형으로 조립한 뒤 3천t급 크레인으로 도크안으로 이동시켜 작업하는 신공법으로 11만DWT급 유조선 1척을 건조할 때 이 공법을 이용하면 통상 3개월 정도 걸리던 도크내 건조기간을 1.5개월 이내로 줄일 수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도크내 자투리 공간에서도 선체의 일부분을 함께 제작,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하는 `세미텐덤' 방식을 활용, 생산성 확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STX조선도 세미텐덤 공법을 이용, 지난해 세계 최초로 한 개의 도크에서 한 해동안 20척의 선박을 진수하는 `신기록'을 세웠으며 공기 단축을 통해 매년 20% 이상의 생산량 증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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