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3-28 15:51

진단/ 해외 벤치마킹 통해 선진물류 인력 양성해야

해외 벤치마킹 통해 선진물류 인력 양성해야
일본 국제물류관리사 제도 도입 가치 충분해

기업 활동의 글로벌화 진전과 국제물류 활동의 증가, 공급사슬관리(SCM) 전략의 도입, 물류아웃소싱의 확산, 물류분야의 정보기술 활용 증대 등 새로운 물류전략의 전개에 따라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지식역량의 증대와 전문 인력의 육성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 국가 전략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인프라의 조성과 물류산업의 육성과 함께 무엇보다 이러한 전략을 계획, 실행, 통제할 수 있는 우수한 전문 인력의 육성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본지는 선진물류 인적자원의 중요성이 점점 대두되는 시점에 맞춰 인하대 권오경교수 등이 발표한 ‘물류분야 교육과 인적자원 개발의 방향’ 논문을 게재해 본다.

우수 물류분야 인적자원 개발 시급

물류체계의 효율성이 기업, 산업 그리고 국가의 경쟁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Bowersox(1997)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1996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물류활동에 지출한 비용은 전 세계 GDP의 11.7%에 해당하는 3,425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최근 Wilson and Delaney(2000)가 조사한 “State of Logistics Report"에 의하면 1999년 한 해 동안 미국의 기업들이 물류 관련 활동에 지출한 비용은 미국 GDP의 9.9%에 이르는 9,210억 달러라고 분석하였다. 또한 미국과 동일한 물류비 산정방법을 적용할 경우 일본의 1995년 물류비는 GDP대비 9.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일본과 유사한 물류비 산정범위를 적용할 경우 1999년 물류비는 GDP대비 12.9% 수준인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이처럼 여러 국가에서 상당히 높은 비용이 물류활동에 지출되고 있다는 것은 아직 이들 국가의 물류체계 전반에 상당한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국가별로 나타나는 물류비용 수준의 차이는 결국 글로벌시장에서 국가간 경쟁력의 차이를 초래하기 때문에, 아직도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물류비 구조는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시급히 해소해야 할 과제이다. 최근 정부는 우리나라를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 국가로 육성한다는 기본구상과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기본구상과 계획에서 동북아 물류중심지화 전략이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물류중심지화 전략 추진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면, 관련 산업분야의 성장과 함께 물류분야 전문 인력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와 함께 물류분야 고등교육 수요 또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제적으로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의 조성, 특히 국제적 수준의 물류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우수한 물류분야 인적자원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 물류업체
“물류 인력 현저히 부족해”

건설교통부는 물류전문인력의 양성을 위해 국가공인 물류자격제도를 도입하고 1997년부터 물류관리사 시험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산업자원부는 최근 교육인적자원부, 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서비스산업 전문인력 양성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에는 물류, e-비즈니스 등 서비스 분야 전공학과 신설, 업종별 특성화 대학 지정 등을 통해 서비스산업 현장의 수요를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내용과 유통, 물류, 컨설팅 등 분야별 서비스 전문대학원의 설립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최근 상공회의소가 국내 205개 주요 물류업체를 대상으로 한 “물류인력 수급실태 및 과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물류인력이 부족하다고 응답비중이 61.7%를 차지하여 기업들이 물류인력 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적인 자격제도 물류관리사

현재 물류분야에 특화된 자격제도로는 건설교통부가 시행하고 있는 물류관리사 시험제도가 대표적이다.
물류관리사란 물류에 관한 전문지식이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계획/조사/연구/진단 및 평가 또는 이에 관한 상담, 자문 기타 물류관리에 필요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로서 건설교통부장관이 실시하는 시험에 합격한 자를 말한다.
이 시험제도의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응시자격은 만 18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남, 여로 특별히 학력이나 경력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시험과목은 물류관리론, 화물운송론, 보관하역론, 물류관련법규 4과목이며, 합격기준은 객관식으로 출제되는 전 과목을 100점 만점으로 하여 각 과목별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얻어야 한다.
이외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기술사에서 포장기술사, 공장관리기술사는 물류관리 분야에 교통기술사, 도로 및 공항기술사, 항만 및 해안기술사는 물류인프라 및 시설분야에 직간접으로 관련된 자격제도로 볼 수 있다.

미국, 학부과정에서도 물류 교육 활성화

미국의 CLM과 Ohio State University에서는 공동으로 매년 기업의 물류분야 관리자를 대상으로 물류분야 직무실태(career patterns)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02년 조사의 주요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기업에서 물류분야 관리자가 수행하는 업무별 비중은 운송관리, 창고관리, 국제물류를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순으로 나타났다.

1. 운송관리 89%
2. 창고관리 83%
3. 국제물류 74%
4. 공장/창고 61%
5. 재고관리 59%
6. 일반관리 57%
7. 고객서비스 40%
8. 포장관리 40%
9. 주문처리 38%
10. 구매관리 29%
11. 상품계획 21%
12. 판매예측 17%

이들 관리자의 교육배경은 학부에서의 전공을 기준으로 경영학 39%, 물류 19%, 공학 15%, 마케팅 8%, 기타 19%로 나타나 다양한 교육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기할만한 점은 학부에서 물류를 전공한 비중이 19%에 이르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미국의 경우 학부에서의 물류교육이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물류분야의 업무와 지식습득 영역이 운송관리, 창고관리, 재고관리와 같은 전통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기업활동의 글로벌화 진전과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라 국제물류, 공급사슬관리(SCM), 물류정보 분야의 중요성이 한층 증대되고 있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한편, 싱가포르는 2000년 3월 물류분야 전문가 자격인증 프로그램인 CPL(Certified Professional Logistician)프로그램을 도입하였으며, 향후 3년 동안 약 150명의 CPL을 배출한다는 목표를 두고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CPL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실무경험을 갖추어야 하며 일정기간 교육과 함께 별도의 시험을 통과하여야 한다. 시험에 응시하려면 400점 이상의 해당분야 경력점수를 얻어야 하며, 시험은 객관식과 주관식 두 분야를 모두 통과하여야 한다. 현재 CILTS(Charted Institute of Logistics and Transport in Singapore)가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있으며, 별도의 시험위원회(Qualification Review Board)를 두어 실무경험 등 자격인정 희망자의 응시자격을 심사하고 있다.
일본은 별도의 시험제도를 두지 않고, 일본 로지스틱스시스템협회가 물류기술관리사, 국제물류관리사의 두 가지 자격인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협회가 일정기간 동안 실시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인정서를 수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 중 하나는 물류관리와 국제물류 분야 업무의 차이를 고려하여 자격인정을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은 유럽 전 국가에 대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물류분야 전문가 자격인정제도를 가지고 있으며, 자격인정의 유형은 그 수준에 따라 크게 EMLog(European Master Logistician), ESLog(European Senior Logistician), EJLog(European Junior Logistician)의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ELA(European Logistics Association)가 이 제도를 주관하고 있으며, 별도의 시험위원회(European Certification Board of Logistics)를 두어 자격인정을 위한 교육과 심사를 담당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일본과 유사하게 각 자격유형별로 구성된 교육프로그램(Professional Training Programme)을 성공적으로 이수할 경우 소정의 절차를 거쳐 자격을 인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여러 관련 협회, 학회가 다양한 물류분야 전문가 자격시험제도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자격시험제도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우리가 개선해야 할 방향은?

물류분야 교육에 대한 전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도 일부 대학에서 물류분야를 학부나 전공으로 특화하고 있고, 기타 기관에서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나, 물류분야 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공통된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고 주체별로 적절한 역할분담이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물류교육의 전문화를 위해서는 물류분야 전문대학원의 설립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특수대학원의 경우 주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물류분야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지식의 습득과 연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문대학원의 설립과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방안이 수립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항만, 공항, 대규모 산업단지 등 물류분야 인적자원의 잠재수요가 높은 지역에 대해서는 물류분야 교육과 연구를 주도하는 특성화 대학을 지정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다 체계적인 대학의 물류분야 교육을 위해서는 물류분야 학부(과)나 전공의 설치뿐만 아니라 물류분야의 학문적 체계, 산업계의 물류분야 직무분석, 전문지식수요 등을 고려한 교과과정이 개발되어질 필요가 있다.
주요 외국 물류분야 자격제도의 특징 중 하나는 이들 제도들이 무엇보다 산업계가 인저하는 자격을 갖춘 전문가를 배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시험이라는 하나의 척도로 전문가를 평가하기 보다는 경력, 교육, 시험 등 다양한 척도를 이용하여 물류전문가로서의 자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물류관리사 자격시험제도의 향후 개선을 위해 의미 있는 시사를 주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다양한 자격제도를 두어 분야별로 보다 특화된 물류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의 국제물류관리사 자격제도는 국제물류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가 도입을 검토할 가치가 있는 분야라 판단된다.

출처 <‘물류분야 교육과 인적자원 개발의 방향’ - 권오경, 김상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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