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선박 수출액 증가율이 반도체를 뛰어넘으며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동안 선박 수출액은 전년 40억3500만달러 대비 64.3% 급증한 66억3000만달러(약 9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선가가 높은 선박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난 결과, 15대 주력 품목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2021년 선가 상승분이 반영된 높은 수출 단가와 더불어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출이 견실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체 선박 수출액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신조선가지수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2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전년 163.90포인트 대비 10.7% 오른 181.45포인트를 기록했다. 3년 전인 2021년 2월 128.43포인트와 비교하면 41.3% 급등한 수치다.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 조선의 주력 선종인 LNG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큰 폭의 상승세를 띠었다.
17만4000m³급 LNG 운반선은 전년 2억5000만달러 대비 6% 오른 2억6500만달러를 기록했다. 3년 전 1억8750만달러와 비교해 41.3% 급등했다.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역시 전년 2억1500만달러 대비 10.2% 상승한 2억37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21년 2월 1억4500만달러 대비 63.4% 올랐다.
1분기 총수출액 8% 증가…반도체·자동차 호조
15대 주력 품목 중 10개는 전년과 비교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박과 더불어 반도체, 컴퓨터, 디스플레이 등 4개 품목은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출액은 1637억달러(약 224조원)로 전년 1512억달러 대비 8.3% 증가했다. 월평균 수출액이 546억달러로, 역대 1분기 수출액 중 2위를 달성했다. 역대 1위는 지난 2022년으로 1734억달러를 기록했다.
효자 수출 품목으로 꼽히는 반도체는 메모리 가격 회복세와 함께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판매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50.7% 급등한 309억9000만달러를 기록, 우리나라의 수출액 증가를 이끌었다. 자동차도 2.7% 증가한 175억4000만달러를 기록,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컴퓨터는 SSD의 글로벌 수요 확대가 지속되면서 전년과 비교해 26.4% 급증한 22억20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고기능 사양 LCD를 적용한 신제품 출시로 12.5% 신장한 40억7000만달러, 석유제품은 석유공급 부족에 따른 초과수요로 수출 물량이 확대되면서 3.8% 증가한 138억2000만달러를 각각 거뒀다.
반면, 이차전지는 광물 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단가 감소가 계속되면서 전년 대비 22.3% 급감한 19억7000만달러를 기록,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높은 수출액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석유화학도 주요 시장 내 공급과잉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0.4% 감소한 119억8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이 밖에 철강 무선통신 섬유도 전년 대비 각각 5.5% 9.6% 6.8% 후퇴한 83억3000만달러 35억달러 25억6000만달러에 그치며 수출액 감소 대열에 합류했다.
對중 수출 8분기만에 플러스성장
9대 주요 지역 수출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1637억2000만달러로 나타났다. 미국 중국 아세안(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4곳은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과 중남미 두 지역의 수출액은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자동차, 일반기계, 등 주요 품목 수출 확대로 15.4% 신장한 309억6000만달러, 중남미는 일반기계와 반도체 등 주요 품목 호조로 21.7% 증가한 7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은 2022년 2분기부터 이어진 마이너스 고리를 끊고 8분기 만에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했다. 對(대) 중국 수출액은 반도체 수출이 개선되면서 4.4% 증가한 30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유럽연합(EU) 일본 인도 중동 CIS(독립국가연합) 등 5곳은 감소세를 보였다. EU는 바이오헬스, 일반기계, 자동차 등이 감소하면서 3.6% 줄어든 170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중동은 석유화학 등 주요 품목이 부진하면서 6.1% 후퇴한 46억6000만달러, 일본은 철강, 바이오헬스 등이 감소하면서 0.3% 줄어든 70억3000만달러, 인도는 철강 등이 감소하면서 소폭 줄어든 45억2000만달러에 각각 그쳤다.
이 밖에 CIS는 8.1% 감소한 29억7000만달러를 기록, 전 지역 중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우리나라의 1분기 수입액은 에너지 가격 안정화 흐름으로 원유, 가스, 석탄 수입이 모두 감소하면서 전년 1740억달러 대비 11.1% 줄어든 1548억달러(약 212조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90억9000만달러 흑자로, 2023년 -228억달러 대비 318억달러 개선됐다. 지난해 6월부터 흑자기조를 10개월 연속 유지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분기에도 반도체 등 IT 품목과 선박의 수출 증가, 지난해부터 이어온 자동차·일반기계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바로미터인 수출과, 경제 성장의 디딤돌인 흑자 기조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20대 주력품목 및 신시장 진출을 위한 타깃 시장별로 맞춤형 지원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금융 360조원과 수출 마케팅 지원 1조원을 신속하게 집행하면서 수출현장 지원단을 통해 수출기업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 우리 기업의 수출에 장애가 되는 애로를 즉각적으로 해소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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