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3 09:06

“무역 중요성 늘 강조하면서 물류업 등한시하는 현실 안타까워”

인터뷰/ 나우리해운항공 문종석 사장
올해 첫 해수부장관 표창 수상 영예…포워더 운송주선인 권리회복 공로 높게 평가받아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 나우리해운항공 문종석 사장이 한국국제물류협회 물류인상 시상식에서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해양수산부장관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문 사장은 지난 1997년 나우리해운항공을 설립해 LCL(소량화물) 운송에 특화된 국내 주요 콘솔(화물혼재)사로 성장시켰다. 아시아, 유럽, 북미,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교역국으로 정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제물류협회(KIFFA)에서 오랜 기간 임원직을 수행하며 업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한 공로를 높게 평가받았다.  

특히 나우리해운항공을 포함한 LCL 취급 포워더 7개사를 대표해 부산해양경비안전서(현 부산해경)과 2017년부터 2년 동안 긴 법정 다툼을 벌여 컨테이너작업장(CFS)에서 LCL화물에 대한 포워더의 검량 행위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 내는 혁혁한 성과를 냈다.

이후에도 문 사장은 전 세계 30개국 대형물류기업들과 파트너십으로 안정적인 항로를 유치시키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국 선전 LCL 콘솔 직행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나우리만의 차별화된 사업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문종석 사장을 만나 그간의 사업 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었다. 

Q. 2024년 국제물류협회 물류인상 시상식에서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소감은?
개인적으론 영광이지만 한편으론 우리 포워딩업계에 입지전적인 인물들이 많은데 제가 이 상을 수상하게 돼 과분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수상은 저 개인보단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꾸준히 사업 성장을 위해 노력해 준 회사 임직원들과 업계 위상을 높이고자 힘써왔던 협회 관계자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Q. 국내 포워딩업계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고 들었다. 
30년 넘는 오랜 기간 동안 물류업계에 종사하면서 포워딩업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아직까지도 우리 업계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이 낯설다고 느껴진다. 국제물류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선사, 항공사 등의 운임과 화주들에게 제공하는 운임 차액으로만 운영하는 사업이라는 단순 인식이 흔하다. 국제물류업은 국제교역 시작의 가격결정에서부터 운송완료 수금까지 무역 거래를 완성시키는 중요한 기간 산업이면서 막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간 산업이다.

무역의 중요성은 늘 강조되면서 무역의 기반을 형성하는 물류산업의 중요성이 등한시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나라 물류 산업은 지난 2020년 국내 GDP의 약 8%인 150조원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Q. 부산항 물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국내 LCL 콘솔사들은 어떤 기여를 했나.
국내 콘솔사들은 아시아와 북미, 중남미 각 국에 적극 홍보해 동·서 방향으로 가는 모든 LCL 화물을 부산항으로 유치하는 성과를 거둬 우리나라를 전 세계 주요 LCL 허브로 키우는 데 이바지했다. 중동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 극동아시아와 미주 대륙 각국으로 가는 모든 LCL 화물을 동일 컨테이너에 혼재해 부산항으로 보내면 콘솔사들이 각 목적항 별로 재분류해 신속하게 운송하게 된다.

LCL 화물 품목을 살펴 보면 주로 시제품 샘플, 경박단소 제품, 종류가 세분화 돼 있는 의류, 섬유 등이 있다. LCL 콘솔업은 이러한 화물들을 안정적인 운송을 통해 보관 제고를 줄여서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대단히 중요한 물류 방식이다. 콘솔업은 물류 허브 항구의 필수 업종이기도 하다. 창고, 운송, 포장 등의 물류 관련 인프라를 갖추고 관세 행정도 선진화돼 있는 국가들만이 LCL 허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LCL 콘솔업 종사자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Q. 국내 LCL 시장이 어려워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최근 중국, 동남아 지역 등 근해항로에서만 콘솔 서비스를 하던 회사들의 수익률이 경쟁적으로 내려가다 보니, 회사의 LCL 부문을 중단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수익률뿐 아니라 중국 등의 물동량 감소도 심각해 LCL 서비스를 세계 전 지역으로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각자 차별화된 생존 전략으로 불경기를 이겨내야 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Q.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물류 플랫폼 회사들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물류를 플랫폼화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물류에는 거대 사회간접자본(SOC)를 가진 선박, 항만, 철도 등 많은 업체와 정부 기관들이 연관 돼 있다. 이들을 한 데 모아 방대한 정보를 수집·운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또 온라인상으로 물류에서 발생하는 현장 운송 업무에 관한 여러 변수들을 적절히 대응하기엔 아직까진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LCL 화물 운송엔 현재까지 더더욱 적용하기 어려울 걸로 예상된다. 

Q. 국내 유일의 중국 선전 LCL 콘솔 직행 서비스는 잘 운영되고 있나.
여전히 많은 물량을 소화하며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중국 서커우항까지 해상 운송한 후 첸하이(前海) 콘솔리데이션허브(콘솔창고)에서 컨테이너를 적출하고, 적출된 화물을 남중국 주요 도시나 선전의 주요 시내로 운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첸하이 콘솔허브는 자유무역지대(FTZ)라서 중국 세법을 적용받지 않는 이점이 있다. 또 세관·출입국관리·검역(CIQ)이 잘 갖춰져 화물 적출과 혼재작업, 수입통관작업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선전으로 가는 주요 운송 경로는 아직도 홍콩을 경유하는 물동량이 대부분이지만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의 관세 혜택은 환적한 화물에는 적용 받지 못한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고자 중국 국영 물류기업인 차이나머천트 등과 협력해 이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 이젠 서커우항 서비스도 안정화돼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Q. 신규 서비스 소식은 있나.
최근엔 루마니아 콘스탄차,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을 연결하는 물류 서비스를 시작했고, 캐나다 밴쿠버, 토론토, 몬트리올까지 주 1~2회 운영하는 정기적인 서비스를 정착시켰다. 우리 회사는 신규 물류 서비스를 개설하는 등 꾸준히 사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서비스를 적극 개발하고 기존 서비스 운영도 공고히 해나가겠다.

Q. 해결해야 할 업계 현안 또는 정부 당국에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국제물류업에 대한 정부나 정책 입안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국제물류업을 기존의 주선과 중개 정도로 생각하는 미시적인 관점보단 해상·항공·철도·육상운송, 창고업, 항만하역, 통관업 같은 각각의 기간 산업이 함께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해상 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  

정부 조직에 물류부 또는 물류청이 신설돼야 한다는 국제물류협회의 논리와 궤를 같이 한다. 해운은 해수부에, 통관은 관세청/기재부에, 육송은 국토부에, 기타 물류업 일부는 행안부에 각각 흩어져 있어 원활한 물류를 위한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현실이다. 세계 물류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우리나라 물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각 부처에 나눠어져 있는 물류 업무를 한 데 모아야 한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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