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2 10:00

기고/ 항만배후단지도 킬러규제 철폐로 부가가치 창출 극대화해야

김학소 자문위원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지자체 등이 지난 60여 년간 우리나라의 한국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온 전국의 산업단지에 대한 킬러 규제를 완화시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산업단지를 글로벌 기업과 청년들이 찾는 산업 캠퍼스로 재생시키겠다는 계획은 부가가치 창출 활동이 부진한 항만배후단지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산업단지, 규제에 묶여 첨단화 실패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조성되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산업단지는 현재 전국에 1274곳에 조성돼 있으며 지정 면적 4.2억평, 고용 인원 230만명, 11.9만개 기업이 입주해 생산 1271조원, 수출 4460억달러를 시현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 단지 중 신규 산업단지의 경우 첨단 산업과 다양한 시설이 입주됨으로써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지역도 있으나 조성된 지 20년이 넘는 노후화된 산업단지도 471개에 달하고 있다. 이들 노후화된 산업 단지는 각종 규제에 묶여 업종 전환과 첨단화에 실패했으며 제도, 시설, 인력 등의 다양한 면에서 철통같은 규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제도적인 측면에서 수십 년간 입주업종을 제조업으로 제한함으로써 신산업,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의 융합산업의 입주가 불가능해 편의점, 카페, 식당, 체육관 등의 입주가 금지됨으로써 커피를 사기위해 차를 타고 5㎞를 이동해야 하는 산업 단지가 부지기수다. 앞으로 이들 킬러 규제가 거의 완벽하게 철폐되거나 완화된다.

우선 업종 제한을 개선하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수시로 신산업의 입주 가능 여부를 판단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입주 후 5년간 산업단지 내의 공장의 매매 및 임대가 금지돼 있어 자금유통이 불가능했던 것도 향후에는 5년 전이라도 금융·부동산 투자회사에 매각 후 임대할 수 있도록 자산유동화가 허용된다. 또한 시설 측면에서 용지가 산업시설로 지정됨으로써 편의시설, 문화시설, 복지시설 등의 입주가 불가능했던 것도 토지 용도의 변경 가능 면적을 현행의 3만㎡에서 10만㎡로 확대함으로써 약국, 공원, 편의시설의 입주가 가능해지고 공장을 편의점이나 식당으로도 변경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인력공급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한도를 현행의 2배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환경부에서는 “화학물등록평가볍”, “화학물질 관리법”의 기준을 유럽과 국제적 수준으로 완화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에 8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와 동시에 산업단지 내 각종 사업의 마지막 관문으로 불리는 환경영향평가의 경우에도 첨단산업단지에서 환경에 대한 영향이 미미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간이평가제도를 도입, 압축식으로 진행함으로써 환경 킬러 규제에 대해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기로 했다.

한편 국가전략 산업단지를 도입해 차세대 먹거리산업인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3개 분야에서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해 새만금, 포항, 청주, 울산, 용인, 평택, 이천·화성, 천안·아산지역에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정부, 킬러규제 완화 위해 10년간 24조 투입

정부는 이러한 산업단지의 킬러 규제를 완화해 인허가의 신속처리, 세제 예산의 지원 용적률 완화 및 예타특례 등의 지원과 향후 10년간 24조원을 투입해 1만2000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산업단지에서의 킬러 규제의 완화는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을 한 단계 상승시켜 G7으로 가는 길을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킬러 규제 개혁이 필요한 분야가 또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항만배후단지다. 우리나라 항만산업은 수출입물동량의 99%를 취급하고 있는 시설로 현재 세계 4위 수준의 물동량 처리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항만당국에서는 우리나라 항만을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메가포트를 구축하고 항만배후 단지에 민간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물류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제4차 항만배후단지 기본계획에 의거 전국 주요 항만에 3000만㎡의 배후단지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며 여기에 민자간자본 1.4조원을 유치함으로써 항만배후단지를 산업공간으로 조성해 나가는 동시에 부산항과 인천항 등 주요항에 예산을 투입해 스마트 공동물류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항만배후단지는 자유무역지역으로서 국내기업 및 국제기업이 입주할 수 있으며 특히 제조기업, 물류기업은 물론 전 업종의 입주를 허용하는 동시에 글로벌기업 및 해외유턴기업의 유치를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항만배후물류단지에서의 부가가치 창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물류기업의 제조업 겸업을 허용하는 획기적인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항만배후단지에서 화물의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금지하는 장애를 극복하도록 하려면 물류기업이 제조업자로 등록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항만배후단지의 실상을 살펴보면 아주 근본적인 문제가 항만배후단지의 부가가치 창출을 저해하고 있다. 항만배후단지는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지역으로서 자유무역지역법의 규제를 받는다. 항만배후단지에 입주하고 있는 물류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SCM의 구조변화에 따라 다양한 국가로부터 원재료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해 부가가치 제고활동을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왜냐하면 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하는 기업은 업종별로 고유의 번호를 부여받는바 제조업은 41, 도매수출업은 75, 하역운송업은 76, 보관업은 77, 복합물류업, 도매수출입업은 78, 전시·수리공급업은 79, 전자상거래 국제물류센터는 78을 부여받는다. 예컨대 물류기업은 원형의 변경이 없는 가공행위 즉 포장, 분류, 라벨링 등은 가능하나 원형의 변경이 있는 경우는 제조행위에 해당되어 입주계약을 변경하거나 제조업을 추가로 등록해야 한다.

만약 물류기업이 제조업을 동시에 등록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실제로 부산항 신항에는 복합물류업과 제조업을 동시에 등록한 업체들이 상당수 있다.

이들은 제조업을 등록하자마자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에 따라 공장설립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물류센터 내 일부 공간 또는 분양받은 토지에 공장을 건축해야 한다. 그러나 물류기업이 제조업을 등록하고 공장을 세운다하더라도 화주의 원재료, 부재료를 가지고 부가가치 활동인 제조활동을 할 수 없다. 자유무역지역법 29조에 의거 입주업체가 자유무역지역에 반입되는 물품을 사용·소비하기 위해서는 세관장에게 신고해야 하고 관세를 납부해야 한다. 다만 물류업체 지신이 직접 사용 또는 소비하는 경우는 제외된다.

만일 물류기업이 제조업을 등록하고 화주의 요청을 받아 화물을 제조가공하는 경우는 어떠한가. 이러한 경우에도 즉 물류기업이 제조업까지 등록해 공장을 건축하더라도 물류업체 자신의 소유 원재료를 제조·가공하지 않는 한 모든 화물은 수입통관절차를 거치고 관세를 납부해야 한다.

결국 물류기업은 부가가치 활동을 하고 싶어도 화주의 화물을 가지고 자유무역지역 내에서 가공 행위를 하는 것은 수입통관 및 관세납부, 화물재고관리, 화물장치기간 제한 등등의 다양한 규제로 실익이 없다. 따라서 항만배후단지에서 부가가치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가산업단지, 일반산업단지와 동일하게 제조업을 유치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 된다. 즉 다국적 제조기업이나 수출입제조기업을 유치해 항만배후지역에서 생산해 수출입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항만이 추구하고 있는 글로벌물류허브기능의 발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항만당국에서는 세계 3대물류강국을 건설한다는 비젼을 가지고 글로벌 물류공급망 허브 및 글로벌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항만배후단지에서 만큼은 자유무역법에 존재하는 제조업 킬러 규제를 초법적 차원에서 철폐해야 한다. 단순한 제조업 등록허용을 넘어서 부가가치 창출을 저해햐는 항만배후단지의 킬러 규제를 철폐하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가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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