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4-09 17:41

"항로 벗어난 비행기 때문에 소음 피해 심각"

(인천=연합뉴스) 강종구기자=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공항 주변 섬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주원인은 인천공항을 오가는 항공기들이 규정된 입.출항로를 이탈, 섬위로 비행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인천공항을 떠나는 2개 출항로는 활주로를 떠나 북쪽으로 3∼5마일 직진한 뒤 인천 옹진군 장봉도를 끼고 왼쪽으로 돌며 바다 위로 비행, 장봉도 지역을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돼 있다.
그러나 주민들로 구성된 인천 옹진군 장봉도 소음대책위는 9일 "밤낮으로 마을위로 날아다니는 비행기들을 쉽게 볼 수 있다"며 "규정된 직진거리를 지키지 않고 좌회전하는 비행기들로 인해 소음피해가 더욱 심각하다"고 밝혔다.
장봉도 소음대책위는 항공기 소음으로 주민들이 밤잠을 설치고 건물 유리창이 흔들릴 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에도 지장이 있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며 10일 오후 옹진군 장봉출장소에서 정식으로 대책위 발족식을 갖고 활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옹진군도 지난 4일 공항에서 서북쪽으로 5km 가량 떨어진 장봉도에서 벌인 실사 작업 결과, 장봉도 상공을 비행하는 비행기들이 수차례 발견되는 등 주민들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조건호 옹진군수는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공사 강동석 사장을 만나 비행기들이 규정 항로를 준수해줄 것과 공사측이 주민 민원에 관심을 갖고 협의토록 요청한 뒤장봉도 한 주민 집에서 하루 묵으면서 소음 피해 정도를 체험할 계획이다.
공항공사측은 이에 대해 "소음 정도가 시간, 요일별로 편차가 커 1개월 가량 평균치를 내 봐야 유효한 수준의 통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 측정결과로는 기준치를 초과할 정도로 소음이 심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항로관계를 담당하는 서울항공청 관계자는 "레이더 기록 검토결과, 비행기들이 규정항로를 벗어나 운항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소음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명될 경우 항공기의 직진거리를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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