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9 14:20

한일항로/ 수요 약세에 운임도 내리막길

해진공 운임지수 3주새 20弗 하락


세계적인 해운 시황 하락이 한일항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요가 두 자릿수로 하락하면서 운임도 하방 압력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선사들은 공급을 조이고 있지만 시황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올해 마지막 기간(11~12월) 선적상한선(실링)을 80%로 설정했다. 전기(9~10월)의 83%에 비해 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선사들은 일본 최대 성수기인 10월에도 실링 달성이 여의치 못했던 점을 고려해 공급 축소에 나섰다.

이 같은 조치에도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10월에도 실링을 간신히 넘어서는 데 만족해야 했던 선사들은 마지막 두 달에도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상승일로였다가 올해 들어 부진의 늪에 빠진 수입화물의 약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수입뿐 아니라 수출화물과 환적화물까지 모두 약세에 허덕이고 있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엔 실링을 80%로 강화해 여유롭게 목표를 달성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식 집계된 9월 물동량은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띠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9월 한 달간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2만12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13만8200TEU에 비해 12.3% 감소했다.

수출화물은 5% 늘어난 2만6200TEU를 기록, 호조를 보였지만 수입화물은 11% 감소한 2만3100TEU에 머물렀다. 환적화물은 18% 감소한 7만1900TEU였다.

수출화물은 6월 이후 세 달 만에 플러스 성장을 낸 반면 수입화물은 네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환적화물은 전달 8% 성장했다가 두 달 만에 다시 내림세로 전환했다. 특히 감소율이 두 자릿수에 이른다는 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는 대목이다. 

9개월간 한일항로 누계 물동량은 130만5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1만8400TEU에서 1.4% 감소했다. 수출은 2% 늘어난 25만8800TEU, 수입은 3% 감소한 23만9400TEU, 환적화물은 2% 감소한 80만2200TEU였다. 8월까지 플러스였던 환적화물 누계 증가율은 9월의 심각한 부진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운임도 하락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10월 현재 국적 근해선사의 부산발 일본 게이힌(도쿄·나고야·요코하마) 한신(오사카·고베)행 공표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75~320달러 수준이다.

태영상선은 12월1일부로 발효되는 공표운임을 27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아직 변경된 운임을 신고하지 않은 선사들도 조만간 재공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양 또는 외국선사들은 전달 수준을 유지하거나 올려 대조를 보였다. 우리나라 HMM은 180달러,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150달러를 각각 공표했다. 머스크는 오사카 구간에서 500달러를 부과한다. 카페리선사인 팬스타라인은 오사카 구간에서 600달러, 도쿄 구간에서 700달러를 받는다.

한 때 250달러대까지 올랐던 수입항로 운임은 1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하반기 유가할증료(BAF)는 245달러다.

해양진흥공사에서 이달부터 발표를 시작한 한국-일본 간 운임지수(KCCI)는 21일 현재 TEU당 862달러를 기록했다. 발표 첫주 881달러에서 소폭 하락했다. KCCI는 기본운임에 유가할증료(BAF)와 통화할증료를 합산한 수치다.

한편 고려해운은 다음달부터 수입항로 터미널조작료(THC)를 3만2000엔에서 3만3500엔(약 32만원)으로 인상한다.

취항 선사 관계자는 “동남아항로의 약세가 표면화되면서 한일항로 운임도 4분기(10~12월) 들어 하락하는 추세”라며 “시장에선 수출 운임이 250달러를 밑도는 수준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항로 개편 소식으로 남성해운은 부산과 일본 서안을 연결하는 BJ1 서비스에서 하카타항을 추가 기항한다. 개편 후 일정은 부산(목·금)-히로시마(토)-이요미시마(월)-마쓰야마(화)-이마바리(화)-이요미시마(수)-미즈시마(수)-하카타(목)-부산 순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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