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건국기념일인 국경절에 대비해 선사들이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 카드를 꺼내 들며 공급량 조절에 나선다.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로 구성된 2M과 프랑스 CMA CGM과 중국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 등 4개 해운사로 구성된 오션은 유럽항로에서 각각 15만TEU 10만TEU 규모의 임시결항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부분 선사는 9월 셋째 주부터 10월 둘째 주까지 일부 서비스에서 선박 운항을 취소한다. 선사들은 국경절 이후에도 수요 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임시결항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 약세 시황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선사 관계자는 “국경절을 앞두고 밀어내기 물량마저 실종되면서 대규모 임시결항이 진행되는 것”이라며 “선사들의 결항이 시황 반등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펠리스토항과 리버풀항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면서 유럽 항만의 물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노동조합인 유나이트에 따르면 펠릭스토항 노동자들은 이달 27일부터 8일간 2차 파업에 나선다. 최근 사측에서 임금 7% 인상과 750파운드 일시금 지급을 제안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하면서 지난 8월에 이어 추가 파업이 예고돼 있다. 10%를 초과하는 인플레이션에 상응하는 임금을 올려달라는 게 노조 측 요구다.
더불어 리버풀항에서도 9월19일부터 10월3일까지 2주 동안 파업이 예정돼 있어 물류 차질이 전망된다. 선사 관계자는 “파업이 영국의 컨테이너 수출입 물동량과 공급망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운임은 최고점 대비 반 토막 났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9월16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545달러를 기록, 16주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해 3월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전월 4788달러와 비교하면 26% 하락한 수치다. 지중해도 TEU당 5483달러에서 31% 하락한 3777달러를 기록했다.
북유럽은 올 들어 최고치인 7797달러에서 55%나 떨어지며 4000달러 넘게 빠졌다, 같은 기간 지중해는 7522달러에서 50% 하락했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네덜란드 로테르담행 공표 운임 역시 9월 현재 TEU당 3000~4000달러로 전달 3378~5875달러에서 하락했다.
물동량은 물가상승 여파로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에 따르면 올해 6월 아시아 16개국발 유럽 53개행(유럽 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10% 감소한 132만9600TEU로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중국이 9.3% 감소한 101만1000TEU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동북아시아 역시 27.2% 급감한 11만6400TEU인 반면, 동남아시아는 2% 증가한 20만2200TEU로 집계됐다. 1~6월 누계 실적은 4.7% 감소한 799만4700TEU에 머물렀다. 중국이 4.7% 감소한 593만9800TEU, 동북아시아가 12% 줄어든 84만7000TEU에 그쳤다. 반면 동남아시아는 1.7% 증가한 120만8000TEU를 기록했다.
한편, 유럽 최대항만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연간 최대 70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컨테이너터미널이 들어선다. 최근 MSC의 터미널자회사 TiL과 홍콩계 글로벌 항만운영사인 허치슨포트가 공동으로 로테르담항에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새 터미널의 연간 최대 처리능력은 700만TEU로,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공용될 계획이다. 터미널은 허치슨포트의 ECT 델타터미널, 델타2 터미널과 인접한 곳에 개발된다. 총길이 2.6km인 안벽에 5개의 선석을 갖출 계획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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