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조선사들이 지난해 친환경선박 건조와 원가 절감 노력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 개선을 이뤄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중견 조선사의 매출 총액은 전년 12조8080억원 대비 17.5% 증가한 15조51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합계는 2023년 -1830억원에서 지난해 954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253억원에서 1조1104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
해사물류통계 ‘국내 중견조선사 2024년 영업실적’ 참조)
HD현대미포 HJ중공업 케이조선 등 3곳은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으며, 대선조선은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HD현대삼호와 대한조선은 세 자릿수의 이익 성장을 일궜다.
조선업계는 과거 수주한 저가 물량이 해소되고 건조 단가가 높은 친환경선박 건조가 본격화하면서 실적이 좋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원감 절감과 공정 안정화 등도 수익성 개선의 요인으로 꼽았다.
HD현대삼호, 지난해 매출액 7兆 달성 ‘역대최대’
HD현대 계열 조선사들은 건조 물량이 늘면서 매출액이 두 자릿수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도 크게 개선됐다. 특히 HD현대삼호의 매출액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영업이익은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HD현대삼호는 지난해 매출액 7조원, 영업이익 7236억원, 순이익 6841억원을 각각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 5조9587억원에서 17.5% 성장했고, 영업이익 순이익도 각각 3017억원 2112억원에서 2.4배(139.8%) 3.2배(224%) 폭증했다.
회사 측은 “친환경선박 건조가 늘면서 외형이 확대됐으며 선가 상승 및 강재가 하락의 영향 등을 통한 손익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미포는 영업이익 601억원, 순이익 948억원을 각각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의 -1662억원 -1452억원에 견줘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 4조13억원에서 14.3% 증가한 4조5726억원을 냈다.
HD현대미포 관계자는 “2021년 이후 4년 만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으로, 고수익 선종 위주의 선별 수주와 공정 안정화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케이조선·HJ중공업 영업익 ‘흑자전환’
대한조선과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도 외형을 확대했으며, 내실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영업이익 1581억원, 순이익 172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59억원에서 4.4배(340.3%) 폭증했으며, 순이익 역시 전년 383억원에서 4.5배(350.6%) 증가한 실적을 일궜다. 매출액도 1조753억원을 기록, 전년 8164억원 대비 31.7%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23년 374%에서 2024년 198%로 개선됐다.
조선사 측은 “과거 수주한 저가 수주 물량이 해소됐고, 고부가 친환경선박 건조 물량이 매출로 인식되면서 수익 증가 추이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9월 KHI로 회사 주인이 바뀌면서 도입된 ‘신경영 관리’를 통한 원가 경쟁력 향상 노력도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케이조선은 매출액 9347억원, 영업이익 112억원, 순이익 426억원을 각각 거뒀다. 전년 7081억원 대비 매출액은 32% 신장했으며,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케이조선 측은 “흑자전환에 성공한 배경에는 지난 2021년 투자 유치 이후 생산 안정화와 원가 절감 노력, 그리고 저가 물량 해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 등이 있다. 이로써 케이조선은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전망은 더 밝다. 케이조선의 주력 선종인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의 시장 가격 상승과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에 따른 선박의 교체 수요는 꾸준히 유지됨에 따라 올해는 더 많은 매출과 수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HJ중공업은 지난해 조선 부문에서 매출액 8245억원, 영업이익 291억원을 각각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 7248억원 대비 13.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1300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조선사 측은 “친환경 컨테이너선과 해군 고속정 및 함정 MRO 사업분야 등에서 고른 수주를 달성했다. 2025년엔 전사적 원가 절감 진행 및 공정 안정화, 그리고 신수종사업 다각화로 수주 물량을 확보해 흑자전환 가속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선조선의 매출액은 전년 2752억원 대비 17.2% 증가한 322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04억원에서 -55억원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으며, 순이익은 -1670억원에서 5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반면, HSG성동조선은 매출액이 3235억원에서 3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후퇴했으며, 영업이익은 -44억원에서 -223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7개 조선사 중에서 유일하게 내실이 악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순이익은 -134억원에서 111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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