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9 09:08

빅데이터 활용한 해양사고 예방시스템 구축한다

인터뷰/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김경석 이사장
올해 친환경선박 인증사업 3배 늘어난 22척 목표


5월10일부로 취임한 지 1주년을 맞는 김경석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까지 해양사고를 30% 줄이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고자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고 예방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빅데이터에 기반해 사고 다발 지점을 관리하고 사고 원인을 제거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또 최근 주목받고 있는 ESG(친환경·사회공헌·윤리경영)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1월 전담조직을 신설했다고 소개하면서 ESG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해 추진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8척을 인증한 친환경선박 인증사업의 경우 올해 22척을 인증하는 목표를 수립했다고 전했다.

KSG.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소감은?
지난 1년간 공단에서 현장 경험을 포함해 해양안전 관련 분야의 다양한 경험을 했다. 코로나 사태로 정상적인 외부 활동이 어려웠지만 해양교통 안전체계 구축, 선박검사,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친환경 해양안전 R&D(연구개발) 활동 등 공단 업무 시스템을 체계화하면서 출범 3년차를 맞은 공단의 미션과 사명을 명확히 하는 데 힘썼다. 특히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전국 19개 지사, 12개 운항관리센터, 파견지 등을 일일이 찾아가 공단 직원들의 목소리는 물론 어업인을 비롯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앞으로도 정부나 해양안전 담당 기관이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방식보다, 현장에서 직접 어선으로 조업하는 어업인, 여객선을 운항하는 안전관리자와 이용하는 국민, 낚시어선 등을 타고 레저 활동을 즐기는 분들이 안전수칙을 지키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안전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 국민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바닷길을 만들어 가겠다.

KSG. 공단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해양사고 저감이다. 중점 추진 현안이 있나?
해양수산부는 2026년까지 진행되는 제3차 국가해사안전기본계획에서 해양사고와 인명피해를 각각 30% 저감하는 목표를 정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전체 해양사고가 2700여건으로, 전년 대비 436건 감소했고 사망 실종 같은 인명피해도 4명 줄었다. 2013년부터 8년간 연평균 16%씩 늘어나다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공단은 그동안 빅데이터에 기반한 사고 원인 분석 방법을 도입해 심층적으로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사고 다발 지점을 특정해 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선박 프로펠러가 그물에 감기는 사고가 많이 나는 지점을 빅데이터로 파악해 해양환경공단과 협력해서 해양쓰레기를 집중적으로 치우는 식이다. 충돌 전복 침몰 화재 등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주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추진과제와 기관손상, 부유물 감김 등 단순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과제를 함께 추진하려고 한다.

KSG.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해양사고를 예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어떤 사업인가.
지난해부터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는 해양사고 예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해양사고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원인 분석이 중요하다. 선원 선박 항로 등의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해양 사고와 관련된 데이터를 구별하고 추출해서 사고를 예측하고 예측된 위험도를 기반으로 최적의 예방 활동을 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데이터에 기반해 과학적인 처리가 가능하도록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해양사고 인포그래픽 서비스 ▲해양사고 통계분석서비스 ▲해양사고위험도 예보서비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양사고위험도 예측서비스는 과기부가 추진하고 있는 데이터 플래그십 공모전에서 2020년과 지난해 연속 선정된 아이템이다. 지난해는 참여기관 중 유일하게 우수 등급을 받아 그 우수성을 증명했다. 

KSG. 연안여객선사들이 운임에서 2.9% 공제하고 있는 운항관리비를 국가에서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박 안전 확보는 선사에서 해야 할 게 있고 국가에서 해야 할 게 있다. 하지만 <세월>호 이후 기업이 해야 할 일까지 국가가 나서서 챙기고 있다. 여객선이 출항할 때 공단에 소속된 운항관리자가 안전과 관련된 많은 부분을 점검한다. 여객 출항뿐 아니라 여객 탑승, 화물 고박 등까지 본다. 우리 인력만으로 하는 게 아니라 해사안전감독관도 또 한다. 국가에서 2중 3중으로 선박 안전을 체크한다.

예전부터 (안전관리 비용을 국가에서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선사들의 요구가 있어서 기재부나 국회와 협의했는데 진전은 없다. 운항관리업무가 한국에만 있는 특수한 제도 아닌가. 외국에선 여객선사들이 모든 안전 업무를 직접 한다. 기재부도 선사에서 안전관리 업무를 하는 게 맞지만 국가에서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을 일정부분 선사에서 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은 방법인지 좀 더 고민해보겠다. 

KSG. 전 세계적으로 해양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해양 환경 규제가 국제적으로 강화되면서 친환경선박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친환경 기자재 검사 기준을 개발하고 친환경선박 국가인증제도를 정부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친환경선박 인증은 전기 LNG 등의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거나 DPF(입자상물질 배출저감설비) SCR(선택적 촉매 환원장치) 같은 배출가스 저감 설비를 단 선박을 1~5등급으로 인증하는 제도다. 인증 결과에 따라 선박 건조 비용의 최대 10%까지 국가보조금을 지원받는다. 지난해 총 8건의 친환경선박을 인증했고 올해는 22척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안선박의 경우 관공선을 중심으로 우선 인증을 벌인 뒤 일반선박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KSG. 본사 1층에 선박조종 시뮬레이션 센터를 구축했다. 어떤 역할을 하나.
지난해 3월 공단 본사에 선박조종시뮬레이션센터가 문을 열었다. 선박운항자의 시각에서 해상현실을 재현한 가상현실 실험센터다. 선박 운항 상황을 재현해 다양한 사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엔 해상풍력단지 조성, 레저 활동 증가 등으로 해상교통 환경이 갈수록 복잡 다변화해가는 추세다. 선박조종시뮬레이션센터를 활용하면 해상교통안전평가를 보다 정밀하게 수행해서 더 안전한 해상교통체계를 세울 수 있다.

공단 시뮬레이터는 4개의 선교와 통제실, 진단 검증시스템, 가상현실(VR) 시뮬레이터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각 선교엔 대형스크린 조타시스템 레이더 전자해도 엔진시스템 항해통신 등의 실제 운항선박과 같은 장비가 탑재돼 있다. 국내 주요 무역항, 연안항, 어항, 고시항로 등 총 70개 항만을 구현할 수 있고 상선 여객선 어선 등 총 70종의 다양한 규모의 선박 조종이 가능하다. 

KSG. 해양교통방송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전략은 이렇다. 현재는 교통방송국에서 셋방살이 하듯 정기적으로 방송하고 있다. 부산 남해안은 경남방송, KNN과 하고 있다. 이렇게 콘텐츠를 만들다가 독립해서 할 수 있지 않을까? 부산엘 갔더니 빨리 해양교통방송을 안 하냐고 물어보더라. 낚시객과 어민 등을 모두 합치면 2600만명에 이른다. 이들이 라디오나 TV를 잘 안 본다. 결국 휴대폰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의 방송을 해야 하지 않겠나? 현재는 2027년까지 방송국 개국을 목표하고 있다.

KSG. 최근 부각되고 있는 ESG(친환경·사회공헌·윤리경영) 경영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공단도 ESG 경영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말 노사 공동으로 ESG경영 선포식을 했고 올해 1월 전담조직인 ESG혁신실을 신설했다. 올해는 종합계획을 수립해서 세부 실행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려고 한다. ESG위원회를 설치해 추진 과제를 선정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 해양교통안전 분야에 특화된 ESG 평가 기준과 지표를 개발하려고 한국선급(KR)과 공동으로 연구 중이다.

환경 측면에서 친환경 선박을 민간에 확대 보급하기 위해 보조금 지원사업을 정부와 공동으로 수행하고 스마트선박안전지원센터 건립사업추진단을 신설해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윤리준법실을 신설하고 청렴간담회를 실시하는 등 윤리·준법 경영체계를 강화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ESG 경영보고서도 발간하려고 한다. ESG 경영의 성과물을 집대성해 대내외에 공유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표준에 부합하는지 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 

KSG. 내부 경영시스템을 개선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어떤 내용인가?
올해로 해양교통안전공단으로 새롭게 출범한 지 3주년이 된다. 그동안은 공단이 첫 걸음을 떼는 기간이어서 외부에서도 많이 봐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새롭게 변화하고 지속성장하기 위해 2040 미래전략 발전을 수립하려고 한다. 선원 노령화, 검사 대상 선박 변화, 연륙·연도교 개통 등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첨단기술 활용 등 공단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다각적인 주제가 포함될 거 같다.

6월부터는 AI(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포털시스템을 운영한다. 선박 검사, 여객선 운항 관리, 연구 관리, 예산·회계·인사 등 모든 공단 업무를 AI로 처리하는 업무통합 시스템으로 구축한다. 업무 표준화와 효율화는 물론 인적 과실을 최소화해 업무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전보, 평가, 승진 등 인사관리제도를 고도화해 모든 직원이 자긍심을 갖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 기틀을 마련하겠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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