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02-05 09:07

[ 신임 朴載益 韓國船主協會회장의 솔직한 포부 ]

年初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정기적인 행사가 있다. 바로 각 해운 항만관련
협회들의 정기총회가 바로 그 것이다. 지난해의 협회 사업을 결산하고 새
해의 사업계획을 확정하는 일들이 정기총회라는 자리를 빌어 결정된다는 점
에서 관련 기업들의 관심도 자연 정기총회 결과에 모아진다.
우리나라선주들의 모임인 한국선주협회도 지난달 30일 96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신임회장에 朝陽商船 朴載益사장을 선출했으며 금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이 날 총회에 참석했던 기자들은 이번 제19대 선주협회장으로
선출된 朝陽商船 朴사장의 신임회장으로서의 소감과 포부가 종전 의례적인
것과는 달리 보다 인간적이고 솔직한 표현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협회
기능의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인가라는 질의에 대한 답을 설
명하면서 사실 朴회장 자신도 협회 일을 맡기전까지는 협회는 일없이 놀기
만 하는 것같다며 협회 존재의 무용지물론을 들고 나오는 원색적 불만을 토
로한 적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같은 사실은 아마 지난 날 독재 정부시절
기업들과 정부당국사이에 위치한 협회라는 단체가 기업들의 이익 대변보다
정부정책 전달의 시녀로서 보다 더 충실한(?) 역할을 하려 했다는 선입관
이 회원사들로 하여금, 협회 또는 협회집행부에 대한 불만으로, 정부에 대
한 비판과 비난의 소리로 대신 비쳐진 게 아니었던가 한다.
그러나 朴회장은 아무도 알아 주지 않고 열심히 한다해도 별로 빛이 안나는
협회 일을 맡았지만 주어진 여건과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 신임 선장
으로서 협회에 서비스적 정신을 도입하고, 회원사들의 입에서 협회라는 창
구를 통하면 새롭고 도움이 되는 정보에 밝아진다는 평가를 받게끔 일 잘하
는 협회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정신적 물질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는 등 실
로 2000년대 한국해운의 미래를 담당한 선주협회장으로서의 새로운 각오를
피력했다.
실로 협회라는 단체는 적은 예산하에 많은 사업계획을 실천해야 하는 현재
의 운영방안으로서는 회원사가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엔 누가봐도 역부족일
것이다. 해마다 정기총회장에서 보게 되는 것이 세계적이고 역사적인 사업
들만을 골라 신년도 사업으로 확정하면서도 누구 하나 그 같은 사업이 제대
로 되기위한 지원과 협조 방안에 대한 논의없이 그 건 내 일이 아니고 협회
가 알아서 해야할 일이라는 식이다. 선주협회는 선주들을 위한 단체이므로
선주들을 위해 계획된 신년도 사업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협회사
무국의 총 동원은 물론 선사들이 더 나서야 하고, 필요시 지원인력에 대한
파견, 아니면 공동문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의견 개진 등 아낌없는 협조와
노력들이 병행될 때만 가능한 것이다. 자긍심과 자신감없는 협회집행부나
사무국이 앞에 놓인 수많은 사업계획을 협회 단독의 힘만으로 달성할 것이
란 기대는 무리라고 본다.
우리는 제19대 한국선주협회장으로 선출된 朴載益회장이 협회장으로의 임무
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위해서는 선협사무국을 비롯한 집행부가 자부심을
갖고 소신있게 협회일을 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 가장 급선무이며
이같은 일은 협회장의 단독적인 노력보다 협회집행부와 이사진 그리고 선
사대표자들의 공동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신임선장, 젊고
패기에 찬 신임회장이 밝힌 포부가 그대로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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