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한러항로는 빨간 불이 켜졌다.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로 러시아 항만을 취항하는 많은 컨테이너 선사들이 운항 중단에 동참했다.
국적선사 HMM과 고려해운을 비롯해 덴마크 선사 머스크의 아시아역내선사인 씨랜드, 스위스 MSC, 프랑스 CMA CGM,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 등이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일부 선사들은 운항 횟수를 축소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발 극동 러시아행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2만800개를 실어날라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주 평균 5200TEU로,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 물동량은 1550TEU, 보스토치니행은 3650TEU를 기록했다.
블라디보스토크행 화물은 전월보다 19% , 보스토치니행은 25%의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3월 첫째 주 수출 물동량이 반등하기도 했지만, 러시아 제재 조치로 인해 3월 둘째 주 이후 다시 하락했다.
한러항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한 선사는 “2월말 이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신규 물동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면서 “환적 및 선적이월(롤오버)된 화물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전자 제품, 기계류, 기기 부품 등의 품목들이 수출 제한에 걸리면서 잡화류 위주로 선박에 실어나르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항만의 기항이 어려워지면서 유럽 지역의 항만 혼잡이 가중되고 있다.
프랑스의 해운 분석기관 알파라이너(Alphaliner)는 선박의 기항지 변경을 비롯해 공급망 혼선 가중, 항만의 컨테이너 화물 적체로 인해 물류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2021년 큰 성장세를 거뒀던 시베리아횡단철도(TSR) 화물이 불확실성의 증가로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해양진흥공사는 철도 화물이 해상운송으로 전환될 경우 물류 적체가 극심해져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연료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되면서 거래대금 결제가 막힌 점도 시황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한편 3월 한러항로 수출 컨테이너 운임은 전달보다 9% 하락한 TEU당 약 5200달러 수준을 적용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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