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한국조선이 액화천연가스(LNG)선 컨테이너선 탱크선 등을 앞세워 전 세계 발주량의 절반 가까이를 가져가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세계 1위를 사수했다.
우리나라는 고부가 선종으로 꼽히는 LNG선과 시황 급등으로 발주가 늘어난 컨테이너선 등을 골고루 쓸어담으며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한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사상 초유의 컨테이너선시장 호황은 글로벌 조선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 중국 일본의 컨테이너선 수주량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량은 전년 954만CGT(수정환산톤수) 대비 88.2% 증가한 1796만CGT로 집계됐다.
가스선 컨테이너선 등을 중심으로 신조 붐이 일면서 지난해 연간실적(2265만CGT)의 80%를 반년 만에 달성했다. 한국 중국 일본 모두 컨테이너선 수주가 크게 늘어난 게 눈길을 끈다.
베셀즈밸류 박홍범 지사장은 “컨테이너선시장 초호황으로 글로벌 수주량이 크게 증가했다”며 “해운시장 전반적으로 올해 말까지는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1년 전체 수주량은 최근 5년간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가별 수주 점유율은 한국이 48%, 중국 일본이 각각 41% 10%를 나눠 가졌다.
우리나라는 상반기 강점을 보이는 컨테이너선 가스선 등의 선종을 쓸어담으며 전년 192만CGT 대비 4.5배(347%) 증가한 858만CGT를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무했던 컨테이너선 수주량은 올해 336만6000CGT에 달하며 세계 1위 등극에 힘을 보탰다.
LNG선은 전년 9만5000CGT에서 올해 134만CGT로 14배(1310%), LPG선은 21만CGT에서 143만CGT로 6.8배(585%) 각각 폭증했다. 탱크선도 전년 131만CGT에서 216만CGT로 64.8% 늘었다.
특히 한국은 LNG선의 글로벌 수주점유율이 93%에 달하며 7%인 중국을 압도했다. LPG선 역시 8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0%대에 그친 중국을 제치며 가스선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했다.
중국은 전년 491만CGT에 견줘 48.6% 증가한 731만CGT를 기록하며 2위에 머물렀다. 주력 선종인 벌크선 탱크선의 수주량이 전년 대비 각각 20% 50% 감소한 148만CGT 78만CGT에 그쳤다. 반면 컨테이너선은 전년 81만CGT에서 435만CGT로 5배 이상 늘었다.
3위 일본의 수주량은 198만CGT 대비 8% 감소한 181만CGT에 머물렀다. 탱크선이 6만CGT로 전년 86만CGT 대비 93% 급감했으며, 벌크선도 34만CGT에서 6만CGT로 82.3%나 감소했다. 반면 컨테이너선은 전년 32만CGT 대비 3.6배(259%) 증가한 115만CGT를 달성했다.
선종별 글로벌 발주량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수주잔고를 든든하게 책임진 LNG선 LPG선 컨테이너선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LNG선은 2.9배(190%) 증가한 144만CGT, LPG선은 5.2배(423%) 증가한 180만CGT, 컨테이너선은 7.8배(678%) 증가한 887만CGT로 각각 집계됐다. 자동차선은 4만CGT에서 77만CGT로 18배(1722%) 폭증했다.
반면 중국의 주력 선종인 벌크선은 전년 279만CGT 대비 45% 감소한 154만CGT에 그쳤다. 탱크선도 전년 339만CGT에서 6% 감소한 318만CGT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선종별 포트폴리오 구성 측면에서도 좋은 상황을 보였다. 탱크선 컨테이너선 LNG선 LPG선이 각각 29% 38% 7% 22%의 비율을 기록했다.
중국은 벌크선 탱크선 컨테이너선에서 28% 14% 48%로 나타났으며, LNG선 LPG선은 1% 4%에 불과했다. 일본은 컨테이너선 점유율이 62%로 압도적이었으며, 벌크선 탱크선 LPG선 자동차선은 3% 9% 9% 16%에 그쳤다.
에버그린·HMM, 韓조선 선박발주 ‘1·2위’
전체 수주량 중 자국 선주 비율은 우리나라가 중국 일본에 뒤처진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일본은 각각 38%를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21%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선박을 발주한 곳은 대만 선사 에버그린이었다. 에버그린은 한국 조선소에서 20척의 선박을 짓기로 결정했다. 2위는 우리나라 HMM(옛 현대상선)으로 1위 에버그린보다 8척 적은 12척의 선박을 발주했다.
이어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쉬핑(EPS), 중국 SITC, 홍콩 시스팬이 각각 10척의 신조선을 우리나라에서 건조한다. 6위는 현대LNG해운으로 9척의 선박을 발주했다.
중국은 중국개발은행 20척, 중구쉬핑 18척, 루이양쉬핑 14척 등으로 자국 선주 비율이 우리나라에 비해 높았다. 나머지는 시스팬, 프랑스 CGM-CGM으로 각각 22척을 발주했다.
일본을 찾은 선주는 완하이라인(36척), NYK(20척), 쇼에이기센(5척) 등으로 각각 파악됐다.
韓조선 ‘쾌속순항’…수주조선소 ‘톱 5’에 4곳 포진
우리나라 조선소는 올 상반기 단일조선소 수주량 톱 10 명단에 5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특히 톱 5에 4곳이나 포진해 조선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중국 일본은 각각 3곳 2곳에 그쳤다.
삼성중공업은 올 상반기 242만9300CGT의 수주량을 기록, 단일조선소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컨테이너선은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를 든든히 채워준 효자 선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조선사는 올 상반기 컨테이너선 38척, 탱크선 7척, LNG선 3척 등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236만8600CGT를 기록, 간발의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현대중공업은 컨테이너선 19척, LPG선 15척, LNG선 9척, 탱크선 6척 등을 확보했다.
중국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3위 장쑤뉴양쯔장은 138만3700CGT로 1~2위인 한국 조선사들과 100만CGT의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각각 125만8000CGT 111만6900CGT 104만7500CGT로 4~6위에 자리했다. 일본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는 73만CGT를 기록하며 9위에 자리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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