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는 성수기를 맞아 물동량 상승세가 지속했다. 취항선사들에 따르면 부산발 극동 러시아행의 8월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1만6천개로 주 평균 4000TEU를 실어 날랐다. 보스토치니행 화물은 주 평균 2300TEU를 기록하면서 전월 대비 18% 증가했다.
블라디보스토크행은 하계 휴가와 태풍으로 인한 항만 적체 현상이 발생하면서 전월보다 소폭 감소한 1700TEU로 집계됐다. 화물적재율(소석률)은 선사 평균 95%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보스토치니로 향하는 물동량은 10%, 블라디보스토크는 13% 늘었다.
9월 둘째 주까지 한러 수출항로의 물동량은 8월 대비 약 1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추석과 중국의 국경절 연휴 등으로 화주들의 물량 밀어내기가 진행되면서 9월말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발 화물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에 할당된 선복량은 빠듯한 상황이다.
지난 8월말 MSC, 9월초 에미레이트쉬핑, 9월 중순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가 순차적으로 우리나라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컨테이너항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집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선사들은 서비스를 개시한 주에는 물량을 많이 실어 나르지 못했지만, 이후 항차부터는 전반적으로 상승 탄력을 보이면서 화물적재율은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물동량 강세에도 불구하고 운임은 COC(선사 소유 컨테이너)의 경우 TEU당 350~400달러 수준으로 비슷한 수준이 유지됐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성수기 할증료(PSS)을 준비하고 있지만 최근 한러항로에 뛰어든 선사들이 늘어나서 PSS 도입이 쉽지않다”면서 “연휴 이후 시장을 지켜보면서 도입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로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 관계를 맺은 지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양국 간 교역액은 1990년 9억달러에서 2019년 223억달러로 급증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러시아와의 철도 연결 등 협력 방안이 추진과 답보를 반복하고 있지만, 그동안 구체화되지 못한 인프라 프로젝트가 성사될 경우 높은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여 한러항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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