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3 16:59

HMM 세계최대 컨선 처녀취항 ‘한국해운 재건 신호탄’

2만4000TEU급 명명식…亞-유럽항로 12척 투입
文대통령 “열두척 초대형선 해운업 위상 되살릴 것”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HMM 제1호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밧줄을 끊고 있다.


HMM(옛 현대상선)이 대우조선해양에서 지은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000TEU급 신조 컨테이너선을 인도받으며 한국해운 재건의 닻을 올렸다.

HMM은 23일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에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을 가졌다.

이날 명명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배재훈 HMM 대표이사 등 관계자 16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석, 대모(代母) 역할을 수행했다.

이날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오늘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재건의 신호탄을 세계로 쏘아 올리게 됐다”라며, “열두 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업의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어려움에 처한 해운업을 지원하기 위해 선사들의 기존금융 부담을 완화하고, 신규 유동성 확보 등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 HMM 알헤시라스 >호로 명명된 신조선은 2018년 9월 계약한 12척의 2만4000TEU급 선박 중 첫 번째 인도된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이다.

 


이날 명명된 신조선은 내일(24일) 중국 칭다오로 출항한다. HMM은 < HMM 알헤시라스 >호를 디얼라이언스의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FE4 노선에 투입한다. FE4의 로테이션은 칭다오-부산-닝보-상하이-옌톈-알헤시라스-로테르담-함부르크-앤트워프-런던-알헤시라스-싱가포르-칭다오 순이다.

HMM은 지난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조선 3社와 약 3조15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선박 20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선박을 시작으로 향후 1~2주 간격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올해 9월까지 2만4000TEU급 12척과 내년에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6000TEU급 8척을 인도받을 계획이다. 이 중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은 디얼라이언스에서 운영하는 아시아-유럽노선에 투입돼 회원사들과 함께 선복을 채워 나갈 계획이다.

< HMM 알헤시라스 >호 선박명은 공모를 통해 확정됐으며, 유럽의 주요 항구도시 12곳을 선정해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에 적용했다. 

특히 1호선 선명으로 채택된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은 유럽과 남미를 잇는 남북항로와 아시아와 북미 동안을 잇는 동서항로가 교차하는 곳으로, 지중해와 북유럽·북미로 이어지는 최적의 환적항이자 전략적 물류 거점으로서 HMM이 지난 2017년 인수했다.

신조선, 연비 등 세계 최고 경쟁력 갖춰

이번 초대형선 확보로 HMM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이 선박들은 HMM의 운송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경쟁력과 최고의 연비 효율성을 갖춰 원가경쟁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조선은 1TEU(가로 6M 길이의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 박스 약 2만4000개를 실을 수 있다. 이 컨테이너 박스들을 한 줄로 나열할 경우 서울에서 대전까지(144Km)의 직선거리에 해당된다.

이 선박에 초코파이를 싣는다면 1TEU에 약 29만개, 총 70억개를 실을 수 있다. 이는 전 세계 인구가 한 개씩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또한 라면을 적재할 경우 총 5억5000만개,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4일 동안 먹을 수 있다.

 


선박의 길이는 399.9m로 여의도 63빌딩(264m), 파리의 에펠탑(320m) 보다 길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롯데타워(555m, 세계 6위)보다는 작다.

화물 적재량은 세계 최대 규모이지만 선박 승무원은 23명으로 기존에 운영되던 3000~4000TEU급 선박 승무원 수와 동일해 비용 원가 경쟁력이 최적화된 선박이다.

또한 황산화물 배출가스 저감 장치인 스크러버를 장착해 올해부터 강화된 국제환경규제에 대비하면서 상대적인 연료비 절감이 기대된다. 특히  개방형·폐쇄형이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형 스크러버를 설치해 항만별 규제에도 대비했다.

배재훈 사장은 “지금까지 HMM의 재건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신 여러 기관들과 이해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초대형선 확보와 디얼라이언스 협력 개시를 통해 글로벌 선사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재건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편 HMM은 세계 3대 해운 동맹의 하나인 디얼라이언스와의 협력도 4월부터 본격화됐다.

HMM은 독일 하파크로이트,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양밍과 함께 디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비용구조 개선, 서비스 항로 다변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얼라이언스는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지중해, 북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중동, 홍해, 인도 등 전 세계 78개 항만에 기항하며, 총 33개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중 HMM은 27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 HMM 알헤시라스 >호를 시작으로 초대형선 20척의 인도가 완료되면 선복량은 현재 45만TEU에서 약 90만TEU로 기존보다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된다. HMM은 추가 발주 및 용선을 통해 2022년까지 약 110만TEU 수준으로 선복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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