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30 14:11

기획/ ‘회계기준변경 vs 사업호조’ 항만물류기업 상반기 영업익 대폭개선

신회계기준 IFRS16 반영에 영업익 급증, 순이익은 뒷걸음질
출혈경쟁통한 외형확장으로 수익성 악화 의견 상존


국내 주요 6개 항만물류기업의 상반기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사는 대체로 외형성장을 거둔 데 이어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여느 때보다 실적성장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순이익은 영업이익 증가 폭만큼 호조를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회계기준 IFRS16은 재무제표 상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반면 순이익은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IFRS16은 영업비용으로만 인식되던 회사의 운용리스(임차사업)를 영업외비용(리스부채 이자비용)으로 인식한다. 기업입장에선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지만 대차대조표에서 회사부채가 악화되는 불이익도 감수해야 한다.

일각에선 기존 사업의 외형을 늘리기 위해 출혈경쟁에 나서면서 매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수익성은 대부분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CJ대한통운, CL·택배·포워딩사업 실적 견인

CJ대한통운은 계약물류(CL) 택배 포워딩 등 주요 부문이 골고루 호조세를 보이면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CJ대한통운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9676억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9%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16억원 대비 89% 급감했다.

최대 매출고를 올린 포워딩사업은 2조453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3.3% 급증했다. CJ대한통운이 인수한 미국 DSC로지스틱스가 지난해 3분기부터 연결실적에 편입됐고, 동남아시아 소재 다국적제조업체(MNC)의 물량을 다수 수주하면서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영업이익은 1.6% 성장한 264억원으로 집계됐다.

택배사업 매출액은 8% 증가한 1조1842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5.1% 뒷걸음질 친 232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비용상승에 따라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지만 꾸준한 판가 정상화 노력으로 수익성을 개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CL사업은 매출액 1조3827억원, 영업이익 553억원으로 각각 2.3% 22.4% 증가했다. 

한진, 하역·택배·해운, 실적호조 이끌었다

한진은 핵심사업인 택배 하역사업 외에도 해운사업이 구조개선 효과로 영업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의 상반기 영업실적은 매출액 9817억원, 영업이익 403억원으로 각각 5.5% 106.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부문별로 택배사업은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한진 매출액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우뚝 서고 있다. 특히 농협택배의 운송업무를 활성화하고, 기존 화주의 물량을 대거 유치하면서 택배사업은 매출액 3863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으로 각각 20.7% 118.3% 성장했다.

하역사업은 매출이 9.4% 감소한 1677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73.7% 폭증한 281억원을 기록했다. 한진이 맡던 터미널 조업사업을 터미널 자회사가 전담하게 되면서 비용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사업장이던 인천내항의 인력을 다른 사업장으로 전환배치한 점도 실적개선에 기여했다.

해운부문은 매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최근 3년간 노후하거나 적자를 기록 중인 선박 5척을 매각하고 중량물전용선과 같은 특수선대 위주로 재편하면서 상반기 실적호조의 한 축으로 평가받았다.

순이익은 -86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부산 재송부지 등 부지자산 매각과 HJNC의 시설투자 등 자산유동화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방, ‘외형보다 내실’ 숨고르기 돌입

세방은 주요 사업들의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역신장하면서 매출부진으로 이어졌다. 영업이익은 소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방의 상반기 영업실적은 매출액 3317억원, 영업이익 100억원, 순이익 282억원을 기록해 각각 -0.4% 4.2% 29.6% 성장했다.

사업부문별로 임대사업을 제외한 전 부문의 외형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위축됐다. 가장 많은 매출고를 올리는 화물운송부문은 2% 역신장한 1686억원에 그쳤다. 뒤이어 항만하역사업은 1.3% 줄어든 858억원, CY·CFS 사업은 19.5% 급감한 22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상반기 임대사업은 18.6% 성장한 553억원으로 마감됐다. 
 



동방, ‘카작’ 중량물운송프로젝트 빛 본다

동방은 최대 역점사업인 카자흐스탄 탱기지 유전확장공사(TCO 프로젝트) 관련 중량기자재 해상운송과 쿠팡·홈플러스의 위탁운송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재무실적에 반영되면서 과거보다 상당히 우수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동방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3049억원, 영업이익 95억원, 순이익 68억원을 기록해 각각 30.2% 70.5% 1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부문별로 TCO 프로젝트가 포함되는 선박운송부문의 실적이 가장 두드러진다. 이 부문 매출액은 9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7%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9000만원 적자에서 올해 35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조선업계의 발주량이 차츰 늘어나면서 자항선사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동방은 TCO 프로젝트 및 연안지역 해상운송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자항선 선단을 6척으로 확대했다.

화물차운송부문 영업실적은 매출액 1052억원, 영업이익 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7% 225.2% 성장했다. 쿠팡의 운송물량이 기대 이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고, 선박 블록운송용 장비인 SPMT(모듈트랜스포터)가 실적에 반영되면서 화물차운송이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통사업인 항만하역은 주요 항만업체 간 요율경쟁이 심화되면서 외형은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이 부문 영업실적은 매출액 971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해 각각 2.6% -19.6% 증가했다.

인터지스, 포워딩 매출급증…해상운송 침울

인터지스는 올해 상반기 포워딩사업의 외형을 크게 확장한 반면, 벌크화물 해상운송은 침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지스의 상반기 영업실적은 매출액 2380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해 각각 -1.1% 180.6% 성장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5억원 흑자에서 올해 26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사업부문별 매출실적을 살펴보면 최대 매출고를 올린 운송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7.3% 역신장한 861억원에 그친 반면 항만하역사업은 6.1% 증가한 70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포워딩사업은 35.1% 급증한 331억원을 기록해 주요 사업 중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인터지스는 지난 4월 국내 프레이트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 팍트라인터내셔널과 미국과 멕시코에 각각 50대 50의 지분으로 합작회사를 운영하기로 합의해 향후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하지만 벌크화물 해상운송 매출액은 20.4% 급감한 280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씨티시, 운송·하역작업 내실경영 박차

케이씨티시는 안정적인 신규·대형화주 유치와 중대형 프로젝트 등 벌크사업 확대 등에 힘입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케이씨티시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2281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2% 44.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부문별로 운송 외 부문은 매출액 1304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거둬 각각 20.3% 215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역 등 작업 외 부문은 매출이 1.2% 역신장한 404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4.4% 급증한 43억원을 달성했다.

소화물부문은 내실이 악화됐다. 이 부문 매출액은 21.7% 급증한 57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2.2% 역신장한 41억원에 그쳤다.

이 회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반 토막에 가까운 28억원에 그쳤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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