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7 15:02

위기의 홍콩항, 터미널 통합으로 활로 찾는다

4개 터미널 통합 합의…선사들 우려 표명



홍콩항 내 주요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들이 부두 시설의 통합 운영·관리를 위한 얼라이언스를 형성하기로 합의했다.

영국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홍콩항 콰이칭 터미널로 통칭되는 코스코-HIT터미널, 아시아컨테이너터미널, 홍콩인터내셔널터미널, 모던터미널이 최근 부두시설을 통합 운영하기 위한 얼라이언스를 형성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내 물동량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부두 통합운영으로 효율성 향상 및 터미널 가치 제고를 이끈다는 목표다. 통합에 합의한 총 4개 터미널에는 총 9개 부두와 23개 선석이 위치해 있다. 해당 터미널들을 운영하던 코스코쉬핑포트, 중국초상국(차이나머천트), 허치슨포트홀딩스트러스트, 워프홀딩스는 홍콩항만공동운영얼라이언스(Hong Kong Seaport Joint Operation Alliance)란 이름 아래 협약을 맺었다.

코스코쉬핑포트 측은 “최근 선사 사이에서의 전략적 얼라이언스 체제 확대와 선박대형화 등 변화무쌍한 해운산업 환경을 고려했다”며 “이번 통합협정을 통해 홍콩항의 선석과 야드 이용의 유연성을 확대해 더욱 개선된 화물 처리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현재 운영사들은 4개 터미널의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8번 동측 부두에 위치한 코스코-HIT터미널 선석 2개는 코스코와 허치슨이 지분을 각각 50%씩 갖고 있으며, 8번 서측 부두의 2개 선석에 해당되는 아시아컨테이너터미널 또한 두 운영사가 각각 60% 40%씩 지분을 소유했다.

4, 6, 7번과 9번 북측의 총 12개 선석을 포함한 홍콩인터내셔널터미널은 허치슨에서 모든 지분을 소유한 상태다. 모던터미널의 경우 1, 2, 5번과 9번 남측의 7개 선석으로 이뤄져 있고 워프홀딩스와 중국초상국이 각각 68% 27%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한편, 3번의 아랍에미리트계 운영사 DP월드가 운영하는 CT3는 이번 통합에 참여하지 않는다.

통합을 위해 각 운영사들은 집행위원회와 합동관리위원회 및 상업, 금융 등 분야별 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조정팀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조직을 결성하기로 했다. 앞으로 통합 터미널에서 나올 수익은 사전에 합의된 비율대로 각 운영사에 분할 귀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항 터미널통합은 지난 2016년 12월 코스코와 허치슨이 수립한 총 16개 선석 합동 운영안에서 발전된 것이다. 지난 5년간 홍콩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점도 통합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10년 전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던 홍콩항은 지난 2017년에 2075만5000TEU를 처리하며 세계 5위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1~11월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5.4% 하락하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이번 통합에 대해 홍콩 선사협의회는 우려를 나타냈다. 협의회 대표 윌리린은 “이들 터미널은 홍콩항 전체 물동량의 95%를 처리하고 있어 선사 및 관련 기업들은 부두에 대한 선택지가 없다”며 “이번 협정으로 운영사들은 비경쟁적 운영을 시행할 수 있고, 이 운영에 대해 규정을 제시하거나 감독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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