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에서 발생한 컨테이너 박스 유실 사고가 최근 4년 새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기후 변화와 화물 허위 신고에 따른 화재 등으로 바다에서 컨테이너를 잃어버리는 사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피더선 전복으로 ‘컨’ 640개 유실
컨테이너선사 국제 단체인 세계선사협의회(WS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선사들이 해상에서 분실한 컨테이너는 1478개로, 2024년 576개에 비해 2.6배(157%) 급증했다. 이는 지난 한 해 전 세계 해상을 오간 2억8000만개의 컨테이너 박스 중 0.0005%에 해당한다. (
해사물류통계 ‘컨테이너 박스 유실사고 추이(2008~2025년)’ 참고)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2020년에 3920개, 2021년에 2310개를 기록한 컨테이너 유실량은 선사들의 대응으로 2022년 이후 3년 연속 1000개를 밑돌았지만 지난해 1500개에 육박하며 최근 4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영국 해운 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컨테이너 유실량이 급증한 배경엔 대형 사고가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인도 연안에서 스위스 MSC의 1700TEU급 컨테이너선 <엠에스씨엘사3>(MSC ELSA3)호가 전복돼 640개의 컨테이너를 바다에서 잃어버렸다. 이는 지난해 전체 유실 사고의 43%에 해당한다.
WSC는 지구 온난화와 극심한 이상 기후, 잘못된 화물 신고 등을 컨테이너 유실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WSC는 “2025년에는 평소보다 따뜻한 해수 온도로 폭풍이 심해지고 기온이 상승했다.
특히 북대서양과 북태평양 날씨를 예측하는 게 어려웠다. 겨울에 이례적으로 발생하는 강한 폭풍 등 예측할 수 없는 해양 패턴은 선박이 악천후에 직면했을 때 사고 발생 가능성을 더 높였다”고 밝혔다.
선박 화재도 컨테이너 유실을 늘린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조사됐다. 화물 허위 신고와 미신고가 해상 화재로 이어지면서 유실량이 늘고 있다는 게 WSC의 설명이다.
지난해 6월 발생한 선박 화재 사건은 해운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4300TEU급 대만 완하이라인의 <완하이503>(WANHAI 503)호는 인도 남서부 해안을 운항하던 도중 폭발과 함께 화재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18명의 승무원이 인도 해군·해안경비대 지원으로 대피했으나, 6명이 부상을 당하고 4명은 실종됐다.
이 밖에 < MARIE MAERSK > < MAERSK SANA > < CMA CGM J. MADISON > < ONE HENRY HUDSON > 등의 화재 사고가 지난 한 해 발생한 사건들이다.
WSC의 조 크라멕 회장은 “위험화물 비용을 회피하고자 소수의 무책임한 기업들이 편법을 쓰거나 화물을 허위로 신고하고 있다. 이는 공급망 전체에 위험을 초래하는 일이자 규칙을 성실히 지키는 화주들의 노력을 무산시키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컨박스 바다에 빠지면 지체없이 신고해야
컨테이너 유실 사고가 크게 늘어나자 국제해사기구(IMO)는 관련 규정을 도입했다. IMO는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SOLAS) V/31.2 및 32.3 규칙을 올해 1월1일부터 발효한다고 밝혔다.
선장(ship’s master)은 컨테이너가 바다에 빠지거나, 다른 선박의 컨테이너가 바다에 떠있는 걸 목격하면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한다. 31.2 규칙은 자사선의 컨테이너를 분실하거나 해상에서 유실된 컨테이너를 발견하는 경우 관련 당사자, 즉, 선주, 선사 및 기국의 역할과 책임을 명시하고 있으며, 32.3 규칙은 보고해야 하는 정보의 범주를 규정하고 있다.
한국선급은 최근 발표한 ‘2026년 시행되는 SOLAS 개정사항’ 보고서에서 “컨테이너 유실은 선박 항해상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어 IMO에서 규제를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선장 및 당직 항해사들에게 SOLAS V/31.2 및 V/32.3 규칙에 따라 요구되는 새로운 보고 의무를 적절히 교육하고 이를 선박의 운항 절차서에 명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