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05 09:28

국적해운기업간 전략적 제휴체제로 경쟁력 향상을...

이 정 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존경하는 해운항만 가족 여러분! 새천년의 첫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해를 맞
이하는 아침,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돌이켜 보면 새천년의 원년인 2000년은 유난히 시련이 많은 한해였습니다.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는 한편 유가가 급등해 선사들의 경영에 어려움이 가
중됐습니다만 해운항만인 모두가 노력한 결과 컨테이너물동량이 9백만TEU에
육박하는 한편 총외항물동량도 5억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적선사들의 운임수입도 10%내외의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정학적으로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물류거점으로서
위상을 꾸준히 높여 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이라는 거대한 생산 및 소비거점과 인접하고 있어
해운·물류 그리고 국제교역의 중심지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큽니다. 동북
아 경제권내 정착되고 있는 국제분업체제도 우리나라의 물류역량을 더욱 제
고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2000년 경의선 연결공사가 착공됨에 따라 점차 남북한 운송망이 하
나로 연결되고 남북한 사회간접자본시설들을 활용해 한반도가 동북아 경제
권의 중추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해운·물류분야의 기술적 변화는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
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선박의 대형화에 따라 1만TEU이상의 ULCS(Ultra Lar
ge Container Ship)급 선박이 향후 5~10년이내에 건조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동급 선박들이 기항하는 항만을 중심으로 동서기간 해상운송망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항만부문도 소수항만만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용하는 환적전용항으로 기능해 항만당 연간 2천만TEU정도의 물동량을 처
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선박의 초대형화와 중국 상해항, 대만의 카오슝항
등 동북아 항만들의 초대형선 수용체제로 발빠른 대응을 고려할 때 우리나
라 항만부문에서 이들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구체적 전략수립
과 집행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21세기 지식혁명의 시대와 세계화의 급진전에 따라 해운·물류측면
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초래되고 있습니다. 정보망을 통해 공급자와 구매자
가 도·소매업체 및 무역중개상들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것입니다. 제조
업체들이 처리해야 하는 물류경로는 공간적·질적으로 확대되고 서비스 영
역도 구매자의 선반위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국제 컨테이너물동량의 지
속적 증가, 국제특송화물 및 국내택배화물의 급증세는 이같은 수요변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정보화와 함께 각국경제의 개방화와 기업경영의 세계화에 따라 주요 기업들
의 활동무대가 지구촌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주요 기업들은 글로벌한 조달, 생산, 유통을 뒷받침하는 물류서비스를 갈수
록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따라 해운·물류기업들의 종
합물류기업으로의 대 변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제조업체들의 물류부문을 전적으로 도맡아 처리하는 전문화되고 종합화된
물류서비스의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경영전략도 시스템 경쟁에 부적합한 개별기업 차원에서 벗어나 국적 해운기
업간 전략적 제휴체제로 전환하고 세계적인 부가서비스망을 구축해야 할 것
입니다.
또 인터넷 등의 정보망을 통해 거래가 광속으로 체결됨에 따라 물류효율화
에 대한 요구는 더욱 절실해 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운·물류기업이 지식·정보화사회에서 전자상거래 확산 등 새로운
거래환경에 기민하게 적응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한 공급연쇄관리 구축, 전
문 물류서비스 제공등에서 경쟁력이 약화되며 기업의 생존에도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해운정책은 외항해운 위주로 추진돼 온 결과 세계 8위의
해운국이 됐습니다. 그러나 해운업계의 효율 극대화는 외항해운업계와 연
안해운업계의 균형 발전으로 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연안해운부문은 그동
안 정책추진상 후순위에 있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중심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연안해운업계의 발전이
절대적으로 요청됩니다. 연안해운업계는 영세한 자본력과 허약한 협상력을
보완할 업체간 집약화를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경인권 수출입화물의 도로운송 위주의 물류체계는 도로정체, 공해발생
등으로 물류비 증가는 물론 생활환경 자체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내물류체계는 연안운송위주로 조속히 전환돼야 할 것입니다.
새해에는 미국 등 주요국의 성장률 둔화와 국제교역량의 증가율 하락으로
해운·물류부문에서 정체가 예상됩니다. 해운·물류기업들이 주축이 돼 지
식, 기술, 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부각가치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확보해 21
세기 물류강국의 기반을 다져야 할 것입니다.
바다를 통해 동북아 경제권이 번영과 평화를 향해 항행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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