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06 09:46

전자상거래 열풍, 해운항만업계에도 ‘훈훈’

3분기 전자상거래 거래액 26%↑ 중국 비율 과반 이상
인천-웨이하이 전자상거래 물동량 두자릿수 증가


지난달 11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는 중국 온라인 쇼핑 행사인 ‘광군제’를 통해 약 35조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28조원을 돌파한 신기록이다. 중국을 필두로 온라인·모바일을 통한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각 유통채널도 이런 흐름에 부합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다. 해운항만물류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각 업계에서는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거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IPA·우정사업본부 해상특송교환국 조성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4조2013억원에서 2017년 5조1946억원으로 23.6%나 성장했다. 올해 3분기 거래액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5.8% 성장한 1조5870억원을 기록,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3분기 거래액을 국가별로 분류해보면 중국이 해외 직접판매액에서 7245억원, 구매액에서 1228억원을 기록, 전체 거래액의 53.4%를 차지한 걸로 파악됐다.

급속도로 커진 전자상거래 규모는 해운항만업계에서도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인접한 인천항의 경우 전자상거래 거점항으로서 체감 속도가 더욱 빨라 다각도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달 인천항만공사(IPA)는 우정사업본부와 ‘해상특송 전용 교환국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기존에 임시적으로 운영하던 한중 해상특송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대코자 하는 양측의 의지가 담겼다.

우정사업본부는 중국우정청과 지난 2015년에 인천항과 중국 웨이하이항을 오가는 페리선을 활용해 중국 전자상거래 전용 해상특송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당해 6월부터 시범운영을 실시해오다 2016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해상특송 서비스는 항공특송(EMS)에 비해 40% 정도 저렴한 가격이지만, 비교적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배송기간은 발송일 기준 중국 6일 이내, 한국 4일 이내로 항공과 1~2일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며 일반 컨테이너선 운송보다는 3~4일 가량 빠르다.

IPA와 우정사업본부는 우선 1단계로 내년까지 인천항 내 부지에 1000여평 규모의 사무실작업장을 마련해 교환국 운영을 위한 설비·인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에 들어설 교환국은 오는 2023년께 완공될 아암물류2단지 내에 인천세관과 한중 전용 해상교환국(2단계)을 정식으로 마련하기 위한 임시 용도로 사용된다.

IPA는 아암물류2단지 1-1단계 부지에 인천세관청사와 통합검사장, 복합물류기업들의 물류센터와 우정사업본부의 국제우편물류센터 등으로 구성될 전자상거래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중 해상특송, 1년새 3배 이상↑ 수도권인접항 물량 유치 총력

우정사업본부는 그동안 인천공항에 있는 항공화물용 국제우편물류센터에서 해상특송 화물을 임시로 처리해왔다. 서비스 초기에는 물량이 적은 편임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더 이상 공항에서 처리하기가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 김경록 사무관은 “서비스를 막 시작한 2016년엔 하루 1000개 이내의 물량만 처리했는데, 올해 초에는 하루 30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항공 화물도 증가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 해상화물까지 늘어나니 현재 공항 우편물류센터는 업무 마비가 일어날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인천공항 내 물류센터는 항공화물 전용이라 공항 계류장에서 바로 화물을 받는 구조다. 따라서 해상화물은 공항 외부에서 수작업으로 계류장 안쪽으로 들여와 통관 작업을 진행해야 해 시간과 비용 소모도 상당했다. 김 사무관은 “양산에 해상화물용 국제우편물류센터가 있다. 올해 들어 물량이 폭증해서 양산으로 화물을 내려보내 처리하기도 했지만, 시간과 비용 낭비가 심해 지난 추석 이후 취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 자료에 따르면 한중 해상특송 물량은 지난 2016년 16만3000건(수화물 1개의 단위)에서 2017년 52만8000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올해 물량은 총 28만4000건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물량이 감소했는데, 이는 우정사업본부에서 중국 우정청에 물량을 제한해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에 인천항에 1단계 교환국 설치를 완료하고 물량 제한을 해제하면 물동량은 현재보다 더욱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인천과 중국 웨이하이를 잇는 노선을 운항하는 위동항운에서도 해상특송 물량과 전자상거래 물량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이 선사는 월 수 금 오전 11시에 입항, 월 수 토 오후 7시에 출항하는 일정의 주 1항차 카페리 노선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이 노선에 전자상거래 물량이 상당히 늘었다는 설명이다. 위동항운 화물수입팀 김정일 계장은 “인천으로 들어오는 전자상거래 물량은 통관을 위해 인천세관의 구내2창고로 들어가는데, 현재 담당 인력들이 9시까지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며 “야간 근무를 해도 3~4일씩 일정이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계장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의 인천-위해 해상특송 물동량은 중국 측에 요청한 물량 축소 조치로 220TEU를 기록했다.

그러나, 물량이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해 1~11월 물동량은 355TEU로 집계돼 내년 물동량은 올해 실적을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전자상거래 물동량을 보면, 올해 1~11월 누계 실적은 1822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14TEU보다 308TEU 늘어났다. 지난해에 비해 1항차당 40.5TEU 가량이 증가한 셈이다. 김 계장은 “예전에는 1항차당 전자상거래 하우스 B/L(선하증권)이 1만건 정도였는데 현재 2만5000건도 넘어갈 정도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IPA는 이번 교환국 유치를 발판삼아 지속적으로 전자상거래 물동량 유치에 주력할 계획이다. IPA는 지난 2016년부터 전자상거래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다각도에서 대응 방안을 탐색해왔다. 지난 2016년 3월부터 인천항을 한중 전자상거래 교역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워킹그룹’을 조성, 관련 물류기업 관계자들과 전략 계획 수립을 거듭해왔고 같은 해 10월엔 아암물류2단지를 ‘전자상거래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인천내항 한진 다목적물류창고에서는 중국 분유제조기업 성원그룹의 제품 상표를 붙이고 재포장해 배송하는 전자상거래 환적물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IPA와 하나로TNS, 중국 산동범아국제화운유한회사가 인천항의 전자상거래 화물 허브항 발전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전자상거래 물류 활성화 계기를 만든 바 있다. 

인천항 외 또다른 수도권 인접항인 평택항에서도 최근 전자상거래 화물 유치에 관심이 뜨겁다. 평택항은 지난 11월 평택직할세관에서 공식적으로 전자상거래 화물 통관을 위한 시설과 인력을 확충하면서 본격적인 통관업무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유일한 전자상거래 거점항인 인천항으로 몰리는 화물을 양분화해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는 한편, 평택항 내에도 전자상거래 물량이 확보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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