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에 세계 최초로 컨테이너선을 띄운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라인이 극동아시아-발트해 간 시험운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머스크라인은 지난달 28일 3600TEU급 컨테이너선 <벤타머스크>호(
사진)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입항, 북극항해를 완료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선박은 지난 8월22일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출항, 보스토치니, 부산, 베링해협을 통과해 북극해를 통해 유럽으로 향했다.
머스크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시험 항해는 북극항로 데이터 수집을 위한 차원에서 진행됐다. 러시아 북극해항로관리국, 쇄빙선 운항기업 등과 긴밀히 협력, 탑승자 안전과 화물운송 환경 등에 대해 다양한 검증을 실시했다는 게 선사 측의 설명이다.
이 해운사는 아직 수에즈운하 대신 북극항로를 이용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라인 페라 로르센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이번 항해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서의 운항 및 승무원의 능력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북극해항로가 기존 수에즈운하를 통한 아시아-유럽항로의 현실적인 대안 루트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 북극해항로를 항해할 수 있는 시기는 1년 중 불과 3개월이지만 향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빙(耐氷)선에 대한 추가투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머스크라인은 결빙기간이 긴 발트해 피더항로 투입을 염두에 두고 내빙 사양의 3600TEU급 컨테이너선 7척을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다. 7월에 준공한 <벤타머스크>호는 총 7척 시리즈의 4번째 선박이다. 유럽 ECA(배출제한구역)에서의 운항을 고려해 SOx(황산화물) 등의 함량이 낮은 MGO(머린가스오일)를 주 연료로 사용한다. 컨테이너선은 길이 200m, 폭 35.2m, 흘수 10m, 리퍼플러그 600개 등의 제원을 갖추고 있다.
한편 북극항로는 러시아 북쪽 북극해 연안을 따라 무르만스크에서 동쪽의 베링해협까지 연결하는 해상 수송로다. 해운물류기업들이 이용해온 TSR(시베리아횡단철도) TCR(중국횡단철도) 등의 철도나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원양항로-내륙운송 조합방식을 대체할 수 있어 해운물류업계의 관심을 꾸준히 받고 있다.
현재 약 4개월(7~10월)만 운항이 가능하지만, 얼음이 완전히 녹는 2030년에는 아시아-유럽 간 물동량 및 북극에서 생산된 자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경제적, 전략적 활용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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