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 교역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해운업계에도 피해가 확산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이 세계 해운 수요 감소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모건스탠리에서 미국이 중국에 총 25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 중국경제에 직간접 영향을 미쳐 성장률 0.6%포인트(p) 하락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한 내용을 인용해 “세계 경제성장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면 결국 국제 교역과 해운수요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통관통계기관 피어스는 미국 정부가 부과한 관세로 인해 연간 중국발 미국 수입 물동량의 37.3%인 약 400만TEU가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아직 미결된 160억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까지 더해질 경우 물동량 피해 규모는 47.5%인 510만TEU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동서항로 교역량은 이미 압박을 받는 모습이다. 피어스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4월과 5월 아시아발 미국 수입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0.1% 감소했다. 다만, 6월은 5% 증가, 상반기 물동량 또한 780만TEU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성장률이 5.9%였던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
프랑스 알파라이너는 지난달 북미항로 선사들의 공급량이 6.7% 감소했다고 밝히며, 미·중 관세 부과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했다. 무역분쟁의 여파는 아시아-유럽 교역으로도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지난 1~5월 유럽항로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0.7%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와 그 전년도의 4.4% 2.9%에서 성장률이 뚝 떨어졌다.
컨테이너 시장에서도 무역분쟁에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인 허치슨포트홀딩스트러스트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 사이의 무역분쟁으로 “전례없는 수준의 불확실성”이 도래했다고 우려했다. DP월드는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4.8% 증가했음에도 “지정학적 역풍과 무역정책 변화로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며 하반기 성장세 둔화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또한, 영국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2M은 지난달부터 이글서비스(머스크TP1)를 일시적으로 중단했으며 디얼라이언스는 지난 1일 PS5와 PS8 서비스를 통합하는 등 아시아-북미항로 조정에 나섰다.
드류리는 컨테이너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교역 방해물들이 2018년 초반 세계 경제 회복과 해운수요 성장세의 흐름을 깼다”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피해를 지적했다. 발트국제해사협의회(빔코) 애널리스트 피터 샌드는 “무역분쟁은 해운 산업 불확실성과 교역 흐름 왜곡, 항로 변경 등을 야기해 선사들이 시장에서 효율적으로 선박을 배치하기 어렵게 한다”고 우려했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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