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해운사(MOL NYK K-Line)가 뭉친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공식 출범이 어느덧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0월 초대 사장으로 취임해 본격적인 시동 채비를 마친 ONE코리아 양승인 대표이사는 출범 이후 최우선 경영키워드로 소통과 화합을 꼽았다. 각사의 강점을 합쳐 해운시장에서 더 높은 시너지를 내려면 임직원 모두가 ‘하나의 가족’이라는 인식 공유가 우선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ONE코리아는 이번 통합을 통해 아시아 역내·중남미 지역의 컨테이너 서비스 강화와 특수화물 유치 확대 등의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해운물류 서비스로 화주몰이에 나선다는 각오다. 양 대표는 3개 선사가 하나로 뭉쳐 해운업계의 넘버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양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취임하신지 4개월이 지났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통합법인 한국지점의 초대 CEO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4개월 동안 회사의 설립과 사무실 개소, 전산 인프라 구축, 조직 및 인원배치 등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제 본격적인 출범을 한달여 앞두고 있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걱정이 많아진다. 그러나 저희에게는 기존 3개사에서 열정과 경험을 통해 역량을 키워온 좋은 인재들이 있다. 이들과 함께 멋진 출발을 하려고 한다.
저희 회사의 약칭이 ‘O.N.E’이다. 한 단어로는 One이 된다. 3대 해운사가 하나로 모인다는 의미의 One, 우리가 지향해야 할 최고가 되고자 하는 목표로서의 One, 두 가지 의미가 함축된 좋은 약칭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나로 뭉쳐 업계의 넘버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Q. 오는 4월 서비스 출범 예정이다. 통합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016년 10월 3개사의 컨테이너 부문 통합이 발표된 이래 어느덧 1년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ONE 본사 및 지역 본부 그리고 이들이 지정한 많은 국내외 컨설턴트와 통합작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사무실, 인원, 필요 장비 등 비즈니스 환경 세팅은 거의 마무리가 된 상태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고객이 만족하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하는 영업 방침과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Q. ONE이 한국시장에서 제공하게 될 해운서비스 내용이 궁금하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안내해 드린 대로 약 90여개국를 포괄하는 월드와이드 서비스를 바탕으로 기존 디얼라이언스(THE Alliance)의 경쟁력 있는 서비스 제공은 물론 자체 네트워크 및 다른 선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 다양성을 한층 강화했다.
한국시장에서는 동서항로에서 확대된 선복량을 적극 활용해 마켓 리더로서의 도약이 예상된다. 아시아·중남미 컨테이너 서비스가 특히 강화되므로 기존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특수화물(플랫랙, 오픈톱, 브레이크 벌크 및 냉동·냉장 등) 유치를 위한 서비스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시장에 걸맞게 선적 규정을 완화함으로써 화주들의 선택 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화주들이 더욱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선적 부킹시스템(Opus)도 선보인다. 4월부터는 NYK가 과거 도입한 시스템을 변형한 ONE 통합시스템이 적용된다. 화물의 부킹(예약)에서부터 도착까지 모든 운송과정을 한 눈에 보기 쉽게 만들어 화주들의 업무처리가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 ONE코리아 양승인 대표이사는 아시아역내·중남미 지역의 컨테이너 서비스 강화와 특수화물 유치 확대 등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해운물류 서비스를 화주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Q. ONE의 강점 및 차별화된 사업전략은?
“Large enough to survive, small enough to care”라는 말로 함축할 수 있을 것 같다. 글로벌 대형해운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규모를 갖추면서도, 위기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적정한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다.
기존 3개사가 그동안 쌓아온 화주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각사의 모범 경영(Best Practice)을 공유하고 활용함으로써 섬세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Q. 정기선 통합으로 얻게 될 시너지 효과는?
우선 규모의 경제실현으로 인한 비용절감을 통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터미널·철도·벙커·피더 등)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시너지 효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전문성 있고, 경험이 많은 3개사 구성원 통합으로 최상의 인력 조직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저희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큰 요소 중 하나다.
그리고 증가된 선복으로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확대되리라는 것도 또 다른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얼라이언스 내에서의 3개사가 유지된 때 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부분도 효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Q. ONE 출범 후 아시아역내 시장 강화에 나설 거란 얘기가 있다. 진행 중인 게 있다면?
그렇다. 이번 출범을 통해 ONE의 아시아 지역서비스가 대폭 강화된다. 먼저 일본을 중심으로 모든 동남아 국가를 직기항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설계했다. 특히 일본-태국 노선은 주 3항차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중 3개의 노선이 한국을 기항할 예정이다. 한국-태국은 파나막스급 선대로 가장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으며, 한국-대만·하이퐁 서비스는 기존의 선대규모를 늘려 원가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 또 한국-필리핀 컨테이너 항로에서는 마닐라 북·남항을 3일·5일 만에 도착하는 특급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중동·홍해·서남아 지역으로 각각 하나씩, 노선을 신규로 투입해 직기항 서비스 지역을 늘렸고 한국-서인도 지역으로는 3개사 모두 처음으로 직기항 서비스를 구축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ONE은 부산항이 아시아 지역의 허브항으로서 기능하도록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동남아 및 동북아 지역의 주요 항구로 원양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ONE코리아도 대부분의 근해지역으로 수출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Q. 해운시장에 대한 평가와 올해 전망은?
통계에 의하면 올 한 해 100만TEU 이상의 글로벌 선복량 증가가 전망된다. 지난해 80만TEU에 가까운 선복량 증가가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많은 수치다. 물론 선박 추가 해체와 신조선 인도 조정 등으로 어느 정도의 타협은 이뤄지겠지만, 여전히 많은 공급이 유지될 것으로 보여 쉽지 않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스러운 점은 지난해 아시아발 북미·구주 물량이 견실한 성장을 보였고 올해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어느 정도 안정된 수요가 유지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ONE을 포함한 선사들의 대대적 개편이다. 선사들의 행보가 향후 해운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는 건 쉽지 않지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선사들의 선복, 비용구조 등이 크게 변화하고 있고 이로 인해 시장에 대한 선사들의 대응이 이전과 다른 모양새로 전개될 것 같다.
Q. 대표님만의 경영철학이 있다면?
CEO로서 첫 걸음마를 떼는 제 입장에서 당장 경영철학을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차츰 경험을 쌓아가며 업계 CEO 선배님들의 조언을 들으며 회사를 이끌어가다 보면 회사경영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정리되는 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당장 ONE코리아 출범에 즈음한 제 생각은, 기존의 다른 기업문화를 가진 3개 회사에서 일했던 직원들이 이제 한 울타리로 들어오다 보니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직원들과의 화합을 위해 매월 한 번씩 CEO와의 대화, 생일자 파티 등 주기적으로 대화의 장을 마련할 것이다.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각 부문간의 협조와 인적화합이 우선돼야 고객에게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고 본다.
Q. 업계나 정부당국에 하실 말씀이 있다면?
우선 해운업계가 장기간의 불황을 탈피해 업황이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희 ONE은 뉴 스타터가 아닌 오랜 경험이 응집된 한 단계 도약을 하는 해운사로서 출범을 하게 되니 모든 고객분들과 해운업계 및 정부관련 부서 종사자 분들께서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 ONE코리아 임직원들은 한국 화주 고객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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