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범국가적인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물류산업은 앞으로 5G 기술 위에서 다양한 형태로 연결성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래의 교통체제는 지능형교통시스템을 넘어, 이동성을 극대화한 거대한 모빌리티(Mobility) 생태계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인프라산업, 4차 산업혁명과 만나다> 보고서를 통해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물류산업의 미래 발전방향을 가늠했다.
5G시대 개막…‘연결성’ 부각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모든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고(Hyper-Connected) 모든 서비스가 네트워크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연결성’이 핵심으로 꼽힌다. 특히 5G 시대에는 다양한 사물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 수집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5G는 1㎢당 최대 기기 연결 수가 4G보다 10배 늘어난 100만대에 이른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5G 시대에선 드론, 자동차, 가전제품 등 다양한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니터링, 제어, 추적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관측했다.
실제로 우편함에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우편함 서비스가 도입된 사례가 있다. 스마트 우편함은 인터넷, 통신 기능이 연결돼 있는 무인택배함과 유사한 전자식 우편함이다. 스마트 우편함의 경우 IoT 내장형 자동장금장치를 통해 열쇠가 없어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등록자가 확인되면 잠금 해제가 가능하다. 지정된 집배원이 3m 이내에 도착하면 IoT 개폐장치가 자동으로 열리고, IoT 자동개폐장치 기능도 추가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스마트 우편함이 본격적으로 보급될 경우, 부재 시 등기우편 3회 방문이 의무화돼 있는 현장 집배원의 근무시간도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우편함과 스마트우편함 비교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 지능형교통시스템) 구축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ITS는 장기적으로 교통과 도로, 차량관리를 효과적으로 하고 관리 비용을 효율적으로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ITS는 인공지능 기반의 교통시스템이 주행과 관련돼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를 수집해 주변 상황과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상황을 빠르게 처리하는 기술이다. ITS가 구축된 도시에서는 ‘커넥티드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는 곧 차량간(Vehicle to Vehicle), 차량-인프라간(Vehicle to Infrastructure) 네트워킹을 구현해 자동차가 주위의 다른 차량이나 교통 인프라, 다른 운전자와 능동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의 미래 교통체제는 다양한 이동수단들과 서비스, 인프라가 서로 긴밀하게 연계돼 개개인의 이동성을 극대화하는 거대한 모빌리티(Mobility) 생태계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ITS에서 더 진화한 MaaS(Mobility as a Service)가 교통에서 새로운 혁신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MaaS는 최근 기술을 활용해 모든 교통수단을 하나의 서비스 플랫폼으로 묶어 소비자가 다수의 교통수단을 적절하게 조합해 이동할 수 있게 만들며, 결제서비스와 연계돼 편의성을 제공한다. 5G와 초고속 무선통신망의 확산은 MaaS를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 등의 기술은 스마트폰과 융합돼 사용자 친화적이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물류 4.0시대 도래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이 부상하면서 물류산업에서도 시스템과 규모의 경제로 대표되는 물류4.0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류4.0은 로봇, 무인자동차, 인공지능, IoT 등의 기술이 물류기기 및 개체와 연결되는 것을 뜻하며, 여기서 발생하는 데이터 활용이 물류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대두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최근 소비자들은 더욱 빠르고 개인화된 물류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어,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융합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물류산업의 핵심 경쟁력도 바뀌는 추세다.
단편적인 예로 전세계적으로 거래방식과 범위가 다양해지면서 맞춤형 운송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해외직구나 개인간 거래가 확대되면서 소규모 형태의 개인화된 물류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거래 물품도 기존 규격화된 공산품에서 신선식품, 생물 및 음식배달, 각종 심부름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전체적인 상품의 흐름을 다수의 이해관계자에게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제는 물류 서비스가 전체 상품이나 서비스의 만족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운송 전단계에 걸쳐 물류를 관리하려는 화주기업도 증가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물류시스템에 IoT를 결합해 유연한 물류네트워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예컨대 RFID 태그를 이용해 제품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제품이 이동하는 과정을 시각화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제조업체가 생산 제품을 전세계로 배송할 때 배의 속도와 날씨 정보, 태풍 유무 등을 고려해 도착 시간을 미리 계산할 수 있고, 도착지 주변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분석해 해당 항구에서 국지적 상황이 발생하는지 여부도 사전에 판단할 수 있다.
로봇‧자동화 기술 기반 ‘물류무인화’ 실현
아울러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로봇과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물류의 무인화가 실현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 물류시장은 수요 측면에서 온라인 구매의 증가, 산업 측면에서는 인수합병(M&A)를 통한 화주기업의 대형화, 인프라 측면에서 시설 교통 발전에 따른 거점 집중화가 진행되면서 물류창고의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 거래 확대와 1인가구 증가, 신선물류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물류창고에서 처리해야 할 물품의 유형과 크기가 다양화되면서 이를 처리하기 물류창고의 역할도 고도화되는 모양새다.
물류창고의 대형화 및 고도화에 따라 물류산업의 노동 주체가 인력에서 로봇‧자동화기술로 이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진국 및 선도 물류기업들은 물류로봇 등 첨단 ICT를 활용해 물류자동화와 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을 추진 중이다. 아마존은 물류창고로봇 ‘키바’를 통해 물류센터 운영비용을 20% 절감하고, 재고 보관 공간의 50%를 증대하는 성과를 냈다. MOL과 NYK 등 일본 선사도 2025년까지 원격조정(무인)선박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정부 주도로 인공지능을 도입해 물류산업을 완전 무인화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 김광석 수석연구원은 "물류 인프라 기업들은 로봇을 도입한 무인 물류창고, IoT 기반의 탄력적 물류네트워크 구축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시대 물류인프라는 IoT 및 자동화기술 등과 같은 첨단기술과의 융합으로 탄력적인 물류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경쟁력 있는 물류체계의 도입을 위해서는 민관협력체계가 중요하며, 정부와 IT기업, 물류기업과의 협업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며 "나아가 운송기업들은 인공지능 기반의 무인선박, 자율주행트럭, 화물추적기술 등의 첨단기술을 도입해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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