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 물류기획팀 강달원 팀장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중국 국빈 방문에서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국의 신북방, 신남방정책을 연계하기 위한 4대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일대일로는 대륙와 해양이 만나는 한반도가 연결돼 있지 않다고 언급하며,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가 연결돼 중국, 몽골, 러시아 경제회랑과 만나면 유라시아 대륙의 철도, 항공, 해상 운송망이 사통팔달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정부정책에 발맞춰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는 북방경제시대를 선도하고, 지정학적 전략 요충지인 동해‧묵호항을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국제교역 물류의 중심기지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서의 환동해 경제협력 벨트, 신북방정책의 9개의 다리(9-bridge) 등의 핵심 지역은 북방경제권으로 연결되는 최단거리 교역권인 강원도와 동해항이라는 주장이다. 다음은 강달원 팀장과 일문일답.
Q.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의 역할과 기능을 비롯한 전반적인 소개를 해달라.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는 국가관리 무역항 중 유라시아 대륙과 가장 근접한 동해·묵호항을 환동해 북방경제권 복합물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강원도와 동해시가 출연한 재단법인이다.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는 강원도권의 유일한 육·해상 물류연구와 항만·해운 물류 정책 수립, 항만산업 관련 SOC시설, 전문 인력양성 등 관련 인프라 구축과 지원을 위해 강원도 및 동해시의 물류 정책을 기안하고, 정부에 강원도의 물류 정책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동해시를 비롯한 인근 광역지역권 내에 물류 연관 산업 육성을 목표로 동해·묵호항이 지역경제 성장의 견인,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재탄생하여 시민과 함께 동반성장 할 수 있는 항만다운 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Q. 동해항을 거점으로 북방물류시장에 진출하면 어떤 이점이 있나?
동해항은 북방경제권 및 환동해권 시장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점을 갖고 있다. 국내 환동해권 주요 항만인 동해항, 포항항, 부산항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인천에 위치한 화주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화물을 보낼 경우, 부산항을 이용하면 총 거리가 1470km, 포항항 1309km, 동해항 1044km로 동해항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북방물류시장으로 진출하는 수도권 대부분의 화물이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으나, 도로 및 철도 인프라가 개선돼 동해항의 접근성이 매우 용이해져 수도권·충청북도권·강원권의 화물은 동해항을 이용하는 것이 시간적인 측면이나 비용적인 측면에서 화주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 연구에 따르면 수도권·충청북도권·강원권 화물이 환동해 지역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TSR 이용 화물 포함) 및 일본 서안 항만으로 가는 물동량에 대해 기종점 분석(Origin-Destination Analysis) 수행한 결과, 약 10만2천TEU의 물동량이 부산항과 인천항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화물들이 시간적, 비용적인 측면에서 유리한 동해항을 이용한다면 북방물류권 화물을 대상으로 한 국내 횡축 물류프로세스를 구축해 국가적인 차원의 물류비 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는 동해를 통한 한-러, 한-일 컨테이너화물 시범운송을 진행하고 있다.
Q. 정부가 추진중인 ‘신북방정책’ 연계효과를 살리기 위해 강원도 물류정책의 새판을 짜야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나?
충분히 동의한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서의 환동해 경제협력 벨트, 신북방정책의 9-bridge 등의 핵심 지역은 북방경제권으로 연결되는 최단거리 교역권인 강원도와 동해항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강원도는 지금까지 물류적인 측면에서 소외돼왔고, 강원도 역시 물류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 시기적으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서울양양고속도로, 제2영동고속도로, KTX서울-강릉선 등이 개통돼 수도권에서 강원권으로의 접근성이 매우 향상됐다. 이를 통해 동해항이 북방물류 중심지로서 부각되고 있다. 특히 강원도는 2017년 강원도 최초의 법정계획인 강원도 지역물류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강원도 해운물류 5개년 종합계획 등을 통해 체계적인 물류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동해항은 북방경제권의 지정학적 장점과 리드타임감소, 비용경쟁력 확보 등 물류측면에서의 이점 등을 적극 활용해 현재 수도권과 부산항으로 이어지는 국가 종축 물류네트워크에서 수도권과 동해항을 잇는 횡축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필요하다.
Q. 동해북부선 철도 연결, 콜드체인 허브 육성, 강원항만공사개발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실효성이 있다고 보나?
실효성이 있다. 먼저 동해북부선 철도는 향후 남북철도(TKR)가 연결될 경우 북한의 주요 항만인 나진항과 연결돼 중국 훈춘, 러시아 하산 등과 연결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통해 유럽으로 연결되는 내륙 철도망을 완성할 수 있는 중요한 노선이다. 현재 운행중인 동해남부선(부산~포항)과 공사중인 동해중부선(포항~삼척)의 완공, 동해북부선 철도 조기건설을 통해 환동해권 동해선 연결로 강원도가 철(鐵)의 실크로드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파급효과 창출 및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콜드체인은 동해자유무역지역에 2020년 가동을 목표로 냉동·냉장창고 및 가공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산물 수입량 중 금액기준으로 약 16%에 해당하는 수산물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게, 명태, 명태부속물 등은 러시아 수입의존율이 매우 높다. 동해항은 지금도 대게 등 러시아 수산물을 수입하는 중심항이며, 부산항에 집중돼 있는 수산물 허브를 다각화 하는 입장에서 동해시 콜드체인 허브 육성은 매우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강원항만공사 개발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강원도에는 1개의 국가관리무역항(동해·묵호항)과 4개의 지방관리무역항(속초항, 옥계항, 삼척항, 호산항)이 있다. 여기에 국가 어항 14개를 포함해 총 해안선 약 400km내의 항만들을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이 모두 관리하고 있다. 동해항을 북방경제권 중심항만으로 육성, 발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항만공사의 역할은 항만시설의 개발 및 관리운영, 항만배후단지의 조성 및 관리, 항만재개발 및 마리나항만시설 조성 등 항만관련 핵심 사업에 대한 운영관리다. 특히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항만공사와 지방청의 역할 분담으로 항만공사는 수익성 시설 개발, 영업·수익활동, 판매촉진(홍보, 마케팅 등)에 중점을 두고 있고, 지방청은 비수익성 시설 개발, 안전·질서 유지, 해역관리로 극명한 역할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해항이 북방경제 중심항만으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육성하기 위해선 강원항만공사 개발을 통해 항만시설의 개발과 관리·운영에 대한 전문성과 효율성을 갖춘 전문기관이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달원 팀장이 동해상공회의소에서 물류아카데미를 진행하는 모습.
Q. 경북 포항 영일만항을 비롯해 일부 지자체도 북방물류 거점항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동해항은 어떤 준비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동해항은 지금까지 에너지 및 자원 중심항으로 운영돼 왔다. 북방물류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북방경제권과 가장 큰 협력사업이 될 에너지와 자원을 배제할 수 없다. 동해항은 동해신항으로 지정돼(2018년 12월 해양수산부 고시 예정) 10만톤급 석탄부두, 7만톤급 기타광석부두, 5만톤급 잡화부두 등 총 7개 선석을 건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북방경제협력의 에너지 및 자원의 중심항만으로 도약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강원도와 동해시는 2016년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를 설립해 동해항을 복합물류항으로 전환시켜 다양한 화물 처리를 통해 항만물류산업 육성, 고부가가치 창출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시초를 마련했다.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는 강원도 및 동해항 관련 물류 연구, 정책 개발, 인적 인프라 양성, 네트워크 구축 등 동해항을 북방물류 거점항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강원도뿐만 아니라 국가차원에서도 對북방경제권 선도 항만으로 발전시켜 경쟁력을 제고 할 수 있는 시발점이다.
Q. 마지막으로 팀장께서 물류업계에 특별히 전하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
강원도와 동해항은 물류적인 차원에서 소외된 지역임은 부인할 수 없다. 전국 14개 국가관리무역항 중 유일하게 컨테이너전용터미널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항만배후단지 및 내륙물류단지(ICD and/or IFT)가 조성돼 있지 않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물류측면의 포텐셜을 가지고 있는 지역은 강원도와 동해항이다. 정부의 신경제지도, 신북방정책, 북방물류협력위원회 발족, 2018년 한러지방협력포럼 등 북방경제 및 환동해권이 부각되고 있는 지금 최적지인 강원도 및 동해항에 대한 지원이 국가차원에서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차원에서 수도권과 동해항으로 이어지는 국가 횡축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물류인프라, 정책 등을 마련하는데 앞장서길 바란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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