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2 09:37

“러시아 신시장 진출로 먹거리 개발할 터”

인터뷰/ 티엔비트레이딩 강광덕 대표이사
제54회 무역의날서 수출의 탑·국무총리 표창 영예
타이어·화장품 수출로 매출증진 기대

“티엔비트레이딩은 2011년에 설립해 포워딩업체(국제물류주선업체)로 시작했습니다. 우연히 러시아 파트너가 국산 타이어를 수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타이어를 본격 수출하게 됐죠. 이제 타이어수출은 저희 회사의 주력 사업이 됐습니다.”

인천시에 소재한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 겸 무역회사인 티엔비트레이딩(티엔비)의 강광덕 대표이사는 국내 포워딩업계가 화물주선에만 그칠 게 아니라 무역에도 눈을 떠야 한다며 운을 뗐다.

티엔비는 러시아 동부지역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4개국에 국산 타이어, 자동차배터리, 엔진오일 등 자동차 관련부품의 물류주선과 수출을 병행하고 있다. 또 해운항공 운송, TSR·TCR·TMGR을 활용한 철송, 3자물류 서비스 등 오랫동안 축적한 물류노하우로 화주들에게 큰 신뢰를 사고 있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러시아·CIS지역 판매대리점을 맡으면서 올해 1000만달러의 수출고를 올렸다. 정부는 그 공을 높게 사 지난 5일 무역의 날 행사에서 수출의 탑과 정부포상(국무총리표창)을 수여했다. 인천시도 티엔비가 적극적인 영업활동으로 컨테이너 화물을 인천항에 유치하고, 물류산업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며 물류발전대상 기업부문 본상을 수여했다.
 
▲강광덕 대표이사가 제54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정부포상과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감개무량하죠.(웃음) 이번 표창은 국산 타이어가 생소한 러시아·극동지역에 (저희가) 타이어를 수출하고 제품의 우수성을 알린 게 컸다고 봅니다. 지금은 국산 타이어와 자동차 관련 부속품 수출이 주력이지만 신년에는 고품질의 중국산 타이어를 인천으로 본격 수입할 계획입니다.”

티엔비는 중국 상용차 타이어 판매 1위 업체인 링룽(玲瓏)타이어에서 생산한 타이어에 자체 브랜드 ‘레아오(LEAO)’를 붙여 인천항으로 역수입하고 있다. 최근 트레일러·버스용 타이어 500본을 인천항에 수입했으며 본격 판매를 앞두고 있다.

물류입문 40년, 해외진출 본격화

강 대표는 평생을 해운·항만·물류업계에 몸담은 물류전문가다. 한진해운이 컨테이너 영업을 위해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던 시랜드에서 해운인의 길을 걸었고, 항만·보세창고·육상운송 관련 업무도 도맡았다. 특히 국내 핵심 내륙컨테이너기지인 의왕ICD를 기획하고 운영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후 금호그룹의 물류자회사였던 한국복합물류로 둥지를 옮겨 복합터미널과 군포-부산간 고속택배열차 등을 개발했다. 한국복합물류와 대한통운이 CJ대한통운으로 통합되자 그는 독립을 선언하고 티엔비를 세웠다.

“인천지역 물류업계에서 저 모르면 간첩이라 합니다.(웃음) 40년 넘게 물류업계에 몸담으면서 터미널·ICD도 조성해보고, 물류운영을 도맡다보니 전문지식과 역량을 키울 수 있었죠. 평생을 물류업계에 몸담았기에 포워더로 새출발하는 게 수월했습니다.”
 
▲ 강광덕 대표이사는 러시아와 CIS시장의 잠재력이 상당하다며 
자동차부품과 화장품 등 다양한 화물을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진출해 해외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티엔비는 지난해 해양수산부의 블라디보스토크 한국물류센터 사업용역에 선정되면서 국내 물류기업 중 최초로 100만달러 규모의 물류센터 설립을 앞두고 있다. 러시아 포워딩업체인 에코타임로지스틱스와 합작(러시아 55만달러, 티엔비 45만달러)하는 이 프로젝트에 티엔비는 투자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장금상선의 물류자회사인 YJC시노코로지텍과 컨소시엄을 꾸릴 계획이다.

“러시아를 비롯한 극동시장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고, 주변국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도 어둡습니다. 현지 환율도 좋지 않고요. 새해에 국제정세가 진정되면 컨소시엄을 꾸려 본격 진출에 나설 예정입니다.”

인천항, 글로벌 유통물류업체 유치 힘써야

해운물류업계 원로인 강 대표는 인천지역에 무허가 포워딩업체가 난립하는 상황을 두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무자격으로 포워딩영업에 나서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정부가 영업허가증을 빌리거나 무자격으로 포워딩영역에 뛰어든 업체들을 단속해야 합니다. 이들을 단속하지 않으면 업체 난립에 따른 출혈경쟁은 불가피할 것입니다.”

인천항이 ‘글로벌포트’로 도약하기 위한 처방전도 제시했다. 세계적인 유통물류업체를 집중 유치해야 한다는 것. “아마존 코스트코 알리바바와 같은 다국적 유통물류업체의 물류센터를 인천항에 집중 유치해야 합니다. 인천은 중국 동남아시장에 역수출할 수 있고 수도권 내수시장까지 넘볼 수 있는 ‘허브’거든요. 가령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인천항으로 해상수입하고 물류창고에서 라벨링과 재가공을 거쳐 인천항이나 공항에서 제3의 나라로 수출하는 겁니다.”

강광덕 대표이사는 수출품목 다변화를 목표로 국산 고급화장품을 러시아 모스크바에 수출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수출품 다변화로 티엔비의 포워딩역량을 강화한다는 ‘일석이조’ 전략이다.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동남아시아나 중국에는 많이 진출했지만 러시아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럽의 관문은 모스크바라고 합니다. 모스크바에서 국산 화장품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면 유럽시장에도 손쉽게 진출할 수 있을 겁니다. 티엔비트레이딩은 러시아시장 진출을 바탕으로 인천지역을 대표하는 포워더가 되겠습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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