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5 14:02

기획/ 2분기 해운사 영업실적 ‘팬오션 대한해운’ 성장주도

12개기업 중 6곳 영업益 성장 신고

2분기 들어 해운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적을 발표한 12개 선사 중 9곳이 흑자를 냈다. 특히 절반인 6곳에서 영업이익 성장을 신고했다. 불과 3곳만이 이익 확대의 기쁨을 누린 지난해에 비해 선사들의 곳간 사정이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장기계약을 앞세워 외형과 내실 양쪽에서 모두 큰 폭의 성장을 거두며 상반기 해운시장을 이끌었다.

주요 해운사 매출액 20% 성장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2분기 12개 국적외항선사의 별도(개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8449억원 101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액은 2조3726억원에서 20%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345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현대상선의 손실이 배경이 돼 지난해 2284억원에서 올해 -119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대상선은 2분기에 28% 급증한 1조2324억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물동량의 대폭적인 증대가 외형 성장으로 이어졌다. 회사 측은 미주에서 35%, 아주에서 95% 가량 물동량이 신장했다고 말했다. 전체 물동량은 46% 늘어난 98.6만TEU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237억원을 냈다. 흑자전환엔 실패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손실 폭을 반으로 줄였다는 게 고무적이다.

반면 순이익은 1864억원에서 -186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엔 막대한 영업손실을 냈음에도 현대증권 등의 자산 매각 대금이 손익계산서에 유입되면서 흑자를 봤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매출액 2조4859억원, 영업손실 2674억원, 순손실 8814억원으로 상반기를 마쳤다.

팬오션은 큰 폭의 실적 성장을 거뒀다.  2분기에 매출액 5055억원, 영업이익 482억원, 당기순이익 192억원을 신고했다. 매출액은 31%, 영업이익은 22% 성장했다. 순이익은 금융이자와 영업외비용 상승 등으로 20% 감소했다.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9771억원, 영업이익 880억원, 순익 502억원이었다. 증가율은 2분기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부문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벌크선 8413억원 750억원, 컨테이너선 594억원 60억원, 유조선 649억원 46억원이었다. 벌크선 부분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30%대의 성장을 맛봤다. 컨테이너도 매출액이 17%, 영업이익이 103% 늘어나는 고성장을 거뒀다. 반면 유조선은 각각 21% 67% 하락하며 최근의 부진한 시황을 엿보게 했다.

SK해운은 기업분할 후 첫 실적 발표에서 외형 감소에도 이익 개선을 일궈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이 선사는 2분기에 매출액 2340억원, 영업이익 288억원, 순익 37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2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6% 증가했고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부문별로 해운업은 22% 늘어난 315억원, 벙커링은 흑자전환한 6억원의 영업이익을 계상했다.

흥아해운은 2분기에 매출액 1968억원, 영업이익 18억원, 순이익 -3억원을 내 1분기 부진을 털고 영업이익 흑자를 실현했다. 1년 전에 비해서도 이익 폭이 확대됐다. 수익 위주의 사업전략으로 매출액은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흥아해운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평균운임이 1분기 393달러대에서 416달러로 6% 상승했다고 밝혔다. 2015년 한 해 437달러였던 평균운임은 지난해 393달러로 크게 떨어진 뒤 올해 1분기까지 바닥권을 유지하며 흥아해운을 괴롭혔다. 상반기 실적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매출액 3797억원, 영업손실 57억원, 순손실 75억원을 냈다.
 


 
SM그룹 고공행진…폴라리스 선박사고 후유증

대한해운은 SM그룹 편입 이후 전용선 위주의 안정적인 경영 전략으로 높은 실적 성장을 고수하고 있다.  매출액은 41% 늘어난 1789억원, 영업이익은 2.6배 늘어난 191억원, 순이익은 2.1배 늘어난 101억원을 2분기에 냈다. 포스코와 가스공사 계약 매출액이 각각 24% 64% 늘어났다.

자회사인 대한상선도 고성장을 일궜다. 2분기에 매출액 763억원, 영업이익 88억원, 순이익 320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44%, 영업이익은 7.6배 늘어났다. 순이익은 투자손실 등의 영향으로 38% 감소했다. 2분기 선전으로 상반기 누계도 외형과 내실 모두 40%대로 성장했다.

올해 3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그룹 계열사인 SM상선은 아직까지 흑자 재정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2분기에 매출액 681억원, 영업이익 -65억원, 순이익 -54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계는 매출액 670억원, 영업이익 141억원, 순이익 -2억원이었다. 투자금 유입으로 1분기에 흑자를 냈던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스텔라데이지>호 사고로 어려움을 겪은 폴라리스쉬핑은 이익이 큰 폭으로 후퇴했다.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83억원 22억원으로, 32% 74% 감소했다. 선박 사고로 영업외수익에 446억원의 보험금수익이, 영업외비용에 505억원의 재해손실이 각각 반영됐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1458억원에 그치며 대한해운에 역전을 허용했다.

대림코퍼레이션과 대우로지스틱스는 2분기에 해운부문에서 나란히 영업이익 감소를 경험했다. 탱크선 전문선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의 경우 매출액은 8% 후퇴한 849억원, 영업이익은 78% 감소한 22억원을 냈다. 순이익이 흑자전환한 게 위안거리다. 대우로지스틱스는 653억원을 기록한 매출액에선 두 자릿수 성장을 일궜지만, 영업이익은 56% 감소한 15억원에 머물렀다. 순이익도 -4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가스선 전문기업인 KSS해운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2분기에 영업이익이 75% 늘어난 126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63억원에서 올해 9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는  사내복지기금 출연의 영향으로 적자를 냈다. 매출액은 27% 늘어난 425억원이었다. 동방은 중량물 수송시장의 부진으로 해운부문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매출액은 31% 감소한 145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0억원 -9억원의 적자를 계상했다.

컨·벌크 운임 큰 폭 인상

올해 들어 해운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바닥을 찍고 서서히 오르막길 행보를 보일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올해 평균 864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연평균 650포인트에 견줘 33% 상승했다. 특히 유럽항로 평균운임은 936달러로, 지난해보다 37%나 올랐다. 미서안은 1256달러에서 1548달러로 23%, 미동안은 2066달러에서 2692달러로 30% 인상됐다. 동남아항로 평균운임은 64달러에서 144달러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고병욱 연구원은 “북미항로와 유럽항로 모두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선사들이 파멸적인 경쟁 전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치킨게임이 본격화됐던 2015년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벌크선운임지수(BDI)는 최근 1200포인트를 4개월만에 재돌파하는 등 상승탄력을 이어가고 있다. 올 평균 BDI는 977로 지난해의 673에 비해 45% 올랐다. 특히 케이프사이즈 일일 평균용선료는 지난해 6374달러에서 올해 1만370달러로 63% 인상됐다. 다만 유가 상승은 선사들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항 기준 t당 선박 연료유 평균가격은 지난해 230달러에서 올해 315달러로 37% 상승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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