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7 09:56

칼럼/ 물류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 및 국가 차원의 공감대

이헌수 편집위원 (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장, 항공대 교수)

세계 해운시장의 변방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급성장한 우리나라의 대표선사인 한진해운의 위기가 국가차원의 지원을 받아 해결되기는커녕 국가 및 세계 경제에 큰 손실과 민폐를 초래하면서 시장에서 퇴출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이를 통해 물류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만, 물류가 국가의 기간산업으로서 핵심전략산업으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 국민들과 국가차원의 공감대와는 큰 괴리가 있다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즉 물류의 중요성, 제3자 물류 활성화의 필요성 등을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으나 이를 국민들이나 다른 산업에서 쉽게 이해하고 공감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따라서 물류가 왜 중요한가와 같은 아주 원초적인 질문들에 대해 물류 전문가가 아닌 일반 국민 그리고 다른 산업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논리 및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물류가 왜 중요한가? 

지난 칼럼에서도 간략히 언급 됐지만 국가 경제 및 산업에서의 물류의 전략적 중요성은 급격히 증가하나 국민적, 국가적 인식은 오히려 퇴보돼 왔다. 따라서 물류거점-유통거점-생산거점-경제거점-동아시아 중심국가로 단계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전략의 출발점으로서의 물류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가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경제의 해외 의존도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서 조달-생산-판매를 포함한 산업 및 기업 활동 대부분의 글로벌화 수준이 매우 높으며 이는 효율적인 국제물류의 지원이 없이는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아마존의 국제전자상거래 지원물류, Zara의 패스트 패션 지원 글로벌 공급체인관리(GSCM)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이 기업의 경쟁우위 전략의 핵심이 되고 있다. 따라서 혁신적인 물류에 기반을 둔 경쟁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요 및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물류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기업의 매출은 고객만족으로부터 창출되며 이를 위한 효과적인 고객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고객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올바른 시간, 장소, 상태, 구색, 수량을 만족시키면서 가능한 한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되고, 문제나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해결해주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대부분 물류가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물류는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통해서 수요 및 매출 창출에 직접 기여하는 전략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물류는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율이 10% 초반이나, 실제로 기업의 수익성에 큰 부담을 주는 재고의 기회비용, 진부화비용 등을 정확히 파악하면 많은 기업들에 있어서 20% 수준을 넘어갈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물류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가 크며 오랜 세월동안 비용절감 노력이 이루어져 온 생산부분에 비해 절감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므로, 물류는 가격경쟁력 제고 효과가 가장 큰 부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류가, 세계적으로 분산돼 있는 원자재공급자-중간생산자-최종생산자-유통업자-고객까지를 포함하는 SCM으로 발전함에 따라 오늘날의 경쟁단위가 기업 대 기업에서 공급체인 대 공급체인으로 확대됐다. 따라서 삼성전자 공급체인 참여기업 전체의 종합적인 노력의 결과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국제경쟁력이 되는 것이며, 이에 따라 공급체인관리의 핵심 역할을 하는 물류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또한 융복합 추세의 가속화에 따라 물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예를 들어 3D 프린팅의 발달에 따라 물류센터나 배송트럭이 3D 프린터를 설치해 최종가공 과정을 수행함으로써 초소형 생산시설로서의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 제조-유통-물류를 융합하는 핵심 기능을 하게 된다.

제3자 물류는 왜 필요한가? 
  
제3자물류는 화주기업 물류의 전부 혹은 핵심 부분을 물류전문기업(3PL)이 대신해 수행하는 것으로서 화주기업과 3PL간의 장기적인 전략적 제휴관계에 기반을 두고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제조업체는 제품개발, 생산, 마케팅 등의 핵심역량(core competency)에 집중하고, 점점 복잡해지고, 지역적인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물류 및 SCM은 이 부문에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는 3PL이 수행하게 된다. 

3PL은 다수 화주의 화물을 취급하므로 총 취급 물동량이 많으며 이를 통해 고정비 및 간접비를 분산시킬 수 있으므로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효과가 개별 화주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또한 다수의 화주를 상대하므로 유사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인근 지역에서 발생하는 물량들을 통합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안정적인 물량확보가 어려운 특수목적 시설 및 특정지역 네트워크의 활용율과 물량이 증대하는 범위의 경제(economy of scope) 효과도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수요의 변동으로 인해 시설의 가동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개별 화주기업에 비해 3PL은 수요패턴이 다른 다양한 고객의 화물을 취급하므로, 물류센터와 같은 시설의 가동률을 보다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성 및 수익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물류기업의 역할은? 

많은 국민들은 물론이고 물류관련 부처 이외의 정책 담당자들도 물류를 운송, 보관, 하역, 포워딩 등 개별 물류활동 수준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물류는 이러한 기본적인 물류활동들을 연계한 복합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최종 가공, 조립 등 고객의 필요에 적응화된 부가가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물류활동은, 재고관리, 고객서비스, 주문관리, 수요예측, 생산물류, 유통가공 등 다양한 기업 활동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배달/설치-MRO(유지보수/수리지원/소모품공급)-폐기를 포함하는, 제품의 전체 수명주기 지원(PLM)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급체인관리의 지휘자 역할을 하는 4PL 기업들은, 공급체인에 속한 많은 협력업체 및 공급업체에 대한 장기적, 전략적 관계관리(SRM)를 수행하고 있으며, 화주기업을 위한, 지식기반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창출, 기존 물류활동의 첨단정보시스템으로의 대체 등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풀링(pooling) 서비스용 팔레트에 부착된 RFID 태그에서 수집된 실시간 물량흐름 정보 등 물류시스템을 통해 수집되는 방대한 정보들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화주기업의 전략수립 및 마케팅 활동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물류 및 생산 자동화 장비에 대한 렌털/리스/MRO 서비스로까지 물류서비스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물류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우선 물류-유통-IT-각 산업 간 융합 및 상생을 위한 생태계 구축이 가장 시급하며 효과적인 생태계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최근 활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화주-물류기업 공생발전협의체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또한 산업 간 연계 생태계 확립의 예로서 유통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유통산업연합회에 물류-IT-물류 장비제조업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유통 및 물류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류시장에서의 경쟁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은 물류산업의 위계 확립이다. 삼성SDS, 글로비스 등 계열사 물류 중심 기업이 4PL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대부분의 실제적인 물류활동은 3PL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3PL 기업들은 LLP(선도물류기업)으로서, 여러 분야에 전문화된 물류기업들과 팀을 이뤄서 종합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4PL 및 LLP가 물류의 단계를 하나씩 더 추가하는 다단계 물류로 가서는 안 되고 하나의 팀을 이루는 얼라이언스 관계를 기반으로 협력해야 한다. 

자체물류와 3PL 활용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화주기업 스스로 혹은 계열사를 통해서 물류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전문화된 3PL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쿠팡의 로켓배송 등 특수한 경우에도 꼭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3PL 서비스를 이용함을 통해 막대한 영업손실의 90% 가까이를 발생시키는 물류 합리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즉 자체물류를 급속히 확대해 나가는 아마존 보다는 최대한 3PL의 서비스를 활용하는 일본 유통기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심화되고 있는 국내 물류시장의 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안으로서 급속하게 글로벌화 되고 있는 화주기업들과의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현지 및 글로벌 기업에 대한 글로벌 SCM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물류대기업들은 선도물류기업로서 분야별 전문 물류기업들, 특히 중소물류기업들과 얼라이언스를 맺어 이머징 마켓 등 세계시장을 함께 개척해 나가야 한다. 제한된 한국 화주만을 대상으로 경쟁하기 보다는 힘을 합해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고, 이러한 전략들이 물류대기업이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치고 나가줘야 하는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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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속에핀꽃
2017-08-23 22:58:16
뭐라고 하냐? 대기업 물류 회사 대변인인가? 지금 대기업 물류회사들의 횡포 때문에 많은 영세 물류회사와 해운회사들이 고통받는지 몰라서 하는말인가? 어느 대학 교순가본데 학생들이 뭘 배우겠노? ㅉㅉ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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