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북미항로는 중국 춘절 이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선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발 미서안북부(PNW)지역과 서안남부(PSW)의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90~100% 수준을, 북미동안은 90~100%로 선박을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초 까지만 해도 물동량 강세를 보이던 북미항로는 전월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타 항로대비 물동량은 높은수준이다. 반면 해상운임은 속수무책으로 하락하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3월11일 발표한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스팟)은 40피트컨테이너(FEU)당 810달러, 북미동안은 1710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미서안 운임 손익분기점은 FEU당 1400달러, 미동안은 TEU당 3000달러 정도다. 파나마 운하 확장을 앞두고 벌어진 선사 간의 집하 경쟁은 북미수출 항로의 운임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2월 이후 기본운임인상(GRI)이 매번 실패로 돌아가면서 운임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2월1일부 북미서안과 동안에 시행한 FEU당 600달러의 GRI가 며칠 만에 흐지부지된 데 이어 3월1일 FEU당 600달러의 GRI도 실패했다.
북미항로 취항 선사들은 3월 GRI는 적용하지 못했지만 5월 운송계약(SC)을 앞두고 지속적인 운임인상에 나선다. 4월1일에도 FEU당 600달러의 GRI를 준비 중이다. SC를 앞두고 화주들이 물량 밀어내기에 나서기 때문에 운임인상 적용을 점치면서도 4월 GRI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SC에서는 반드시 운임인상을 꾀할 계획이다.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은 매년 선사들에게 SC에서 수요 강세와 비용증가를 반영할 것을 권고하면서 선사들의 운임인상을 독려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현재 북미동안은 파나마운하 확장공사 완공을 앞두고 있어 선사들이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3월까지는 운임수준도 저조했지만 4월 물량이 늘어나면 운임인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 이후 북미항로는 선박 대형화가 이뤄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CMA CGM의 1만8천TEU급 컨테이너선 북미서안 기항에 이어 5월 파나마운하 확장공사가 마무리되면 선사들은 대형선박을 북미동안에 배치할 계획이다. 그동안 파나마운하를 지나는 선박 크기는 최대 6000TEU급 선박이었다. 확장 후에는 선폭 49미터까지의 선박이 항행 가능하며, 이에 따라 북미 동안 서비스에 1만TEU급이 투입될 전망이다. 향후 선폭 51미터까지 제한이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컨테이너선에서는 1만4000TEU급의 통항이 가능하다. 물론 선박 대형화로 인한 서비스 통합 등 재편이 예상되나 공급은 지금보다 늘어 날 전망이다.
또한 파나마 운하 확장은 북미항로에서 북미서안에만 치우친 물동량 편중현상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부터 선사들은 북미동안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화물집화 경쟁에 나서 그동안 북미 동안과 서안향 수출화물 비율인 7:3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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