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2 10:40

기자수첩/ 정기선사가 저유가에 웃을 수만 없는 이유

품질, 디자인, 브랜드, 유행 등 물건 구매를 결심하게 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언가를 구입할 때 가장 중시하는 건 가격일 것이다. 꼭 사야하는 물건이 예상치 않게 가격이 떨어졌거나 세일 기간에 들어설 때 만큼 반가울 때도 없다.

최근 물류업계도 예상치 못한 저유가 현상으로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유가가 하락하면서 물류업계는 실적 개선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지난해 6월 t당 625달러였던 선박연료유(벙커C유)는 12월 초 기준 420달러까지 하락했다. 1년 새 200달러 넘게 떨어진 셈이다.

특히 하반기부터 운임 하락으로 시황 침체를 겪고 있는 선사들에게 저렴한 유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선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유류비는 선사 매출액의 20~30%를 차지한다. 저유가로 선사들이 연간 2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다 미국의 셰일 가스 사업 압박으로 산유국이 공급을 늘리며 유가 하락세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선사들은 일찌감치 샴페인을 터뜨리는 분위기다.

유가 하락은 벌써부터 선사들의 채산성 개선을 이끌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집계한 11월 해운업 채산성 경기실사지수(BSI)는 전달에 비해 25포인트 오른 99를 기록했다. 특히 컨테이너선 부문은 28포인트 오른 107로 나타나 상승 폭이 컸다. 컨테이너 부문의 12월 채산성 전망 역시 107로 예상돼 유가 하락이 컨테이너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일단은 긍정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마냥 좋은 소식만은 아니다. 우선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해 고가의 저유황유를 쓰는 지역이 늘면서 벙커C유 가격 하락은 정작 선사 실적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지난 2010년 맺어진 해양오염방지 조약 개정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에선 외항 선박 입출항 시 저유황유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조약이 적용되는 선박은 전체 선박의 60% 정도다. 게다가 내년 1월부터 저유황유의 유황 함유량 기준이 1% 미만에서 0.1% 미만으로 강화돼 선사 관계자들은 추가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유가 하락이 도리어 해운 시장에 악영향을 준다는 관측도 돈다. 저유가로 중동 국가들의 경기가 침체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해외 건설 수주 건수가 급격히 줄었다. 12월 3일 기준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591억달러로 올해 목표였던 700억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을 보였다. 향후 유가 하락 지속으로 산유국의 경기가 더 나빠지면 내년 해외 건설 수주 역시 호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 궤를 같이해 프로젝트 화물을 실어나르는 중량물 운송 선사들은 유가 하락으로 오히려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들은 예정됐던 건설 프로젝트가 줄면서 물량이 줄고 있다고 걱정이다.

저유가로 화주들이 정시 운항을 요구하게 되면 선복량도 늘어난다. 고유가로 저속 운항을 해온 선박들이 고속 운항 체제로 돌입할 경우, 잉여 선박이 발생하게 되고 이러한 선박들이 다른 노선으로 캐스케이딩(전환배치) 되면서 공급과잉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선박대형화와 더불어 이젠 저유가마저 선복 증가에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선사들 역시 내년 시황을 대비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세계 경기 침체 예상과 계속되는 선복량 증가, 2M 등 대형 얼라이언스 출범으로 정기선 시장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저유가라는 호재에 기뻐하기엔 정기선사들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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