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0 16:51

인터뷰/ 포틀랜드항, 온독 철도수송 시스템으로 틈새시장 공략

포틀랜드항만청 화물개발부 그렉 보로세이 부장
한진해운과 협력 통해 ‘윈윈’할 것

최근 미국 포틀랜드 항만대표단이 한국을 찾았다. 포틀랜드항만청 화물개발부 그렉 보로세이 부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항만 홍보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고 밝히며 온독(부두내) 철도수송 시스템 등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기반으로 선사유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렉 보로세이 부장을 만나 포틀랜드항의 현황과 청사진에 대해 알아봤다. 다음은 그렉 보로세이 부장과의 일문일답.

Q.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10월은 포틀랜드항만청 입장에서 선사들과의 운항스케쥴이나 노선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시기다. 저는 선사들과의 미팅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포틀랜드항만청 한국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석환 과장과 한진해운을 방문해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향후 개선책을 찾기 위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김석환 과장은 오리건주에서 대학생활을 마쳤고 해운회사에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동종업계의 시황을 면밀히 알고 있어 많은 정보를 주고받는다. 

현재 포틀랜드항에 기항 중인 한진해운은 오리건주 정부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정도로 영향력이 매우 큰 선사다. 앞으로도 포틀랜드항만청은 한진해운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현재 포틀랜드항을 기항하고 있지 않은 선사들에 대해서도 포틀랜드항만청은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포틀랜드항의 전반적인 현황과 이용시 장점 등을 그들에게 자세히 설명할 계획이다. 앞으로 저뿐만 아니라 포틀랜드항만청은 선사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항만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Q. 2M(머스크라인, MSC)과 O3(CMA CGM, 차이나쉬핑, UASC)의 출범이 포틀랜드항에 미칠 영향은?

‘2M’과 ‘O3’ 같은 대형 얼라이언스의 출범은 우리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다. 다양한 선사들이 얼라이언스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면 포틀랜드항 뿐만 아니라 화주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져 얼라이언스 출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Q. 친환경 항만 구현에도 힘쓰는 걸로 알고 있다. 향후 정책은?

현재 오리건주는 도시전체가 친환경 정책이 활성화 돼있어 미국내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다. 일례로 포틀랜드항만청은 전미항만연합에서 친환경정책으로 인해 상을 여러 차례 받은 바 있다. 포틀랜드항의 친환경 정책 또한 뛰어나기 때문에 미국 서안항만들은 우리 항만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린포트 정책수립과 추진에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다.

Q. 현재 포틀랜드항에 기항하고 있는 주요 선사는?

포틀랜드항의 총 터미널 수는 4개(T2, T3, T5, T6)이며, 이 중 T6가 컨테이너터미널이다. T6 터미널에는 9개의 안벽크레인이 있다. 4개의 크레인은 파나막스급 이상의 선박을 다룰 수 있고 5개의 크레인은 파나막스급 선박의 화물을 취급할 수 있다.

포틀랜드항을 기항 중인 메이저 선사는 한진해운과 하파그로이드, 함부르크수드다. 한진해운은 5600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 아시아-북미서안노선을 주 1항차 서비스하고 있다. 항차당 약 1600TEU, 월로 따지면 4600TEU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실어 나르고 있다. 몇년 전 급격한 하역료 증가로 한진해운이 포틀랜드항 철수를 고려했던 적이 있었지만 북미 서안의 시장성장률을 고려해 계속 기항하기로 결정했으며, 하역료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협상 중 이다.

하파그로이드 역시 4500TEU의 선박을 투입해 주 1항차 기항하고 있다. 하파그로이드와 함부르크수드는 대서양과 유럽을 잇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함부르크수드와 하파그로이드의 서비스가 없었다면 철도로 컨테이너화물을 운송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이밖에 포드 자동차의 경우 유코카캐리어스의 선대를 통해 포틀랜드항에서 한국과 중국으로 수출된다. 울산항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유코카캐리어스나 현대글로비스의 선대를 통해 포틀랜드항으로 수출되고 있다. 포드 자동차는 한국에서 인기가 좋아 판매량이 점점 늘고 있다.
 

 
▲그렉 보로세이 부장(왼쪽)이 포틀랜드항의 강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국사무소 김석환 과장


Q. 미서부항만들과 비교해 포틀랜드항의 강점은?

포틀랜드항으로 들어오는 물동량의 대부분은 미국 동부로 뻗어나간다. 특히 포틀랜드항은 일찍부터 철도 수송시설에 신경써왔다. 포틀랜드항은 지리적인 이점으로 철도수송 시스템을 이용해 미국 동부로 화물을 보낼 때 롱비치항이나 시애틀항에 비해 운송기간이 2~3일 짧다는 큰 이점이 있다.

서부 철도 BNSF(벌링턴 노던 산타페)와 UP(유니온퍼시픽) 2개 철도회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고객이다. 현재 BNSF는 주 7회 서비스를, UP는 주 6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두 철도회사는 경쟁을 해서 하루빨리 화물을 보내려고 하기 때문에 우리 항만청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포틀랜드항이 철도운송을 통해 미국 내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지역은 시카고, 디트로이트, 세인트루이스, 미니애폴리스, 콜럼버스, 멤피스, 캔자스시티, 오마하다. 철도 수송을 통해 포틀랜드에서 오마하까지의 운송시간은 평균 85~90시간이며, 캔자스시티는 85시간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다른 미서부의 항만에 비해 대략 15~22%의 운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포틀랜드항은 온독 철도수송 시스템을 도입한 항구다. 각 전용터미널과 연결된 복합수송망은 당연히 저비용 고효율의 이점을 이용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시애틀항의 경우 하역장에서 철도망까지의 거리가 약 4km로 철도 수송연계로 인한 비용증가 등의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포틀랜드항은 철도망이 부두까지 연결돼 있어 별도의 트럭킹이 필요 없어 비용절감과 편리함이 있다.

포틀랜드항의 또다른 강점은 53피트 특수컨테이너를 이용한 철도수송이다. 53피트 특수컨테이너는 기존의 20피트나 40피트의 컨테이너보다 더 많은 화물을 넣을 수 있어 효율적이다. 53피트 컨테이너는 컨테이너선에 실을 수 없고 미국 내에서 철도수송을 위해 만들어진 컨테이너다. 53피트 특수컨테이너를 통한 트랜스로딩시스템은 포틀랜드항의 또다른 강점이다. 포틀랜드항 T6 터미널 인근에는 20, 40피트의 컨테이너안에 있는 화물을 53피트 특수컨테이너로 옮길 수 있는 작업장소가 40여군데나 있다. 따라서 53피트로  화물이 옮겨지면 미국 동부로 육로·철도수송이 바로 가능한 것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T6 터미널 인근에는 물류창고로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매우 넓게 조성돼 있다. 롱비치항 같은 경우 터미널에 수반되는 부지가 부족하지만 포틀랜드항의 T6터미널 같은 경우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큰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항만으로부터 근접한 지역에 관세창고, 유통단지들이 위치해있어 미서부의 다른 항만에 비해 화물취급비용이 훨씬 저렴한 것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Q. 포틀랜드항의 올해 물동량 전망은?

올해 포틀랜드항은 수출입화물을 포함해 총 21만5천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틀랜드항은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남아 있고 앞서 말한 철도수송시스템 등으로 인한 전략을 구사해 컨테이너와 벌크화물 물동량 창출에 힘쓸 것이다. 복합적으로 취급하자고 하는 것이 포틀랜드항의 주요 전략이다.

Q. 향후 계획은?

중장기적으로 터미널 7를 건설해 트랜스로딩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포틀랜드항의 계획이다. 또한 각종 농산물을 취급할 수 있는 창고시설을 건설하는 것도 향후 계획 중 하나다. 현재 포틀랜드항은 주요 선·화주를 대상으로 포틀랜드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마케팅 부문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전에 포틀랜드항에 기항한 선사들과의 관계도 지속적으로 신경써 재기항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철도수송 시스템 등으로 틈새시장을 노려 포틀랜드항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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