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18 17:18

인터뷰/ 인천 내항 재개발 갈등 '재정투자 방식이 해법'

인사800 남흥우 회장
인천항 수심 확보 및 신항 배후부지 조기 착공이 최우선 과제
항만배후부지 조성 재정지원 타 항만보다 턱없이 낮아

 

인사800 남흥우 회장

●●●인천항을 이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자신의 모든 걸 인천항에 내던질 정도로 열정을 바친 남자가 있다.

인천항의 희로애락에 따라 그의 기분도 오르락내리락한다. 천경해운 인천 사무소장보다 ‘인천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800모임’ 이른바 ‘인사800’ 회장으로 더 친숙한 남흥우 회장, 남 회장은 인천항의 현안에 대해 고루 섭렵하고 있는 소식통이다. 그에게 최근 인천항의 소식을 물었다.

Q1. ‘인사800’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A. 인천항 관계자들이 인천항의 모든 문제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 보자는 제의에 ‘인천항을 사랑하는 80인의 모임’이 1986년 7월10일에 창립됐다.

사업목적은 ‘공부하는 항만 CEO가 되자’, ‘인천항에 1척의 배라도 더 입항하도록 최선을 다하자’, ‘인천항의 인적 네트워크 및 인프라는 우리가 책임진다’이다. 이에 회원들은 처음엔 인천항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CEO만의 모임이었다.

하지만 어느덧 회원수가 120명을 초과해 부득이 명칭을 ‘인천항을 사랑하는 800모임’으로 개명했다. 또한 회원 자격을 인천항과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되는 CEO 및 인천항을 사랑하는 CEO로, 그리고 지역은 전국과 해외까지 외연 확대를 했다. 어떤 정책이 결정되기 전에 정보를 사전에 확보하고 공유하자는 취지로 모임을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인사800’ 모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Q2. 올해 인천항에 화급히 해결돼야 할 사안은 뭐라 보나?

A. 인천항은 현재 해결돼야 할 사안들이 첩첩히 쌓여있다. 우선 인천 신항 2014년도 개장과 항로수심 최저 16m 확보가 최우선이다. 그리고 인천항의 고질적인 항만배후부지 부족 해소 및 타항만과 형평성 맞는 임대료 적용과 항만배후부지 조성에 따른 재정지원의 확대가 관철이 돼야 할 것이다.

인천항의 최근 체선율은 제로(0)에 가까울 정도로 선사 입장에서는 인천항의 경쟁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입항선박은 감소하고 있다. 원인은 선적 수출입 물동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며 물동량 감소의 원인은 인천항 인근의 제조업체들이 지방이나 해외로 이전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따라서 인천항 항만배후부지에 제조업이 들어설 수 있는 수도권정비법 규정의 개정 또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외에도 시화조력발전소 방류수 문제, 남항 국제여객터미널 재정지원 확대 및 파나마 운하 확대공사에 따른 자동차 전용선 부두 마련 그리고 인천내항재개발 문제 등이 있다.

Q3. ‘인사800’의 회장으로 일하며 보람을 느낄 때와 어려움을 느낄 때가 언제인지 꼽는다면?

A. 매년 3~4회 실시하는 ‘인사800’ 정기총회 및 세미나에서 인천항의 향후 발생할 문제점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언론에 기사화 되면서 여론형성이 된다. 결국엔 인천항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인천시민들도 하나가 돼 인천항의 문제가 인천시의 문제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또 올해 7회째 맞은 용왕제·시산제의 행사에 매년 인천시민들의 참가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정보 부족의 인천항을 해소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

본래 인사800의 모임 취지는 인천항이 잘 되면 인천항과 관련된 모든 업종의 항만가족들이 잘된다는 것인데 취지를 잘못 이해하는 일부 회원들이 있다. 인사800 회원에 가입하면 바로 자신의 사업이 잘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을 때 이 부분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본다.

인천항 관련 모든 종사자들이 자신의 업무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할 때 인천항의 경쟁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결국에는 인천항의 활성화와 발전이 이뤄져 인천항 관계자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말이다.

Q4. 최근 인천항만공사가 내항 TOC(부두운영사)와 기존의 계약기간을 5월10일까지 연장하고 그 기간 내에 갱신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내항 재계약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는?

A. 인천 내항 재개발과 관련해 ‘인천 내항 8부두 시민광장 조성 추진위원회’측과 ‘시민 친화적 내항 활용 범시민대책위원회’측은 지난 4월에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 게시와 집회를 가졌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 4월30일부로 계약이 만료되는 내항 TOC계약을 8부두만 내항 재개발 관련 협의체 구성 등을 위한 세부논의를 위해 10일간 연장했다.

또한 인천항만공사는 8부두에 대해 5년 단위 임대 갱신계약을 체결하며 재개발 사업의 사업자가 선정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을 넣어 재개발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그동안 주민들의 민원으로 제기됐던 사료 부원료 하역작업을 북항에서 처리하게끔 분진 공해를 감소시켜 주민 민원을 최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인천 내항 재개발 문제로 인한 인천시민들간의 편가르기식 갈등 조장은 중앙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 원래 시민친수공원을 재정투자로 조성해 내항 인근의 주민들 품으로 돌려주는 계획이 아니라 민자개발에 따른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불거진 문제다. 지금이라도 개발방식을 재정투자 방식으로 바꾸는 것만이 인천내항 재개발에 따른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내항 재개발 문제는 이해 당사자간 소모전의 형태가 아닌 서로의 입장을 효율적으로 조정 및 조율해 내항 인근 주민들의 삶을 증진시키고 내항과 직·간접적으로 관련한 모든 업계 항만종사자들 또한 후대의 세대들까지 일자리가 보장되는 클린포트 조성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Q5. 인천 신항 수심문제는 항상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수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뭔가? 

A. 인천 신항 항로수심 16m 타당성 최종용역보고가 타당하다는 결과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용역결과에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수심 증설이 된다고 해도 2018년 말에 완공이 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 빠른 시일안에 수심 증설 공사가 시작돼 성공적으로 완료되길 기대해본다. 인천 신항은 향후 인천항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매우 중요한 항만시설이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신항 건설이 기항선박 및 물동량이 남항으로부터 전이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항로 수심은 최저 16m가 돼 원양항로의 모선이 기항 해야한다.

인천항 관계자 뿐만 아니라 인천항만공사, 인천광역시, 인천지방해양항만청 그리고 인천항만공사 등 인천항과 관련된 모든 관계기관들이 증심문제는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

Q6. 해양수산부가 5년 만에 다시 부활했다. 해양수산부에 특별히 거는 기대는?

A. 그동안 인천항은 수도권 관문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홀대를 받아왔다고 생각한다. 항만배후부지 조성과 관련한 중앙정부지원이 광양항은 100% 부산, 평택항은 50% 인천항은 25%로 배후조성부터 인천항이 피해를 보고 있다.

그래도 해양수산부에 거는 기대는 특별하기보다는 당연하다고 본다. 앞서 언급한 인천 신항 항로수심 최저 16m 확보 및 인천 신항 배후부지 조기 착공이 최우선시 되야 할 과제며 배후부지 조성시 타항만과 형평성 있는 재정지원이 확대돼야 할 것이다.

또한 2016년 완공예정인 남항 국제여객터미널 재정지원이 확대돼야하며 인천 내항 1·8부두 재개발은 재정투자로 시민공원조성 등이 막연하나마 실현되었음 한다.

Q7. 관련 당국이나 업계에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인천항은 수도권이라는 애매한 규제 속에 남항과 북항은 거의 민자로 부두건설이 됐고 인천항만 유일하게 배후부지에 제조업을 유치할 수 없다.

인천항 인근 공지대의 지가는 계속 상승해 제조업체가 인천을 계속 떠나는 상황이다. 항만배후부지 조성에 따른 재정지원 또한 타항만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이러한 모든 홀대는 향후 북중국 항만과의 경쟁에서 밀려 결국 인천항은 피더항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기가 올 수 있다.

행정기관이 세종시로 이전한 지금 인천항은 수도권으로 보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그리고 평택·당진항은 인천항과 모든 여건이 거의 동일하다고 보는데 왜 평택·당진항은  매년 입항선박과 수출입화물이 증가하는지를 관련 당국에서 비교 검토해 인천항의 현재 문제점들을 파악한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인천항이 지금처럼 침체의 길로 들어선 이면에는 우리 항만종사자들의 인천항에 대한 무관심과 단합된 힘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지적하고 싶다. 앞으로는 인천항의 모든 현안에 우리 항만종사자들도 발 벗고 나서 한 목소리로 꿋꿋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본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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