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아태지역에서의 무역규범 제정 주도와 미국과의 새로운 경제권 구축을 강조하며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상 참가를 공식 표명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3월15일 기자회견에서 “세계경제의 개방화 확산 추세에서 TPP는 일본이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TPP 참가를 선언했다.
아베총리는 일본의 TPP 협상 참가가 미국과의 새로운 경제권을 구축하고 아태지역의 무역규범 제정을 선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의 협상 참가로 TPP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지대로 출범하게 되며 TPP의 경제적 위상이 커질 전망이다.
11개 기존 TPP 협상참가국은 4월20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TPP 협상 참가국 장관급 회의에서 일본의 참가를 최종 승인했다.
일본의 참가로 협상참가국이 12개국이 된 TPP는 전세계 GDP의 38%, 전세계 무역량의 28%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지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GDP비중은 TPP 협상참가국 중 90% 이상으로 TPP는 사실상 미일 자유무역협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의 TPP 협상참가 선언은 일본 정부의 광역 FTA정책의 무게중심을 TPP로 이동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TPP 협상과정에서 미국과 함께 새로운 교역질서의 룰 메이킹을 주도할 수 있는 중요한 플레이어가 되는 것에 보다 더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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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중일 FTA 또는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데다 조기에 타결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TPP 협상에 참가하고 있다.
한편 일본 아베총리는 일본 농업단체 등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TPP 협상 참가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아베총리는 미일 동맹 강화와 함께 아베노믹스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총리 취임 이후 TPP 협상 참가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TPP 협상참가는 일본 경제 부활을 위한 아베노믹스의 핵심 요소 중의 하나로 글로벌 시장 확대를 통한 장기 성장전략의 일환이다. 하지만 자민당지지 세력인 농업단체의 강한 반발을 의식해 자민당 내부에서도 TPP에 반대하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베총리는 2월2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조속한 시기에 결단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국민적지지 확보 당위성을 언급하며 3월15일에 협상 참가를 전격 발표했다.
자민당 내 TPP 참가 대책위원회는 향후 협상 과정을 주시하며 쌀 등 주요 품목의 관세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TPP 협상에서 탈퇴도 불가피하다는 조건부로 TPP 협상 참여를 용인했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상호 민감품목에 대한 관세는 예외적으로 정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본이 TPP 협상 참가 명분을 확보했다.
회담이전까지 관세철폐 대상품목의 범위에 대해 양국간 주장이 엇갈렸고 일본이 참가에 난색을 표했다. 아베총리는 작년 중의원 선거에서 “모든 품목의 관세 철폐를 전제로 하는 한 TPP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일본의 농업분야와 보험시장의 개방을 강하게 요구하는 한편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수입 관세(2.5%)에 대해선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베총리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TPP 협상에 참가해도 일방적인 관세 철폐 조치가 강요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예외 설정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TPP 협상 참가를 결심했다.
일본의 TPP 협상 참여 선언에는 FTA에 적극적인 한국을 견제하려는 포석과 TPP 불참에 따른 상당한 손실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이 미국, EU 등과 잇따라 FTA를 성사시키며 빠르게 경제 영토를 확장해가고 있는 것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TPP를 인식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FTA 체결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점차 가열되는 가운데 한국이 FTA를 활용해 동아시아지역내 자유무역의 허브가 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FTA 후진국이라는 위기감에 사로잡힌 일본은 TPP 참가로 얻는 이익보다 TPP 불참으로 인한 손실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일본이 TPP에 참가하지 않고 EU와 중국과의 FTA도 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 EU, 중국과 FTA를 체결했을 경우 2020년 일본 주력제품(자동차, 전자, 기계)의 경제적 손실을 시산하고 있다.
미국, EU,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 상실로 인해 연관산업을 포함한 손실액은 수출감소가 8.6조엔, 생산감소는 20.6조엔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GDP로 환산하면 10.6조엔이 줄어들고 일자리도 81만여개가 사라지는 것으로 평가했다.
일본이 TPP 협상에 전격 참가한 데는 미국으로부터 셰일가스의 수출 승인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일본은 원전사고 이후 심각한 에너지 부족으로 천연가스의 비중을 계속 늘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셰일가스 수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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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천연가스의 수출을 원칙적으로 FTA 체결국가에 한한다는 입장이며 현재까지 한국, 영국, 스페인, 인도에 수출하는 계약만이 허가된다. 수입이 본격화도면 기존 천연가스(LNG)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고려하고 있다. 일본 정책투자은행에 따르면 미국산 셰일가스 대일본 수출이 해금될 경우 LNG의 조달비용을 2020년에 최대 15%까지 줄일 수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TPP 협상 참가 방침을 발표하면서 TPP 참가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시산결과를 발표했다.
일본은 완전 관세철폐를 전제로 TPP에 참가할 경우 수입이 증가하고 농업부문에서의 생산감소가 예상되지만 수출증가 등으로 인해 실질 GDP는 0.66%(3.2조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가 농산품의 유입으로 농산물 생산이 3조엔 가량 감소하고 농산물 수입증가에 따른 GDP 감소효과는 2.9조엔으로 시산된다. 하지만 TPP 참가로 인해 소비가 3조엔, 투자가 0.5조엔, 수출이 2.6조엔 증가해 총 6.1조엔의 GDP 증대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시산결과가 관세를 모두 즉시 철폐하는 한편 추가적인 국내 대책을 전제로 하지 않고 계산돼 나온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향후 민감 품목에 대한 일부 예외 가능성과 특별 대책을 강구하는 등 일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일본이 TPP 참가로 인해 2025년에 GDP가 2%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TPP 참가로 2025년에 일본의 GDP는 1046억달러(’07년 명목 GDP 대비 2%) 증가하고 수출은 11.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가효과의 일부는 TPP의 중심인 비관세장벽의 철폐와 투자자유화에 의해 발생하며 외국인 투자 및 수출 증가,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정부는 TPP 협상 참가를 위한 대미 협상에서 농산품에 대해 성역 인정이 예상됨에 따라 관세유지 농산품 선정에 착수했다.
일본이 예외적으로 관세를 유지할 품목은 농산품 5개 분야 487개로 전체 품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해당한다.
일본 정부는 특히 쌀과 설탕을 가장 중요한 관세 유지 품목으로 설정했는데, 쌀은 농산품 교역대상 중 생산량과 생산농가 수가 가장 많기 때문이고 설탕은 오키나와 전체 가구의 70%가 사탕수수 재배에 종사하고 있어 관세 철폐로 인한 큰 비해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TPP는 관세철폐율 100%를 지향하고 있으나 각국의 민감 품목에 대해 성역을 인정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관세철폐율이 98%(한미 FTA, 한-EU FTA와 동일한 수준)정도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미국 등 TPP 협상참가 11개국과 개별적으로 양국간 관세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상한다는 방침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가별 보호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일본의 요구를 수용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선 개별협상 후 전체 협상’이라는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특히 미국과 정상회담이후 빈번하게 협상을 진행중에 있으며 농산품의 관세를 유지하고 미 자동차업계의 일본 TPP 협상참가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미국에 상당부분 양보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TPP 협상 참가를 11개 협상 참가국이 승인했지만 미국과의 협의 절차가 남아있어 일본이 본격 협상 참여에는 3개월이후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행정부가 동의하더라도 국내 절차상 미 의회의 동의 절차가 남아있으며 최소 3개월이 소요된다. 일본의 본격적인 TPP 협상참가는 빠르면 7월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7월경 TPP 협상참가 이뤄질 듯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아태지역에 있어서 광범위한 지역에 걸친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지향하는 다자간 FTA임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TPP가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TPP를 아시아 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고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각국이 TPP에 참가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미국은 TPP를 단순히 무역과 관세 철폐의 개념을 넘어 수준높은 통상질서를 환태평양지역에 구축하려는 21세기형 무역협정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TPP를 아태 경제 통합의 중간 단계로 보고 최종적으로는 APEC 21개국을 모두 포함하는 아태 자유무역지대(FTAAP)의 실현을 희망하고 있다.
중국이 관세 자유화의 예외 인정 등으로 아시아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견제하는 것도 미국 TPP 추진전략의 주요 목적이다.
일본의 TPP 협상참가는 한중일 FTA 협상 속도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되며 이론 대외통상전략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일본 입장에서는 TPP 협상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한중일 FTA는 우선순위가 밀릴 가능성이 있다.
한편 중국은 아시아의 경제통합 주도권을 놓고 미국과 경쟁하고 있어 한중일 FTA협상 진행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그동안 FTA에는 한국보다 소극적으로 대응했으나 TPP가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지향하고 새로운 교역체계의 룰을 선도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해 거대시장인 EU와의 FTA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수의 동남아 국가들이 TPP에 참여하고 있어 한국의 경쟁국인 일본이 동남아 진출 활성화 전략으로 TPP를 중시하고 있음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TPP 협상 참가로 우리나라는 국익의 극대화 차원에서 TPP 참가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한 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지적하고 있다. 또 무한경쟁의 경제영토 변화를 가져올 TPP의 협상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향후 우리나라의 TPP 협상 참가 가능성을 전제로 한 철저한 사전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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