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11 10:37

인터뷰/ “2015년 1조 달성 목표 진행 중”

흥아해운 박석묵 대표이사 사장
에코선박 신조로 노후선 대체 계획
운임회복 효과 4월 이후 나타날 듯

흥아해운 박석묵 대표이사 사장

3월 말 취임한 흥아해운 박석묵 신임 대표이사는 기자와 만나 2015년에 매출액 1조원 달성을 목표한 ‘흥아 2015’ 비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벌크선 시장 불황으로 시장 진출 시기가 늦어지고 있지만 기존 컨테이너선과 탱커선 사업만으로도 1조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대표이사는 또 앞으로 흥아해운의 과거와 현재를 검증하고 진단해 미래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경영방침을 말했다. 사람을 근본으로 하는 경영을 통해 조직내 소통을 강화하고 직원들간 신뢰를 확립해 나가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밖에 최근 선사들이 동남아항로에 앞다퉈 진입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근해선사들이 나서서 선적상한제도나 공동배선, 선복스왑 등의 선복조절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박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

KSG. 대표이사 취임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지금 세계경제는 유로존의 재정위기 및 중동지역의 정정불안 지속으로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 처해 있다. 또 장기불황에 처한 해운경기는 조금씩 나아질 것이란 기대는 하지만, 당분간 선복과잉현상으로 어려운 시간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엄중한 시기에 대표이사라는 막중한 직을 맡아서 제 개인적으로는 무한한 영광이다. 다만 반세기 역사를 자랑하는 흥아해운을 100년 기업으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저는 지난 36년간 흥아해운에 몸담으면서 몸소 보고 듣고 느꼈던 모든 경험과 역량을 십분 발휘해 우리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KSG. 향후 회사를 어떻게 이끌어갈 지 궁금하다.

흥아해운의 경영방침은 정도윤리경영, 고객가치경영, 안전제일경영, 환경친화경영이다. 경영목표의 지향점은‘초일류 종합물류회사’로의 도약이다. 경영목표를 기반으로 저는 대표이사 취임사에서 추가적으로 크게 세가지를 언급했다.

첫째 과거를 돌아보도록 하겠다. 지난 52년의 역사 속에서 경험한 착오와 착시를 반면교사로 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둘째로 현재를 엄격히 진단할 생각이다.

우리가 가진 핵심역량, 우리의 장, 단점, 우리 안에 내재된 잠재력, 우리의 문화와 습관, 이 모든 것들을 재진단해 그에 맞는 처방을 하겠다. 셋째로 미래로 나아가려고 한다. 회사는 계속 기업의 가치로 존속하는 것이며, 끊임없는 성장을 시도해야 한다.

성장하지 못하는 기업은 정체되고 퇴보한다. 우리는 성장을 향해 나아가되 철저히 내실을 다지면서 나아갈 계획이다.

말씀 드린 경영방침의 근본은 결국 사람이다. 조직은 사람이 움직이고 사람은 자존감이 움직인다. 저는 흥아해운 구성원 간에 서로가 서로를 믿고 서로에 대한 배려와 믿음에 기반해 우리가 설정한 목표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려고 한다.

KSG. 흥아해운은 지난해 해운불황 속에서도 수익성장을 일궜다. 지난 한 해 평가와 올해 전망을 듣고 싶다.

지난해 수익성 위주의 항로 조정과 컨테이너 선대 합리화로 매출 성장을 이뤄냈으며, 컨테이너 장비, 선박, 터미널 운용의 최적화를 통해 비용 절감을 함께 달성했다. 그 결과 2011년에 비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전환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그 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케미컬 탱커부문도 2011년부터 시작한 선대 구조조정을 통해 고비용의 용선선박을 조기 반선했으며, 선대의 용선료 구조를 낮춰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또 선박 운항효율과 영업력 증대로 매출도 늘어났다. 특히 최신형의 1만2천t급 선박 5척으로 동남아와 동북아 셔틀서비스를 구축해 정기선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해 화주들의 선호도를 끌어 올렸다.

해운이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해운업계는 2013년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MF가 올해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3.9%에서 3.6% 하향 조정했더라. 게다가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대비 6% 증가하는 반면 선복량 증가율은 8~9%에 달한다는 보고서에서 보듯 선박의 공급과잉 현상은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흥아해운은 올해에도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객가치 경영과 남들보다 한발 앞선 선제적 대응, 원활한 내부소통에 기반한 최적의 의사결정으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생각이다.

KSG. 최근 선사들이 동남아항로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근해선사간 코피티션(협력과 경쟁)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동남아항로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양호한 경제 성장으로 역내 교역량이 증가하면서 원양 항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물동량과 운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근해 선사들의 동남아항로 신규진입뿐만 아니라 대형 원양 선사들의 초대형선 인도 증가에 따른 캐스케이딩(선박전환배치) 효과로 중대형 선박들의 동남아항로 서비스 투입이 늘어나고 있다.

비록 동남아시아 지역 항만의 수심과 선박 길이 제한 등의 물리적 장벽이 중대형선의 동남아시아 지역 전배를 일부 막아 주고는 있지만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동남아 국가들의 물동량 규모가 크지 않아 약간의 선복량 증가만으로도 시장이 붕괴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따라서 원양선사들의 동남아항로 신규 추가 진입에 대비하기 위해 근해항로 선사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한일항로의 실링제도(선적상한제)나 공동배선, 선복스왑과 같은 선복량 조절 제도 도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선사들은 용선료가 낮다고 무분별하게 동남아항로에 추가 진입할 게 아니라 상생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KSG. 동남아항로와 한중항로에서 운임회복을 위해 노력 중이다. 진행 상황은 어떤가?

수출의 경우, 동남아 항로 시황이 약세로 유지 되고 있고, 선사·화주 모두 시황에 대한 불안 심리와 각 선사들의 신규 항로 투입으로 안타깝게도 운임은 완전하게 회복하지 못했다.

현재 동남아향 운임은 비수기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2분기부터 운임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대부분 선사들이 시황 약세에 대한 우려로 운임인상에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이다.

3월부터 진행한 운임 회복은 정기선 성수기 시기가 한달 늦은 4월엔 일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입의 경우 항로별로 다소 차이를 보인다. 태국은 화물경쟁이 심해지는 데다 잉여선복 등으로 운임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베트남 호치민발의 경우는 성수기 물량 급증으로 비교적 성공적인 운임회복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지역의 경우는 3월 중순 이후 물량이 본격 회복되고 있으나 주로 상하이발 물량이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운임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톈진이나 칭다오 다롄 등 기타 지역은 여전히 물량부족과 경쟁심화로 낮은 수준의 운임이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다.

샤먼발 항로는 최근 석재화물의 성수기 진입과 신발 전자제품 등 일반화물 증가세에 힘입어 양호한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을 보이고 있음에도 운임회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KSG. 최근 저선가 기조를 반영해 경쟁선사들의 선박도입이 한창이다. 흥아해운의 시설 투자 계획은?

아시아 지역의 물동량 증가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주력선대인 1000TEU급 선박을 신조하고 노후선을 대체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 3월29일 이미 공시한 바와 같이 1103TEU급 신조선박 1척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신조선은 유가 급등으로 연료비 절감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해운업계의 현실을 고려해 연료효율이 뛰어난 차세대 에코(친환경) 선박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 같은 기본적인 콘셉트로 국내외 여러 조선소들의 현황 파악 등 조사활동을 진행 중이다. 해운시장 등 관련 여건을 면밀히 검토한 뒤에 적절한 시기에 맞춰 신조 에코선박 도입을 통해 노후선박 대체를 추진하려고 한다.

KSG. 흥아해운은 벌크선 시장 진출을 통해 2015년까지 매출 1조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시점에서 목표에 대한 중간 점검을 하신다면?

지난 2011년 초, 흥아 2015라는 비전을 발표했었다. 컨테이너부문 86%, 케미컬 탱커부문이 14%로 구성돼 있는 매출구조를 2015년까지 컨테이너 67%, 케미컬 15%, 벌크 18%로 다각화해 매출 1조원 시대로 진입하겠다는 목표였다.

그러나 2011년 하반기 이후부터 재차 급락하기 시작한 해운경기와 특히 드라이벌크 시황은 좀처럼 시황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건화물시장의 척도를 나타내는 BDI지수는 현재 900포인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벌크 전문선사의 유동성 문제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벌크시장은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면서 시장진입을 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할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벌크시장 진출 없이도 2015년까지 1조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시장이 어렵다고 새로운 프레임을 짜는 것보다 약간의 수정을 통해서 목표에 다가가려고 한다. 주력사업인 컨테이너부문과 케미컬 탱커부문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영업력을 높여 매출 1조원시대에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KSG. 얼마 전 한중일 항로에서 카페리 계열사와 제휴를 통해 랜드브리지 방식의 핫딜리버리서비스(HDS서비스)를 개시해 주목을 받았다. 진행 상황은?

새로 개시한 랜드브리지 방식의 핫딜리버리 서비스 콘셉트는 기존의 시앤드에어(해운항공 연계운송) 핫딜리버리 서비스를 대체한 거다. 기존의 시앤드에어 서비스에 비해 저렴한 운송료와 동일한 운송기간의 장점이 있다.

2005년 중국 상하이에 설립한 흥아물류(상해) 유한공사를 거점으로 해 당사의 강점인 중국-일본지역의 네트워크와 계열사인 한-중 카페리 선사, 타사 한-중 한-일 카페리 스페이스를 이용해 CKLB(중국-한국랜드브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본사와 계열사의 서비스를 이용해 시너지 극대화 효과를 추구하고 있다.

현재 산둥성을 중심으로 한 랜드브리지서비스를 롄윈강, 이우, 상하이, 남중국 등을 타깃으로 한 신속 화물의 신규루트를 개발 중에 있다. 다가오는 한-중-일 FTA시대를 대비해 전 그룹의 역량을 융합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물류솔루션을 제공하고 더불어 매출신장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KSG. 해양수산부가 5년 만에 부활했다. 주무부처 탄생에 해운업계가 기대를 하고 있는데…

우선 우리 해운업계의 숙원이었던 해양수산부를 부활시켜 주신 현 정부에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또 해운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선박금융공사 설립 공약을 이행하시려는 현 정부의 노고에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현재 우리 해운업계의 현안에 대해선 해양관련 단체에서 정부측과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해양수산부가 출범 후 세종시 정부청사에 입주해 있지만 앞으로도 업계와 더욱 많은 교류를 통해 업계의견을 청취해 주길 바란다.

또 우리 해운업계가 직면한 현안 문제점에 대해 상호 심도 깊게 논의하고 협의해 더욱 강한, 더욱 경쟁력 있는 해양산업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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