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06 09:25

韓 선사 선박, 나이지리아 근해서 해적에 피랍돼

지난 3일 대서양 공해상에서 납치당해

지난 2010년 12월 피랍돼 해군에 의해 구출된 삼호주얼리호

지난 3일 대서양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서 139 km 떨어진 공해상에서 한국 회사가 용선해 사용 중인 < 가스코뉴 >호가 무장 해적들에게 납치 됐다고 코트디부아르 관리들이 밝혔다.

납치된 가스코뉴호에는 한국인과 중국인 각 1명, 토고인 7명 등 선원 17명이 타고 있는 것으로 현지 해무업무 관계자는 밝혔다.

선박을 납치한 해적들은 가스코뉴호에 남은 유류를 절취하기 위해 선박을 나이지리아 근해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근 해역에서는 해적으로 인한 피랍사건이 빈발하고 있으며 지난 달에는 파나마 선적 유조선이 피랍되어 인근 해역 항해 시 매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근해 피랍사건은 지난 2010년 4월4일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동남쪽 1500 km 떨어진 공해상을 항해하던 삼호해운 소속의 유조선 < 삼호드림 >호가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되면서 전국민적 관심을 받으며 알려지게 됐다.

당시 < 삼호드림 >호는 24명(한국인 선원 5명)의 승무원이 탑승해 있었고 해적들은 선박을 소말리아 해적 소굴인 호비요 항구 연안에 정박시키며 근 7개월 가까이 선원과 선박을 억류하고 있었다. 몇 차례 우리 해군 측에서는 선원 구조작전을 펼치려고 했으나 그때마다 해적들은 선박 폭파 및 선원 살해 협박으로 해군 작전을 무산시켜 왔다.

납치 후 거의 7개월(피랍 217일 경과)이 지난 11월 6일 삼호해운과 해적 측은 최종 협상을 통해 현금 950만 달러(당시 105억원)를 헬기를 이용해 삼호드림호 갑판에 투척한 후 마침내 이들은 풀려날 수 있었다.

당시 이러한 해적들의 무차별적인 선박 피랍 사건에 대해 각 국가들마다 대처법이 무척이나 다양하여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그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단지 근해를 운항하는 선박의 수가 많은 국가에서 군함을 파견해 항해 선박을 호위하는 작전 개념으로 급속히 전환했다.

우리나라 역시 청해부대를 편성해 한 척의 구축함을 비롯한 해군특수요원을 파견해 소말리아 인근 인도양을 항해하는 상선의 안전을 위해 호위임무를 수행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세계 각국의 적극적인 대처에도 불구하고 2010년 12월 < 삼호드림 >호의 같은 선사인 삼호해운 소속의 화학물질 운반선인 < 삼호주얼리 >호가 또 소말리아 인근에서 해적들에게 피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선박에는 21명의 선원(한국인 선원 8명)이 승조해 있었다. 연이은 한국 선박에 대한 해적들의 납치 사건에 전국민들의 여론은 들끓었고, 마침내 정부 당국은 < 삼호주얼리 >호에 대한 구출작전(작전명 ‘아덴만 여명작전’)을 감행해 해적을 소탕하고 선원 및 선박을 성공적으로 구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선박 납치 당시 해적들은 한국 국적의 선박들을 발견하면 타국적 선박들에 비해 적극적으로 납치 작전을 펼쳤다. 당시 피랍됐다 우리 해군에 의해 구출된 삼호주얼리호의 석태균 선장은 회고록에서 “해적들은 선박의 국적이 ‘코리아’라는 말은 듣고 환호성을 지르더라”며 해적들은 피랍 후 순순히 큰돈을 지급하는 한국 배는 봉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2006년 이후 세계 해적 피랍 선박은 총 177건에 달해 해적으로 인한 선사의 운항 비용(연근해 통항 금지) 및 해상 보험료 증가로 기업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해적들의 주 본거지로 인도양에 접해있는 소말리아 해역은 한반도의 약 40배에 달하는 거대한 해역으로, 매년 500척 정도의 우리나라 선박이 통과하고 있는 중요 항로이다.

이러한 해적의 피랍에 대처하고자 여러 나라는 선박에 무장요원을 승선시켜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PMC(Private Military Company, 민간군사기업)로 대표되는 무장요원들을 선박에 동승시켜 위험도가 높은 해역을 안전하게 항해한 후 요원들은 다른 선박 편으로 갈아 타는 방법을 구사하고 있는 선사들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작년 소말리아 인근 해적의 공격 건수는 총 75건으로 2011년의 237건에 비해 68% 줄어 들었고, 피랍 선박도 28척에서 절반인 14척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성과는 세계 18개 국가에서 해군함정을 파견해 순찰 및 호위활동을 강화했고, 선사는 무장요원을 승선시켜 자체 방어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말한다.즉 소정의 비용만 지급하면 어느 정도 안전 대책이 보장되는 셈인 것이다.

선박 피랍시 해적들은 소형보트(5톤) 2~3척에 10~20명 정도 탑승하여 상대적으로 저속으로 항해하는 상선들을 위협하고, 선박에 급습으로 올라탄 후 배를 점령해 나가는 방식으로 피랍하고 있다. 따라서 해적들이 사용하는 소형 보트에 비해 상당한 방호력을 자랑하며 큰 상선에 대 해적 저지 무장을 보유한 요원들이 탑승하여 해적들의 무기 사정거리 밖에서 그들을 요격한다면 충분히 선박들의 안전을 보장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 각국의 이러한 적극적인 대처 이후 선박 해적 피랍율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에 한국선주협회도 소말리아 해적 발생 초기부터 정부 당국에 청해부대 파병 외에도 한국 군인의 상선 보호를 위해 승선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그러나 정부측은 민간 선박 내에 총기 보유 문제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고 할 수가 없다고 한다. 또 선사나 선주는 무장 확보에 많은 비용이 들것이라 하며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법적인 문제나 비용적인 문제는 정부측의 소극적인 자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즉 현재 해결 가능한 방법은 모색하지 않고 무조건 처음부터 안 된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해적 피랍 예방 차원에서 세계 각국은 무장요원 탑승을 통해 안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역시 매년 수천 명의 충분한 실력을 갖춘 퇴직 군인이 있기에 이들의 실업난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무장 요원 승선 제도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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