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국과 중국이 국교를 맺은 지 20년이 되는 해였다. 수교 이후 양국은 정치 경제 문화 무역 등 모든 분야에서 빠른 성장을 일궜다.
하지만 양국 교류 확대의 첨병 역할을 해온 카페리선 시장의 올 해 표정은 썩 밝지 못했다. 여객이면 여객, 화물이면 화물 어느 하나 긍정적인 게 없었다.
올해 11월까지 14개 한중 카페리항로에서 수송한 물동량은 4%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 경제 침체에다 중국의 내수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카페리선 시장도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었다는 평가다. 중국에 진출했던 제조기업들의 탈중국 경향도 한 원인이다.
한중 카페리항로에서 연간 물동량이 뒷걸음질 친 건 지금까지 두 차례 있었다. 2008년과 2009년이다.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해 통관을 강화한 데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해운 시장을 강타한 것이 감소의 이유였다. 그 뒤로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빠른 회복세를 타다 3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물동량 감소는 운임하락을 불러와 선사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중 카페리선사들의 평균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47%를 넘지 못한다.
선복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운항하는 셈이다. 경쟁이 격화되면서 운임도 크게 떨어졌다. 한중카페리항로 화물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과거 700~800달러대를 형성하다 최근 300~400달러까지 떨어졌다. 몇 년 새 반 토막 난 것이다.
여객은 1%대의 성장곡선을 그리긴 했다. 하지만 중국 하이관(세관)이 소무역상(보따리상)들의 통관을 강화한 지난 5월10일 이후부터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졌다.
중국 정부는 카페리선을 통한 밀수를 막기 위해 소무역상 규제를 강화했으며, 한동안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결과 5월 전까지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나타내던 월간 이용객 실적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전통적으로 여객 부문의 성수기라 할 수 있는 7월 한 달간 여객 실적은 10%나 하락했다. 선사들이 소무역상에서 중국 단체 여행객들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버거운 모양새다.
올해 한중 카페리선사들은 대부분 흑자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카페리항로의 영원한 맏형인 위동항운(인천-웨이하이 인천-칭다오)을 비롯해 진천국제객화항운(인천-톈진) 대인훼리(인천-다롄) 단동국제항운(인천-단둥) 한중훼리(인천-옌타이) 등 해마다 흑자성적을 발표해왔던 선사들은 올 한 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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